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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칼럼-서림춘추

송성섭칼럼-죽어가는 바다

서림신문 기자 입력 2016.10.12 22:19 수정 2016.10.12 10:24

송성섭칼럼-죽어가는 바다
 
↑↑ 송 성 섭 서림신문 주필
ⓒ 디지털 부안일보 
지겹던 더위도 계절 속에 묻히고 하늘을 닮은 바다는 파아랗게 빛나고 있습니다. 가을을 천고마비의 계절이라 말합니다. 바다 고기도 한 층 살이 올라 기름진 맛을 자랑할 때이지만 바다는 황폐해지고 어족은 고갈되어 어부의 시름은 어느 때보다 깊어지고 있습니다. 넉넉지 않은 우리네 살림이 그렇듯 어느 삶인들 고달프지 않으리요만 근래 어부들의 삶은 힘에 겨워 더욱 고단해 보입니다. 더위를 피해 고향 집에서 여름을 지내고 미적대다 보니 가을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가을이 오면 낚시도 제철이고 칠산 앞바다의 황금 어장터는 풍성했습니다만 어족은 고갈되고 낚시도 입질을 멈추었으니 바다는 삭막하게 죽어가고 있습니다. 고기 없는 바다, 생물이 살지 않는 바다는 죽음의 바다입니다. 3면이 바다이면서 해양국이라 하기에는 부끄러운 현실이며 수산 자원의 고갈은 잘못된 수산업법과 그 시행령, 어민들의 무분별한 남획과 포획을 방치했던 정부의 정책도 한몫을 한 것입니다. 국제 해양기구에서 밝혔듯 우리의 서해바다도 산소 고갈 지역 이른바 죽음의 해역이라는 데드존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내외적인 요인으로 바다는 무덤처럼 황폐해지고 말았습니다. 방조제 사업으로 조류가 바뀌고 고기의 산란장소가 소멸되었으며 영광원전의 온배수 방출 영향과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들이 외적인 요인으로 꼽힌다면 내적인 문제는 무분별한 남획과 싹쓸이 조업 각종 오폐수의 유입등이 주요 원인입니다. 아직도 부정 어로 행위가 성행하고 불법어구를 사용하여 어류를 포획하는 일을 단속 감시하는 일에 게을러서는 안되고, 어민 스스로 법규를 지키고 성실히 이행할 때 바다는 되살아나고 어부도 희망을 되찾는 길이 될 것입니다. 지금의 고난과 시름은 그동안 마구잡이식 조업의 결과로 자업자득임을 자각하고 자원을 보호하고 아끼는 자세가 절실합니다. 옛 말에 갈택이어(竭澤而漁)라는 말이 전해옵니다. 연못을 모두 말려 고기를 얻는다는 말로 눈앞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연못의 고기 씨를 말린다면 다음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불법 어로 행위를 원천적으로 막으려면 어민은 법규를 준수하고 불법으로 포획한 고기잡이 어민과 중간 유통업자 판매자 모두를 단속해야 실효성이 있을 것입니다. 아무리 정부 정책으로 치어를 무제한 방류한다해도 지금의 수산정책으로는 바다를 살릴 수 있는 길이 없음을 우리는 심각하게 고민할 때입니다. 우리네 밥상은 이미 수입산 수산물에 점령당했고 더 이상 이를 방치한다면 죽어가는 바다만을 물려주게 될 뿐입니다. 옛날에는 반찬거리가 없으면 대나무에 낚싯줄을 매달고 앞바다에 나가 낚시를 하면 잠깐 사이에 푸짐하게 바구니가 그득했던 시절은 이제 전설이 되었습니다. 날로 멸종되는 어류가 늘고 사막과 같이 삭막하고 황폐해 가는 바다는 오늘도 죽어가고 있습니다. 좀 더 체계적이고 실효성 있는 수산 정책이 절실하고, 더 늦기 전에 이제라도 바다를 살려야 하는 과제를 우리는 연구하고 고민하며 마땅한 대안을 내놓지 못한다면 훗날 아무리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황혼에 물든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앉아 나는 시름이 깊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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