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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칼럼-서림춘추

조덕연칼럼- 어느 경찰관에게

서림신문 기자 입력 2015.09.23 15:56 수정 2015.09.23 03:51

조덕연칼럼- 어느 경찰관에게
 
↑↑ 조 덕 연 서림신문 논설위원
ⓒ 디지털 부안일보 
8월말 무더운 어느날 오후, 무심코 운전중 경찰관이 차를 세운다. 한쪽에 차를 세우고 창문을 내리니 경찰관 정중히 거수경례를 하며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았습니다. 면허증좀 부탁합니다.” 소리없이 운전면허증을 제시하니 “벌금이 3만원이구요, 벌점은 없습니다.” 범칙금 납부 통고서를 받아들고 그냥 왔으면 되는 것을 괜히 경찰관에게 한마디 한다. “단속한 사람이 누구인지 나와있지 않네요.”라고 했더니 경찰관은 정중하게 통고서 윗면에 관등성명을 기록해주고 거수경례로 예의를 갖춘다. 괜한 심통으로 보이지 않게 화를 내고만 내 인생 보다는 한수 위인 것 같다. 1㎞도 안되는 거리의 집에 차를 주차하고 범칙금 통고서를 보며 나는 자신을 추궁해 본다. 나는 왜 심통을 부리고 짜증이 나있는 건가? 정작 잘못은 내가 했는데……. 예의 갖추며 법을 집행하는 그 경찰관이 야속해서일까? 아니다. 당연한 그 단속에 반항해서 내는 화는 분명 아니다. 그러면 무엇인가? 생각해보니, 그 답은 자신의 옹졸함이다. 생각에 생각을 더하다보니 단속한 경찰관에게 던진 한마디가 정말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금융기관에 가서 벌금을 내고 다시 생각한다. 경험 부족이다. 그 무더운날 복장은 땀에 젖어있고 얼굴이 까맣게 그을렸는데도 웃으며 단속에 임할 수 있는 것은 매일 단속에 임하며 단련이 된 노하우로 정중한 예의가 품위로 이어지듯 나도 매일 걸려 봤으면 상대에게 기분 나쁘지 않게 의연히 받아들였을 텐데 연습이 부족했었나 보다. 더 많이 걸려서 그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옹졸함이 너그럽게 변화될 것이라는 엉뚱한 생각과 더불어 씁쓸히 웃어본다. 우리는 운전대를 잡기 전 면허 시험장에서부터 교통법규를 익혀왔다. 운전대에 오르면 안전벨트를 매고 신호와 차선을 지키며 과속하지 말아야 사고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상식화하며 운전에 임하고 있다. 특히나 안전벨트는 생명벨트라 세뇌되었고 운전대에 오르면 자동차 시동을 건 후 안전벨트를 맨 후 출발하는 것이 일상화된 순서였다. 그러던 것이 그 기간이 10년이 되고 20년이 흐르다보니 어느 날부터인지 나도 모르게 가까운 거리는 그냥 운전하는 버릇이 들여지고 있었다. 오늘의 벌금 3만원이 자신의 나태함으로 길들여진 습관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리라 믿어본다. ‘똥 뀐 놈이 성낸다’. 우리의 속담이다. 제가 실수해 놓고 남에게 화를 내는 것, 그러면 똥뀐 놈은 왜 성을 낼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것은 자기의 잘못을 인정할 용기가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우선 념겨보자는 심사일 것이다. 허나 그 결과는 망신과 부도덕함에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다. 용기를 내어 사과할 줄 아는 사회가 우리를 따뜻하게 하고 평화가 긷든 사회일 것이다. 그날 그 경찰관에게 미안한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정중히 사과한다. 법과 질서를 존중하는 사회를 위하여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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