부안군 1인 세대 비율은 54.75%로, 전국 평균인 42.21%와 전북 46%보다 높은 수준이다. 연령대별로는 60대가 가장 많으며, 남녀 비율은 비슷하다. 1인 세대가 늘어나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부안은 고령화에 따른 요인으로 분석된다.
1인 세대가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외로움’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외로움은 매일 담배 15개비를 피우는 것처럼 해롭다고 한다. 영국은 고립되어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노인 세대가 친구나 친척과 이야기하지 않고 지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로움 담당 장관’을 임명했다. 영국에 이어 일본도 고독과 고립 문제를 담당하는 장관을 임명했다. 이는 외로움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문제라는 의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10중 7명이 외로움을 느낀다고 보고되었다. 인구의 절반이 혼자 사는 부안군도 사정이 마찬가지다. 2023년 부안군 사회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3.7%가 외로움과 고독 때문에 ‘자살 충동이 있다’라고 답했으며 이는 2021년 대비 3배 가까이 높은 비율이다. 연령대는 60세 이상이 30.8%로 가장 높아 노인 세대의 고립감을 예측할 수 있다. 특히 주목할 것은 취약계층일수록 외로움을 느끼는 비율이 높다는 사실이다. 외로움은 사회적 지지망이 중요한데 취약계층일수록 친목 모임과 같은 집단에 속한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여 우리 지역도 사회적 관계망을 촘촘히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복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부안실버복지관은 이웃관계 안전망사업, 남성 홀몸 어르신 자조모임, 실버주택 층별 모임과 같은 소모임과 함께 심리 정서 지원프로그램, 중장년 남성 요리교실 등의 홀몸 세대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봉덕주공과 서외주공에서는 1인 가구의 안부를 살피는 주민활동가 20명이 조직되어 활동하고 있다.
부안종합사회복지관은 ‘온마을돌봄사업’ 일환으로 세탁소, 카페, 식당 등 13곳의 이음가게와 협약을 맺고 1인 가구 주민들이 집 밖을 나와 활동할 수 있게 안내하고 있다. 이 일 또한 21명의 주민활동가들의 도움으로 진행된다. 최근에는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나 함께 산다’ 캠페인을 기획해 혼자 살아가며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혼자 지내면서 겪는 어려움을 이웃, 지역사회와 함께 해결하는 일의 중요성을 알렸다.
외로움에 대처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사회적 관계를 튼튼히 하는 것이다. 영국 정부가 외로움에 대해 내놓은 방안도 이웃 알기 프로젝트와 같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정책들이었다. 인간의 행복을 구성하는 요소는 ‘일하기, 쉬기, 먹기, 사귀기, 놀기, 배우기, 구경하기, 기여하기’로 나뉘지만, 이 모든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일을 ‘누구와 함께하느냐?’이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 즐거운 놀이, 유익한 배움과 구경거리도 혼자서는 쉽게 지속하기 어렵다. 한 집 걸러 한 집이 혼자 사는 우리에게 함께 살아가는 지혜와 실천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