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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칼럼-서림춘추

조덕연칼럼-수신차단

서림신문 기자 입력 2012.09.03 14:03 수정 2012.09.03 02:03

 
ⓒ 디지털 부안일보 
어느 추운 겨울날 평소 잘알고 지내는 선배가 새벽잠을 깨운다. 눈까지 오는날 먼곳에서 찾아온 그를 반기며 집안으로 들기를 청하나 밖에서 한마디만 전하고 떠난다. 전화로 한마디 하면 될 일인데 “전화 연결이 안돼 먼길을 왔다”며 투덜거리며 돌아서는 그를 볼때 조금은 미안한 생각이 든다. 우리의 일상을 연결하는 고리중 휴대전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지 오래다. 먼곳이나 가까운 곳에서 쉽게 의사소통하며 웃고 즐기고 기뻐할 수 있고 때로는 위로하고 격려하고 함께 슬퍼할수 있기에 핸드폰은 우리에겐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자리매김 하고있다. 언제부터인지 나에게 이상한 전화가 온다. 신호음이 단 2초 울리고 끈기는 전화다. 그는 내가 궁금해서 전화 하도록 만드는 능력의 소유자 인것이다. 바꿔 말하자면 통화료를 들지않고 자기 욕구를 충분히 채우겠다는 얄팍한 속샘의 소유자 인것이다. 통화 내용은 모두 자신에게 필요한 내용들이다. 자동차가 없는 그가 내차를 이용하자든가, 부탁이 있으니 들어달라는 이야기 등등이다. 평소 말을 더듬는 그의 전화는 유난히도 길다. 나는 어느날 그의 전화를 수신 차단하기에 이른다. 나에겐 수신 차단한 전화가 또하나 더있다. 새벽부터 전화가 와서 받으면 20~30분은 잡고 있어야 하고 귀가 어두운 그이기에 한집에 있는 모든이의 잠을 깨워야 하니 모두에게 불편을 주는 전화다. 내용또한 웃을 수밖에 없는 내용 들이다. 왜 자신을 찾지 않느냐? 먼저 전화하지 않느냐? 40~50년전 이야기부터 시작 하면 끝날 무렵엔 전화기를 들고 있는 팔이 아플 정도이니 나에겐 피곤할수 밖에없는 전화다. 그와 나의 인연은 40~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회의 리더 역할을 하던 그였기에 본받을 점이 많다싶어 나는 그를 몹시 따랐다. 그러기를 수년 통신 수단이 오직 우편물 이었던 그 시절 그에게서 이상한점이 발견된다. 편지를 주고받는데 우편요금은 모두 나의 부담이 되고 만다는 사실을 나는 먼 후일에야 알수있었다. 그가 나에게 부치는 편지는 미납(착불)이었다. 당시는 미납 편지 요금은 2배의 요금을 내는 때였다. 생활이 넉넉한 그에게는 가난한 나의 지갑울 털어내는 얄미운 기술이 있었던 것이다. 최초의 휴대전화는 1973년 모토로라에서 근무하던 마틴쿠퍼 박사와 그의 연구팀이 개발한 무게 850g의 전화기였다. 경찰이 사용하고 있는 카폰을 밖으로 끌어낸 것이다. 그후 10년간 각고의 노력 끝에 1983년 최초의 상용 휴대전화 다이나택 을 발매하기에 이른다. 우리나라에는 1984년 한국이동통신(SK텔레콤)이 휴대전화 서비스를 개시하게 된다. 세계 각국에서는 휴대전화 개발에 불꽃이 튄다. 시 장이 무한하여 돈이 되기 때문이다. 2012년 세계의 시장을 석권 하는 회사는 삼성 전자다. 세계시장 점유율 25%, 지난 15여년간 1위를 차지했던 핀란드의 노키아의 아성을 무너뜨린 것이다. 수신을 차단한 전화를 나는 오늘도 해제하지 않고 있음은 지극히 사소한일에 집착하는 그들이 얄미워서 라기보다는 수양이 부족한 내 탓이 더 크다 <조덕연/서림신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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