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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칼럼-서림춘추

조덕연칼럼-그래도 지구는 돈다

서림신문 기자 입력 2011.06.09 21:59 수정 2011.06.09 10:23

 
↑↑ 조 덕 연 서림신문 논설위원
ⓒ 디지털 부안일보 
어느 초등학교 교실 국어시간, 학생들의 글 읽는 소리가 시끌 벅적인다. 담임선생님이 오늘 공부할 과목을 모두가 소리내어 읽도록 한 것이다. 한참을 각자가 소리내어 읽게 하다가 멈추게 한 후 오늘이 23일이니 23번 학생 일어나서 읽어보라 이른다. 철수는 책을들고 일어나더니 큰소리로 읽는다. “깐치, 깐치가 웁니다.” 모든 학생은 철수가 읽는 소리에 조용히 숨소리를 죽인다. 선생님은 철수가 잘못 읽고있는 부분을 바로잡아 주신다. “철수야 깐치가 아니라 까치란다. 까치라고 읽어보아라.” 철수는 여전히 ‘깐치’로 발음하여 책을 읽는다. 여러번 바로잡아 까치로 읽으라 하나 철수는 막무가내다. 고쳐지지 않는 철수의 고집에 선생님은 매를든다. 손바닥이 아프도록 매를 맞고도 철수의 글 읽는 소리는 고쳐지지 않는다. 철수는 글씨를 모르는 것이다. 글을 모르면 선생님이 가르치는 대로 따라 읽으면 되는것을 선생님의 말씀조차 믿지 못하고 깐치로 발음하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남을 믿지 못하는 고칠수없는 고집 이었을 것이다. 16세기초반 천재 과학자 코페르니쿠스가 등장하기 전까지 태양과 달은 지구를 착실하게 돌고 있었다. 그 당시 전해 내려왔던 그 진리는 ‘천동설’ 이었기 때문이다. 지구를 중심으로 태양과 달이 돌아 주어야 온 세상의 중심은 지구이며 나아가 교회와 교황청이 주장하는 창조론이 성립되기 때문이다. 코페르니쿠스의 주장이 담겨있는 책 ‘천체의 회전에 관하여’를 접한 이탈리아의 천문학자 갈릴레이는 감탄하며 그가 평소 연구해 왔던 천문지식을 접목시켜 ‘별의 전언’이라는 책을 출간한다. 지동설을 주장한 것이다. 당시의 상황으로는 세상을 뒤흔드는 내용이었다. 1615년 교황청은 갈릴레이를 이단자로 고발하기에 이른다. 갈릴레이는 자신의 과학적 주장은 확실하기에 멈출수가 없었다. 1632년 갈릴레이는 자신의 연구결과인 ‘두가지 주요세계관에 관한 대화’라는 책을 출간한다. 사전에 교황청과 협의하여 책을 펴내려 했으나 좌절되자 스스로 발간하기에 이른 것이다. 교회는 갈릴레이를 종교재판에 불렀다. 종교의 이름으로 과학을 재판하는 마당이 열린 것이다. 갈릴레이는 신앙이 두터운 사람이었기에 결국은 꼬리를 내리고 만다. 그러나 재판정을 빠져나오며 하는 말은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소신이 분명했던 갈릴레이는 과학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었고 그가 죽고난후 350년이 흐른 1992년 로마교황청으로부터 잘못을 인정하는 사죄를 받게된다. 선생님의 가르침까지 믿지못하고 알지도 못하는 고집을 굽히지 않았던 철수는 장년이 되어 한때는 건설장비로 근근히 살아간다는 소식이 전해지더니 지금은 힘들게 살고있다는 소식이다. 그때 그를 지도하려고 애쓰셨던 선생님은 그 일이 있은 후 얼마 되지않아 교직에서 스스로 물러나 자영업을 하시다 지금은 유명을 달리하셨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오만과 편견은 버려야한다. 알지도 못하는 옹고집보다는 세상을 넓게 보라는 이야기다. 그릇된 자기주장이 주위는 물론 자신에게 어떠한 불행을 가져다주는지 안다면 말이다. “지금 당신은 그릇된 편견을 가지고 있지는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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