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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칼럼-서림춘추

송성섭 칼럼-죽음에 이르는 병

서림신문 기자 입력 2019.04.11 20:31 수정 2019.04.11 08:31

송성섭 칼럼-죽음에 이르는 병
 
↑↑ 송 성 섭 서림신문 주필
ⓒ 부안서림신문 
꽃샘추위가 아침저녁으로 옷깃을 여미게 한다. 계절이 가고 계절이 오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라는데 노쇠한 몸은 계절이 바뀔수록 힘에 겨워 기력이 소잔해 간다. 청춘의 날 푸르렀던 날은 가고 제 몸을 가누기에도 힘에 겹다. 돌아보면 그 청춘의 날이 꿈길인양 아련하기만 하다. 열정과 고뇌속에 갈급했던 사랑도, 영욕의 세월도, 신산했던 삶도 모두 지난 옛일이 되었다. 내방을 밝히던 촛불도 제 몸을 태우고 얼마 지나지않아 쓰러질 것이니 나의 인생도 이와같지 않으리. 되돌아 갈수 없는 것이 인생의 길이요, 이제 너무 멀리 오고 말았다. 나에게도 푸른 청춘이 있었고 사랑도 있었다. 지금도 젊은 날 그 청춘의 날을 생각하면 녹슨 심장에도 뜨거운 피가 흐른다. 나의 사랑도 청춘도 세월따라 흘러가고 노쇠하여 성치못한 육신에 영혼도 피폐해지고 말았다. 다시는 올 수 없는 젊음이여, 푸르른 날이여, 사랑이여. 나는 문득 ‘아폴리 네트’의 시 한구절이 떠오른다. ‘미라보 다리 아래 센 강이 흐르고 우리의 사랑도 흘러갔네…….(중략)’ 다시는 오지못할 그날을 생각하며 한탄한들 화한만 겹겹이 파도처럼 밀리어 오고 있다. 인생이 무상하다는 말, 새삼스레 일러 무엇하리. 모든 것은 지나갈 뿐이다. 옛날 유대왕 다윗은 세공사에게 반지를 주문하면서 ‘승전에 기쁨이 넘칠 때 교만하지 않고 절망에 빠졌을 때 좌절하지 않는 문장을 새겨 넣어라’라고 말했다. 세공사는 왕자 솔로몬에게 물었더니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글귀를 주었다. 모든 것이 지나가는 것이다. 인생은 누구나 주검에 이르게 하고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이다. 요사이 우리는, 법은 만인앞에 평등하다고 생각하며 법치속에 살고 있는가 또, 평등한 사회 차별없는 사회에서 살고있는 것인지 하루에도 골백번 묻고싶다. 재벌권력 정치권력 고위권력에 이어 이제는 한술 더 떠서 연예인 권력까지 생기는 판이며 그들에게는 법의 잣대가 고무줄이며 돈만 있으면 세상에서 가장 살기좋은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이해 충돌이라는 모호한 말로 국민을 헷갈리게 하지말라. 국민의 선량이라는 자들이 모든 수단을 동원하며 이권을 챙기는 행위가 이해 충돌에 해당한다고 눈감고 아웅하지 말라. 장관 후보자까지 부동산 투기로 몇 십억을 벌고 부정과 비리가 한두가지가 아니라하니 청렴한 사람은 눈을씻고 봐도 찾을수 없는 썩은 세상이다. 과연 그들은 저승 갈때 무엇을 가지고 가려 하는가. 하루가 멀다하고 정치권은 정쟁으로 날을 지새우고 지성과 지각없이 함부로 내뱉는 그들의 말에 국민의 가슴은 무너져 내린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철면피들이 대명천지 거리를 활보하고 있으니 어찌 통탄치 않으리. 1949년 폐지된 반민특위는 말 그대로 반민족 행위자를 색출해 처벌하자는 법이었다. 일제에 빌붙어 호가호위하고 영달과 호사를 누렸던 자들, 독립투사를 고문하고 억압하여 죽음에 이르게 한 그들의 만행, 그 역사를 청산하지 못하고 오늘에 이른 대한민국은 역사의식의 잘못된 판단으로 오늘의 숫한 병패를 안고 있는 것이다. 어떤자가 말했듯 아직도 국민을 개와 돼지로 생각하고 졸로 여긴다면 커다란 오산이며 선거때만 표를 찍어주는 국민이 아니다. 민심은 천심인 것이다. 어찌하여 우리사는 세상이 이 꼴이 되었는가. 가슴깊이 생각하면 우리는 참회록을 써야한다. 이제는 말하기조차 민망하고 부끄러우니 이 시대를 사는 것이 치욕이다. 세월이 흘러도 세상은 변하지 않고 끼리끼리 그들만의 잔치를 벌이고 장구치고 북치는 세상이 되었으니 어찌 한탄과 한숨이 절로 나오지 않겠는가. 우리는 희망이 있는 것인가. 바라도 되는 것인가. 절망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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