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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칼럼-서림춘추

송성섭칼럼-남도 기행

서림신문 기자 입력 2017.06.16 13:39 수정 2017.06.16 01:31

송성섭칼럼-남도 기행
 
↑↑ 송 성 섭 서림신문 주필
ⓒ 디지털 부안일보 
여행은 즐거운 것이다. 낯선 문화와 생활을 엿 볼 수 있고 산천경개를 감상할 수 있어 좋은 것이다. 우리 내외와 함께 여섯 가족의 지인들과 남도 여행길에 올랐다. 서울을 출발하여 포항과 강구항을 거쳐 백암 온천에 짐을 풀었다. 온천에 들를 때 마다 아쉬운 것은 이웃나라 일본처럼 노천 온천장이 있으면 좋을듯한 욕심이 든다. 동해의 물결은 파아란 물감을 풀어놓은 듯 청옥빛 으로 물들었고 유록빛 잎사귀들은 오월의 찬란한 햇볕아래 푸르름이 짙은 녹음으로 변해 있었다. 보리가 여무는 계절 뻐꾸기 울음소리는 신록의 계절을 더욱 싱그럽게 하였다. 백암온천에서 2박을 하고 포항 해병대 청룡관에서 하루 밤을 보내게 되었다. 창문을 여니 밤새도록 포항 제철소의 웅장한 굉음 소리는 대한민국의 힘찬 심장의 박동으로 느껴져 흐뭇한 마음이었다. 구룡포항을 거쳐 호미곶을 들려 보았다. 우리네 관광지는 가는 곳마다 인공조형물이 너무 많은게 옥 의 티가 아닌가 생각한다. 자연은 자연 그대로가 아름다운 것이며 인위적 꾸밈은 결코 자연스럽지도 아름답지도 않은 것이다. 죽도동 어시장에 들어서니 보통사람들의 뜨거운 삶의 현장을 체감할 수 있었다. 사람 냄새가 나는 곳 삶의 열정이 숨 쉬는 곳이 시장이며 어시장은 한층 열기가 더하다. 동해나 남해에서 잡히는 생선도 좋지만 뭐니 뭐니 해도 서해의 갯벌 바닥에서 잡히는 생선이 기름지고 찰진 맛이 그만이다. 거제도로 가는 길에 통영항에 잠깐 들러 어물을 샀다. 통영은 예부터 우리가 밥상으로 사용하는 통영반으로 유명한 곳이며 통영갓은 섬세하기로 이름난 곳이다. 우리의 문화유산이 명맥을 이어가기를 바랄 뿐이다. 우리의 국토가 몇 만 리 길도 아닌데 호남 땅에 들어서니 산세는 부드럽고 들판은 드넓고 기름졌다. 호남은 구국의 땅이며 예향의 땅이다. 일찍이 충무공은 약무 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是無國家)라 하였다. 풀이 하면 호남이 없으면 국가가 없다는 말이다. 또한 남도창의 우리네 가락은 사람의 심금을 울리게 하고 멋과 흥이 겨운 가락이다. 인심은 후덕하고 성정은 유순한데 질곡의 역사가 호남인을 소외시키고 차별하였으니 한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고흥반도를 둘러보고 벌교에 들어서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좌판에는 온갖 생선과 꼬막 그리고 조개, 농산물이 즐비하고 소란스러움은 차라리 삶의 열정이었다. 다리를 건너 소록도에 들리니 나병 시인 한하은 선생이 떠올랐다. 그의 시 ‘보리피리’와 ‘남도천리길’을 잊을 수 없고 감명 깊었다. 천병이라는 모진 병마에 시달리면서 그의 맑은 영혼이 아름다운 시를 낳게 하였으리라. 그와의 인연은 60년 대 초 서울에서 ’문학의 밤‘을 열고 시를 낭송할 즈음 인천에서 살고 있던 그를 초청한 일이 있다 그때 완쾌됐다고는 하나 그의 일그러진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순진하고 꾸밈없는 그의 영혼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녹동항을 거쳐 벌교에서 하루 밤을 보내고 우리 일행은 5박6일의 여행길을 마감하였다. 여행은 삶의 활력을 불어 넣는게 아닌가 싶다. 소진된 활기를 되찾고 오늘의 삶에 최선을 다 하리라 마음먹는다. 고향 바다의 잔물결이 내 가슴에 잔잔한 그리움으로 여운을 남기고 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여생을 보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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