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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칼럼-서림춘추

조덕연칼럼-100일

서림신문 기자 입력 2018.05.16 20:02 수정 2018.05.16 08:02

조덕연칼럼-100일
 
↑↑ 조 덕 연 서림신문 논설위원
ⓒ 디지털 부안일보 
100은 큰 수, 완전수, 성숙을 상징한다. 석 달 열흘이면 환절기를 넘어야 하므로 면역력이 약한 아이에겐 중요한 시기다. 조선총독부 자료에 의하면 1920년대는 1세 미만의 영아 사망률이 73%라는 통계가 있다. 그러하니 아이의 무탈을 축복하고 건강을 기원하는 의례가 특별할만하다. 100일 잔치는 아이가 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출발점이자 아이를 사회적으로 공인하는 의식이기도 하다. 백일의 의미는 한 계절을 지났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두계절 겪으며 무탈하게 지났으니 이제 안심해도 된다는 희망의 표시이기도 하다. 생후 백일이 되는 잔칫상에는 백설기와 인절미 그리고 송편이 놓여진다. 백설기는 100세까지 장수하라는 뜻이고 인절미는 속이 단단 하라는 뜻이며 송편을 속이 꽉 차라는 뜻이 숨어있다. 100세까지 많은 지식 갖추고 건강하게 살라는 의미일 것이다. 단군신화에서 곰은 100일 동안 쑥과 마늘만 먹고 사람의 몸을 얻는다. 이때의 100일은 인내의 시간이자 간절한 염원의 시간이다.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기원과 의지의 표상이다. 연인끼리 만남도 그렇다. 100일간의 교재가 있었으니 서로 믿을 만하고 그를 계기로 더욱 진전이 있게 하기위하여 이벤트 행사를 한다. 사랑을 고백하거나 서로 존중의 의사표현인 것이다. 회사나 기업 또는 지방자치 단체에서도 출범 초기 계획을 세우고 100일이 지나면 특별한 이벤트를 갖는다. 구체적 성과를 위해서 100일 동한 준비하고 실행했던 결과를 가지고 발전된 모습을 기획하여 발표하기도 한다. 일종의 자축행사이며 과시형 이벤트다. 100일 하면 기도가 떠오른다. 한생을 살아가면서 소망하는 바가 이루어지길 절박하게 기원하는 기도이다. 수능생을 둔 학부모들, 수험생을 위해 뒷바라지 하지만 공부에 몰두하는 자식들에게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으로 택한 것이 100일 기도다. 절에 찾아가 108배를 하고 성당에 가서 매일 기도하고 수험생이 시험을 치르는 순간에도 통제되니 교문에 기대어 염주를 돌리고 묵주 알을 돌리며 합장하며 간절히 기도한다. 기도는 정성이다. 불교에서는 100일 동안 지내는 천도재가 있다. 남자여자 모두가 조상대대 일체의 영가를 위해 올리는 기도나 가정의 안녕을 비는 기도다. 이처럼 100이 주는 숫자의 의미는 다양하다. 모두가 희망이고 좋은 결실을 얻기 위한 정성이다. 다만 나타내기 위한 이벤트는 안 된다. 정성이 깃들고 그 정성에 부합되는 생활을 이어갈 때 모든 소망은 이룰 수 있다. 이루지 못한다 해도 희망은 간직 할 수 있다. 100일을 기념하는 행사가 허세와 위선이 라면 그 결과는 허탈이고 어느 한쪽의 상처는 클 수밖에 없다. 어느 한쪽이 허세였다면 빨리 잊어라. 희망은 다가옴에 있다. 지나간 100일은 잊어버리고 다가오는 100일에 충실하면 된다. 지나감에 절망한다면 그 인생은 마감이다. 인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다 같이 희망이 있는 것이다. 슬퍼말고 희망을 갖는 다면 바로 미래가 보일 것이다. 누구에게나 실수는 있기 마련이다. 우리는 실수하면서 배운다. 그것이 삶의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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