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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칼럼-서림춘추

조덕연칼럼-계노언(戒老言)

서림신문 기자 입력 2016.05.11 23:04 수정 2016.05.11 10:56

조덕연칼럼-계노언(戒老言)
 
↑↑ 조 덕 연 서림신문 논설위원
ⓒ 디지털 부안일보 
인간은 대화로서 살아간다. 말을 하기 전에는 그 사람의 의중을 읽기 어렵기 때문이다. 스스로 마음을 열고 이야기하다면 그 결과는 나에게 도움으로 돌아온다. 가족이든 친지이든 친구는 더욱 그러하다 대화하는 세상은 언제나 밝은 길을 안내하는 길이 된다. 인간이 말하기 전까지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모르는 것이 우리의 입에서 나오는 말에 달려있다. 그러나 말에는 표현의 기법이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누군가를 칭찬하고자 할 때는 부정적인 의미가 담긴 단어 자체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즉 ‘나쁜’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려서는 안 된다. ‘나쁘지 않네요.’ 라는 표현 대신 그냥 ‘아주 좋습니다.’ 라고 표현하는 것이 훨씬 좋다는 얘기다. 이것이 말의 솜씨다. 문제없어, 긴장 풀어, 걱정 붙들어메라고 말 했을 때 그 취지는 좋으나 듣는 이의 뇌는 문제, 긴장, 걱정 같은 단어를 먼저 반응 할 공신이 크므로 괜찮아, 잘 될 거야, 편안하게 생각해, 마음 편하게 먹어라는 식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말은 인간소통의 가장 좋은 매체 이지만 가장 오해와 진실이 뒤섞인 매체다. 참말과 거짓말을 구분하기 힘들뿐더러 말 한마디가 사람에게 행복과 좌절을 맛보게 한다. 말은 함께 있을 때 해야 옳다. 긍정적이든 부정이든 생각을 전달하면 된다. 그러나 너무 집착해서 타인의 생활까지 관여하려 해서는 안 된다. 더욱이 나쁜 것은 뒷말하는 습관이다. 뒷말은 곧 험담으로 이어지고 그 결과는 오해와 다툼으로 이어지기에 절대로 삼가야 하는 말이 뒷말이다. 늙었다는 것은 사회의 경륜이 쌓였다는 이야기다. 일단 태어난 사람은 가난하던 부자이던 지위가 높고 낮음과 관계없이 나이를 먹어 늙어가게 된다. 늙음을 다시 표현한다면 산전수전 다 겪으며 인생을 풍미한 사람들이다. 바꾸어 말하면 세상에 대한 지식이 해박하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사람의 삶은 각기 다르다. 자기 삶에 도취되어 긴말을 해서는 안 된다. 나이 먹으면 말을 하는데 항상 주위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자신의 이야기에 도취되다보면 다른 환경에 적응이 안 된 사람에게는 피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늙어 갈수록 듣는 귀를 열고 상대가 하는 얘기를 들어주며 웃는 얼굴로 추임새만 넣어주면 되는 쉬운 일을 두고 우리는 그를 실천할 수가 없는 것이 늘 자신에게 걱정으로 돌아온다. 어느 은퇴 성직자의 이야기다. 그는 평소 말과 표현력이 좋고 사회에 귀감이 되는 주옥같은 많은 글을 써서 세상에 추앙받는 성직자였다. 그가 강의를 가면 유료든 무료든 청강생들은 강당을 가득 메웠으며, 강의 하는 동안 박수와 찬사가 쏟아졌고 그의 명성은 사회를 즐겁게 이끌었다. 그가 쓴 책은 항상 베스트셀러에 기록 될 정도로 좋은 문장력과 그의 인품에 대하여 항상 독자나 강의를 듣는 사람은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그가 강의 하는 곳이면 원근을 마다하고 많은 사람이 모여들어 그의 강의를 즐겼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나이가 들어 성직에서 물러나 조그만 공간의 생활터전에서 여생을 보낸다. 그것도 즐겁게 말이다. 어느 날 나는 그 분을 찾는다. 차를 나누며 즐거운 얘기 끝에 지금 생활이 어떠하시냐, 물으니 그 분의 대답은 엉뚱했다. 강의하지 않고 책을 쓰지 않으니 마음이 편하고 행복하다 하신다. 강의와 책을 쓰실 때는 대부분 자신이 실천할수는 있지만 시간과 공간이 허락되지 않아 항상 죄짓는 것 같은 마음이었는데 이제 말하지 않고 사니 이것이 행복이라는 것을 나날이 느끼신다고……. 나이 먹으며 없는 것도 있는 냥 늘여 놓는 우리의 삶과는 사뭇 다른 그분의 마음이 감명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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