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뉴스 오피니언 칼럼-서림춘추

조덕연 칼럼- 자랑스런 부안인

서림신문 기자 입력 2018.11.29 21:50 수정 2018.11.29 09:45

조덕연 칼럼- 자랑스런 부안인
 
↑↑ 조 덕 연 서림신문 논설위원
ⓒ 부안서림신문 
언제부터인가 우리에게는 귀에 익지 않은 단어가 등장한다. 농단(壟斷)이다. 최순실, 김기춘 국정농단이 기억에 희미해질 즈음 양승태 대법원 사법농단이 정신을 어지럽힌다.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면 기각이다. 같은 편끼리 판결하기 때문이다. 농단은 맹자 공손추 하권에서 유래된다. 시장에서 하는 일은 자기가 가진 것으로 가지지 않은 것을 바꾸는 것이었고 관리하는 사람은 그것을 살필 뿐인데 어느날 천한 사람이 나타나 우뚝 높은 언덕에 올라 좌우를 살펴보고는 시장의 이익을 모두 그물질 해버렸다. 관리인 홀로 부를 독차지 하므로 사람들은 모두 부족을 충당하기 위해 세금을 걷을 수밖에 없었다. 이때부터 권력이나 이익을 독점하는 것은 비유하는 말로 농단이라는 단어가 쓰이게 된다. 대법원장 임기는 6년, 3000여명의 법관임명, 전보인사권 대법관회의 의장으로 대법관 13명에 대한 임명 제청권등 사법부의 우두머리로 그에게 주어진 권한은 별도 지면으로 할애하기 전에는 공간이 좁다. 그러나 무소불위의 절대 권력이 그에게 주어진 것은 아니다. 초대 대법원장은 가인 김병로다(1887-1964). 전북 순창출신인 그는 일제강점기에는 판사직을 버리고 독립운동가를 무료 변론하였으며 부산 정치파동직후 대법관들에게 폭군적인 지도자가 정당한 법에 의한 행동인 것처럼 형식을 취해 입법기관을 강요하거나 국민의사에 따르는 것처럼 조작 하는 수법은 민주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이를 억제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사법부 독립뿐이라는 것을 강조하여 독재자의 상징인 이승만 대통령과 맞장뜬, 소신과 양심에 어그러진 판단을 한번도 하지 않았던 사람. 독립된 사법운용을 위해 당당했던 인물 김병로 대법원장 같은 사람은 기대할 수 없더라도 최소한 정치권 도구로 사람을 잡아들이는 검찰이나 정치권 말 한마디에 판결을 바꾸는 판사만은 없어지길 바랄뿐이다. 2017년 9월 김명수 대법원장이 양승태의 뒤를 잇는다.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 발전위원회를 발족, 실무추진기구인 후속추진단이 지난 10월 만들어진다. 사법개혁실무 추진단장 김수정변호사는 부안이 고향이다. 김변호사는 지난 22일 법원 내부망에 올린글에서 후속추진단의 법안제출이후 진행되는 절차에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대법원장 결단만 남은 상태에서 다시 법원내부의 의견을 수렴절차로 반복하겠다는 것은 개혁을 지연시키려 한다거나 법원행정처가 주도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수정 변호사는 흐트러짐 없이 당당했다. “대법원장님이 흔들리시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흔들리는 거를 제가 대법원장님과 갈등을 하고 싶은게 아니라 흔들리고 계시다는 애정 어린 조언을 좀 받으시고 흔들리지 말고 앞으로 가셨으면 좋겠다는 취지입니다. 저도 며칠 동안 잠을 못자면서 고민해서 올렸던 것이고 조용히 지나갈까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추진단장을 맡은 이상 저에게 주어진 책무라고 생각해서 글을 올립니다. 대법원장님도 저보다 100배 이상의 더 무거운 책무를 생각하셔서 이를 가볍게 넘기지 않으실거라 저는 믿습니다. 저는 무언가 어떻게 계획 할 만큼 힘의 지위를 가진 사람은 아닙니다. 추진단장일뿐이고요. 다만 국민의 한사람을 만약에 법원의 개혁방향이 흔들린다면 국민의 일원으로 좌시 하지 않고 계속 지켜보면서 발언할 것입니다.” 무소불위의 권력 앞에서 흔들리지 말자는 그의 당당함은 몇 번씩 되새겨도 울림이 당당하게 돌아온다. 김수정 변호사 그가 부안인이라는 것이 나는 자랑스럽다. 기립박수를 보낸다.


저작권자 부안서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