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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칼럼-서림춘추

송성섭칼럼- 가느다란 작대기도 여러개를 묶어 보면

서림신문 기자 입력 2014.05.29 11:43 수정 2014.05.29 11:43

 
↑↑ 송 성 섭 서림신문 주필
ⓒ 디지털 부안일보 
세월호 참사는 유가족에게는 슬픔과 좌절을, 온 국민에게는 분노를 안기고 가슴에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말았다. 무엇으로 가슴을 난자질 하고 지나간 상혼의 아픔을 다스려야 하는가. 잠 못 이루는 밤에 세상을 향안 환멸과 증오의 갈등 속에서 고통의 밤이 몇날이던가. 원망과 자책은 끝이 없고 더러운 탁류속에서 우리는 오늘도 죽지 못한 모진 목숨으로 살아가고 있다. 온 국민에 애도의 물결속에 6.4 지방 선거 열기가 주춤하는가 싶더니 이제 서서히 그 열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보름도 남지 않은 선거 기간 동안 얼마나 유권자의 참여를 이끌어 낼지 의문이지만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환멸과 혐오가 한층 높아진 이때 걱정스러움이 앞선다. 더욱이 웃지못할 일은 함량 미달의 인사들이 제 각각 제 잘난 맛에 선거에 나서고 있다는 현실이다. 숭어도 뛰고 망둥어도 뛰니 멸치까지 뛰는 선거판이다. 기회만 엿보는 기회주의. 한탕의 요행수를 바라는 것과 다름없는 한탕주의자. 신념도 철학도 없는 무신념을 가진 자들이 장터의 야바위꾼처럼 몰려든다. 우후죽순 격으로 너도 나도 나오겠다니 유권자들의 눈을 흐리게 하고 자기 분수도 모르고 후보자가 되겠다는데야 누가 탓하고 시비를 하랴만, 그들의 과거와 현재의 행적을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으니 유권자들의 세심한 관찰과 관심이 절실하고 냉철한 가슴을 지녀야 한다. 인간의 욕심은 한이 없고 끝이 없으니 나아가고 물러날 때를 알아야 하는데 탐욕을 자신도 제어 하지 못하는 집착이 서글프기까지 하다. 옛말에 “있어야 할 자격이 없는 자가 그 지위에 있는 것은 탐위라 하고, 받아야 할 명예가 아닌데 그 명예를 지니고 있는 것은 탐명이라 한다”고 말했다. 세상이 흐리고 엉망이 되다 보니 후보자가 큰 벼슬이나 한 것처럼 화려한 경력인양 활보하는 처지이니 참으로 웃기는 세상이다. 사람이 자기 분수와 처지를 알아야 하지만 자기 자신을 알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살아가면서 잘못을 저지르지 않은 사람은 없겠지만 잘못을 반성하고 진실한 심성으로 살아가는 것이 올바른 길임을 알아야 한다. 뉘우칠 줄을 모른 체 한입 가지고 두말을 하고, 입에 침도 마르기 전에 약속을 저버리고 자기 자신까지 속이는 도덕성을 가졌다면 사람으로 커다란 결점이며 정치인은 제일의 덕목이 결여된 것이다. 말은 한번 뱉으면 쏟아진 물과 같아서 다시 주워 담을 수 없으며, 손바닥 뒤집듯 때와 처지에 따라서 이 말로 얼버무리고 저 말로 변명한다면 한번은 속을지 모르나 현명한 유권자는 두 번 다시는 속지 않는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치졸한 행위는 보통 사람도 하지 말아야 할 짓이지만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은 더더욱 삼가야 될 일이다. 정치꾼과 정치인은 무엇이 다른가. 정치꾼은 기회를 엿보고 임기응변에 능하며 신뢰를 저버리고 이해득실을 속셈하며 간교하고 간사한 무리이다. 정치인은 신의를 중히 여기고 약속을 지키며 측은지심으로 내 살붙이처럼 국민을 아끼는 인성을 가졌다. 하지만, 아쉽고 걱정스럽고 불행한 일이지만 과연 이 나라에는 참된 정치인이 있기나 한 것인지 의문이다. 선거때만 국민이 주권자인 이 나라에서 그래도 우리같은 힘없는 시민이 할 일은 투표로 올바른 사람을 가려내는 일이다. 세월호 참사에서 우리는 보았듯 관피아가 만연한 세상 국가 개조론까지 나오는 이 마당에, 하루아침에 달라질리야 없겠지만 현명한 판단으로 참 인물을 뽑고 사회 정화에 힘을 모은다면 조금은 살맛나는 세상이 오지 않겠는가. 가느다란 작대기도 여러개를 묶어 놓으면 통나무와 같은 힘이 있듯 우리의 의지와 용기로 시대의 변화를 이룩해야 한다. 우리의 삶이 언제나 논둑에 떨어진 벌모처럼 하찮게 살수만은 없지 않겠는가. 지난 어린이날에 나는 많은 것을 생각했다. 자라는 우리 어린이는 국가의 인적자원이다. 그 티없이 맑고 밝은 어린이들에게 구차하고 더러운 이 나라를 물려줄 수도, 전철을 또 다시 밟으라 할 수도 없는 노릇이 아니겠는가. 꽃다운 청소년들이 세월호 참사로 목숨을 잃은것도 국가의 커다란 손실이다. 다시는 국민의 가슴에 못을 박고 통곡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은 정치인들의 막중한 책임이다. 열 번이고 백번이고 말하여 무엇하리, 복장이 터지고 간장이 에이니 입다물고 있을 수 없어 푸념만 늘어놓고 있다. 혼탁하고 썩어버린 세상, 그 세상 속에서 한 마리 구더기처럼 살아온 지난날의 자신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힘없고 가진 것 없는 우리가 세상은 그러려니 하고 체념하다가 가슴속에 불덩이를, 이 불덩이와 분노를 잠재울 수가 없구나. 요즈음 거리에 나가면 지방선거 후보님들께서 허리 굽혀 공손한 절을 하지만 내일이면 당선된 그들에게 머리 숙이는 처지가 되어야 한다. 선거는 민주주의 꽃이라 하지만 혐오와 환멸이 목구멍까지 차올라 구역질이 나는데 과연 나는 민주주의 꽃에 참여 할 것인지 강 건너 불구경 하는 심정이 될 것인지 장담 할 수가 없다. 그러나 세상은 바꾸어야 하고 바꿔져야 한다. 나의 한표가, 작은 이 한표가 세상을 바꾸는 일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최선의 선택에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세상을 바꾸려면 우리들 자신 나부터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우리 절망하지 말자. “절망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라고 철학자 소렌 키에르 케고르는 말했다. 희망의 빛이 보이는 날까지 험하고 힘들고 괴롭지만 그 날까지 쉬임없이 우리의 가난한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 오늘밤도 가슴을 도려내는 슬픔속에 잠못 이루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게 진심으로 위로를 드리며 못다한 말을 이 가슴 답답함을 어디에 하소연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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