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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칼럼-서림춘추

조덕연칼럼-40년

서림신문 기자 입력 2017.02.24 22:16 수정 2017.02.24 10:20

조덕연칼럼-40년
 
ⓒ 디지털 부안일보 
동양에서는 4라는 숫자를 흉수로 보고 싫어한다. 중국 사람들에게는 4는 기피의 대명사여서 차량번호에는 4자가 없다한다. 우리의 생활속에서도 4자는 불길한 숫자라 해서 엘리베이터에는 F로 표시하거나 건너뛰는 경향이 있다. 한자어의 죽을 사(死)자와 발음이 같다해서 꺼려하는 관습에서 비롯된 듯싶다. 그러나 고대에 세계를 지배했던 근동지방에서는 가장 완벽한 상징을 나타내는 숫자가 4다. 동서남북이 사방이기에 전체를 상징하고 거기에 10이라는 숫자는 완성을 상징하는 의미가 있어 40이라는 숫자는 가장 완벽한 숫자로 모두가 선호한다. 특히나 성경에 나타나는 40이라는 숫자는 중요한 일을 위한 준비기간을 의미한다. 노아의 홍수 때 40일동안 비가 내렸고, 모세가 이집트에서 탈출당시 40년을 광야에서 생활 했으며, 호렙산에서 40일간 금식하며 율법을 전수받았고, 엘리야도 40일간 사막을 횡단하여 호렙산에 이르렀고, 이스라엘 정탐꾼이 40일간 가나안 땅을 정탐했으며, 예수도 40일동안 광야에서 금식하며 마귀를 물리치고 공생활을 시작했으며, 부활 이후에 40일간 세상에 계시다 승천하신걸로 나타나듯 모든걸 완성하는 준비기간으로 40이라는 상징적 숫자를 제시하고 있다.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40이라는 숫자는 완성을 의미하는 숫자로 봄이 타당하다 생각된다. 인생 40이면 흔들림이 없는 자기인격을 형성하는 불혹의 연령이며, 직장에서나 사회생활 또한 제일 전성기라는 생각이 든다. 결혼은 남남간의 만남이 인연이되어 피보다 진한 가족관계를 이룸이다. 각기 다른 환경에서 성격조차 다른 가정에서 생활풍습과 살아가는 방법조차 서로 다른 만남의 인연이다. 서로 뜻이 맞다는 것은 당초부터 기대할 수 없는 만남인 것이다. 단지 함께하려는 노력이 어울려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기에 때로는 뒤틀리고, 서로 어긋나고, 슬픔과 고통의 세월이 조화를 이루어 복으로 이어지는 삶이다. 나보다 상대를 이해하려는 데서 조율이 되고 주관이 뚜렷하게 다른 경우는 구지 합하려 하지 말고 주관대로 가면 되는 것이 조율의 포인트다. 서로 다른 개성을 함께 하려는 것은 어리석은 아집일 수 밖에없다. 나는 아내와 함께한지 40년이 되었다. 그동안은 삶에 이끌리다 보니 결혼기념일이되면 가끔 식사나 함께하는 정도 외에는 다른 표현이 없이 흘러버렸다. 이제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생겨 멋있는 선물을 계획하며 두드려 본다. 아내의 희망을 물으니 “생각해볼께”라는 대답 후 그날이 다가와도 말이 없다. 당일 아침 아내는 오늘은 내가 하자는데로 시간을 달라한다. 우리는 아침 일찍 차를타고 나선다. 차속에서 아내 하는 말 우리는 함께 살아온 시간으로 다 되었으니 그로써 만족하고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있는 친구의 병문안 마치고 영화한편 보고 콩나물 국밥 한 그릇이면 족하단다. 소박한 40주년 결혼기념일을 우리는 그렇게 보내며 그 어려웠던 날들과 좋았던 날들을 되돌아보고 얼굴 마주보고 보낸 하루의 시간이 보람으로 다가온다. 기념일 당일 있었던 일들을 며느리와 딸들에게 자랑삼아 이야기하는 아내의 모습을 보며 나는 덩달아 흐뭇하다. 선물을 해본적이 없는 무능한 나는 인터넷을 뒤져 선물 목록을 살핀다. 25주년은 은혼식이니 은제품의 선물을 40주년은 루비, 50주년에는 금혼식이니 금을, 60주년에는 금강혼식이라 칭하기에 다이아몬드를 선물하는 것이라 적어 아내에게 보여주며 골라보라 하니 아내의 말 보석상들의 경제논리라며 부질없다 한다. 함께한 40년이 너무도 힘들었을 터인데 한때는 우울증이 심해 병원치료까지 받았던 아내가 순진한 표정으로 웃어주니 마음이 평안하다. 나는 지금 세상을 다 이룬 기분이다. 이 마음이 영원히 함께 이어지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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