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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칼럼-서림춘추

송성섭칼럼-섬마을 풍경

서림신문 기자 입력 2017.08.12 11:41 수정 2017.08.12 11:33

송성섭칼럼-섬마을 풍경
 
↑↑ 송 성 섭 서림신문 논설위원
ⓒ 디지털 부안일보 
아낙네들은 갯벌로 나가고 사내들은 바다로 나가 마을은 조용하다 못해 적막하다. 썰물진 갯벌은 온통 맨살을 드러내고 할 일없는 늙은이는 더위를 피해 그늘에서 졸음을 탐한다. 보리가 익어가는 계절 녹음 짙은 숲에서 뻐꾸기 울고 낮꿩의 울음소리에 설핏 졸음을 깨운다. 섬사람들의 생활의 터전은 바다와 갯벌이다. 수산자원이 갈수록 고갈되어 어민의 삶이 팍팍한 것도 따지고 보면 그동안의 남획과 불법을 자행하고 지금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현실은 어민 스스로의 자업자득이다. 갯벌도 온갖 오폐수의 유입으로 썩어가니 어패류까지 오염되어 미래가 불안하다. 날이 갈수록 어족과 패류가 고갈되는 현실을 이대로 방치만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어민은 법규를 준수하고 치어 방류사업 종패사업등 바다와 갯벌을 살리는 특단의 조치가 정부차원에서 이루어지지 않는 한 자손들에게 물려줄 자원은 소멸되고 머지않은 장래에 죽음의 바다로 변하고 말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니 걱정은 산처럼 무겁다. 광복 후 느슨한 수산정책과, 법규를 지키지 않는 어민과 단속해야 할 기관과의 짬짜미로 불법이 판을 치도록 한 원인제공이 오늘의 사태에 이르게 한 현실은 정부의 책임이 무엇보다 크다. 멸종에 이르는 어종이 날로 늘어나고 황폐해 가는 바다는 심각한 단계를 넘어섰다. 수입수산물이 우리의 밥상을 차지한지는 오래이며 더 이상 방치한다면 어부들의 삶은 희망이 없다. 간척사업으로 조류가 바뀌고 어류의 산란장소가 소멸되며 희귀성 어류는 돌아오지 않고 원전에서 배출되는 온배수는 어패류에 커다란 영향을 주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사업을 한답시고 대책없는 해상풍력 단지를 조성한다니 어부들의 삶이 터전은 갈수록 줄어들고 생태계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은 뻔한 이치이다. 환경파괴에 이은 생태계 교란, 법규를 지키지 않는 어민, 이러한 난제들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관계당국이나 어민, 환경단체, 시민들의 의견을 취합하여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것이 급선무이다.머리를 맞대고 숙고하고 고민한다면 길이 없지는 않으리라 생각한다. 물때따라 섬 아낙이나 사내들은 고달픈 하루가 시작된다. 보매에 따라 한가한 여가를 즐기는 것도 낭만적인것도 아니며, 발목까지 빠지는 땡볕아래 갯벌에서 쉴수 없는 손놀림으로 바지락을 캐는 작업은 그리 쉬운 것이 아니며 목구멍에서 단내가 나는 삶의 몸부림이다. 낚시꾼들이야 잡히면 좋고 안잡혀도 그만이지만 낚싯줄을 드리운 어부의 마음은 생활의 끈이 낚싯줄에 달려있는 것이다. 백년은커녕 십년앞도 내다보지 못한 수산정책이 오늘의 지경에 이르게 된 책임을 탓하거나 따진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만 바다를 살리는 처방을 늦출 수 없는 시급한 실정이다. 삼면이 바다이면서 해양국이라 하기엔 민망할 정도로 우리의 수산정책은 허술하기 짝이 없었고 바다에 무관심했다. 한여름 개구리 울음처럼 조기때와 부세가 울던 전설같던 시절, 풍요로웠던 바다가 그리워진다. 조건 불리지역 수산직불제 몇푼으로 어민의 삶이 해결될 문제가 결코 아니며 언발에 오줌 누기식 정책에 불과하다. 바다를 살리는 길은 미래를 향한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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