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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칼럼-서림춘추

조덕연칼럼-용궁에 갔다 오다

서림신문 기자 입력 2017.08.23 17:25 수정 2017.08.23 08:38

조덕연칼럼-용궁에 갔다 오다
 
↑↑ 조 덕 연 논설위원
ⓒ 디지털 부안일보 
한적한 저녁시간 한통의 메일이 뜬다. ‘용궁 갔다 온 이야기’라는 제목아래 172매의 사진이 도착한 것이다. 사진은 신나는 뽕짝노래와 함께 동영상으로 제작되어 보는 이는 너무도 편안하고 즐겁다. 하지만 그 여행만은 지옥의 순간을 방불케 하는 아찔한 순간의 연속이었다. 며칠 전 우리일행 10명은 울릉도와 독도의 여행길에 오른다. 여행 3일째 되는 날, 이틀 동안 울릉도를 순회하며 좋은 것 많이 먹고 또 많이 보고 즐겼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신선한 공기 맛이다. 황사나 미세먼지로 진통을 앓고 있는 우리지역에 비해 너무도 맑은 공기와 햇볕은 마음을 상쾌하게 해 준다. 한가하게 걸어 다니는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함을 느낄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미세먼지가 최악의 지역이 정읍과 익산이라는 매체의 보도를 본다. 매연이 많이 배출되고 산업가스가 많이 나오는 대도시나 공장지대가 아닌 평생 이지역이 청정지역이라는 것을 믿고 살아온 우리로써는 청천벽력이다. 그 원인은 중국에서 넘어오는 미세먼지 덕택이란다. 억울함을 하소연할 수는 없는지 아무튼 맑은 공기는 여행하는 우리의 가슴까지 뻥 뚫어주는 상쾌함이었다. 먼동이 트기 전 부터 우리의 행동은 시작된다. 독도를 가기위한 준비다. 새벽길에 나서니 울릉도 시가지엔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작은 통과 집게 그리고 빗자루를 들고 대문 밖에서부터 마을 광장까지 쓸고 닦는다. 티끌하나 없이 깨끗한 거리는 이분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음을 느낀다. 조용히 당신 집 앞 부터 줍기 시작하여 마을 광장에서 이르면 정담이 오간다. 나직하게 들려오는 경상도 사투리는 구수하기만 하다. 7시 출발하는 독도 행 관광 뱃길에 오른다. 그 곳을 지키는 장병들에게 줄 선물을 준비하고 희망에 부푼 뱃길을 달린다. 가까이 더 가까이 다가오는 갈매기와 벗하며 낭만의 뱃길을 즐기며 떠난다. 두 시간 달려 도착지점에 다다른 87㎞, 우리의 기대와는 빗나갔다. 일렁이는 파도에 접안은 불가능하다 아니 뱃길마저 험악하다. 멀미에 약한 사람은 아예 들어 눕는다. 시간이 흘러 돌아서는 뱃길에서 한숨만 무성하다. 이정도의 기상 상태는 선장은 이미 알았을 것이다. 어제도 있었고 그제도 있었고 기상청의 예고가 있었으니 알고 진행하는 경제적 프로그램으로 생각하니 괘씸하기까지 하다. 허나 어찌하랴 사전에 풍랑이 일면 접근 할 수 없다는 고지를 했으니 말이다. 왕복 4시간 여행계획이 풍랑으로 5시간을 훌쩍 넘기고 만다. 문제는 귀향하는 배시간이 문제다. 좋지 않은 속을 달래며 따뜻한 따개비 칼국수로 속을 달래고 2시에 출발하는 여객선장으로 달려간다. 2시 정각 사동항 여객선 터미널에서 누리호에 몸을 싣고 출발한다. 포항으로 가는 217㎞ 3시간 코스의 여객선 항로다. 출발 할쯤 안내자의 선내방송이 오늘은 해상기상악화로 뱃길이 험악할 것으로 예상오니 멀미하시는 분은 아래층 뒤쪽에 자리하라는 안내방송이다. 객실 아래층에 이르니 경험이 많은 사람들은 아예 바닥에 신문지등을 깔고 누워서 잠을 청하는 듯싶다. 출발한지 30분, TV에서는 군주가 재방영중이다. 객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화장실에는 사람이 가득하다. 일렁이는 파도소리에 느껴 오는 비명소리, 대부분의 사람들은 토해대는데 열중이다. 대부분의 승객들은 배 뒤편 화장실 가까운 곳에 기진맥진 누어 퍼져 버린다. 제정신이 아니다. 가이드의 말이 생각난다. 멀미하다 죽은 사람 없다고 사람들은 지금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예 생각조차 머무른 순간이다. 남녀 모두 체면은 이미 멀어졌다. 오물과 더불어 뒹굴고 있다. 우아하게 화장한 고운 모습은 신경 쓸 여유가 없다. 그렇게 고통 중에도 옆 사람을 격려하며 비좁은 자리를 양보하는 모습, 이 모습이 사람의 참모습임을 느낀다. 인간의 참모습은 이러한 모습일 것이다. 시간이 흐르다 보니 모두들 기진맥진 흐트러진 옷매무세를 고칠 정신조차 없음에도 곁에 있는 사람이 추울까봐 아무 관계도 없는 떨고 있는 사람에게 자켓을 덮어준다. 고통 중에 느낀 인간미다. 훈훈한 모습을 나는 보았다. 이렇듯 5시간의 사투는 끝이 났다. 육지에 닿으니 언제 그랬냐는 듯 평온하다.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생각에서 이글을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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