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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칼럼-서림춘추

송성섭칼럼-경인년을 맞이하며

서림신문 기자 입력 2010.02.10 19:05 수정 2010.02.10 07:14

 
↑↑ 송 성 섭 서림신문 주필
ⓒ 디지털 부안일보 
경인년이 밝아오고 있다. 올해는 육십갑자의 스물일곱 번째의 범의 해라고 한다. 범은 영물로 여기며 호랑이 또는 대충 산군산수지군이라 이르기도 하며 더욱 백호의 해는 상서로운 징후가 있다고 예부터 일러왔다. 육십갑자는 천간과 지지로 이루어진 동양적 사상이 담겨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음력 정월 초하루부터 경인년이 되는 것이다. 지금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얘기가 되었지만 한때는 이 땅에도 범이 참으로 많았나 보다. 우리의 단군신화에도 호랑이가 등장하고 한양성 궁궐 뒤뜰까지 범이 출몰하였다는 기록을 보아도 알수 있듯 범은 이 땅에 우리의 이웃으로 때로는 공포의 존재로 토속신앙의 대상으로 우리와 함께 하였다. 그 호랑이도 일제의 수탈 대상이 되었다. 나라를 지키지 못한 통한의 세월속에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는 물론 호랑이 가죽은 보온용이나 장식용으로 뼈는 약제로 사용하였으니 일본인들이 혈안이 되어 이 땅의 범사냥에 한몫 하였음을 두말할 나위가 없다. 우리의 산야를 누비든 호랑이는 멸종이 되어 자취를 감추고 이제는 그림에서나 볼수 있는 우리들의 호랑이가 되고 말았다.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고 하지만 이땅 오욕의 역사속에 후대까지 멸시와 지탄을 받고 천시를 받는 인물들이 하나 둘이 아니고, 현대의 정치사에도 하늘을 보기 부끄러운 사람들이 거들먹거리는 것을 보면 우리네 세상사가 서글퍼진다. 금력이나 권력을 앞세워 부정과 비리를 밥먹듯 하고, 권력을 빌미삼아 잇속을 챙기고, 집안 대대로 해먹고, 이웃을 울리고 국민을 울리는 소인배가 이 땅에는 득실거리고 있다. “범 없는 골에 토끼가 선생이다” 제대로된 사람이 없으니 어중이떠중이 모여 도토리 키재기를 하고 토선생 노릇을 톡톡히 하는 세상이다. 더구나 금년 6월 2일은 전국지방동시선거가 있다.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정치의 탈을 쓰고 정치꾼으로 세상을 주름잡을지 걱정과 우려가 앞선다. 정치판. 그물이 1급수도 아닌 3급수 수준인데 좋기는 참으로 좋은가 보다. 한번 맛을 들이면 중독이 되어 미련을 버리지 못한 체 연연하는 그들의 집념에 탄복할 뿐이다. “범에 날개”란 말이 있다. 백수의 왕인 범에게 날개를 달아주면 용맹은 더 말할 수 없을 것이며 빠른 것을 비호같다고 하는데 그 위에 날개까지 더하니 천하에 두려울 것이 없을 것이다. 세상은 날개를 달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있다. 대학교수, 법조인, 언론인, 공무원, 기업인 등 정치의 날개를 달고 싶어 안달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이다. 모두가 국민을 위해서라 한다. 할말이 없다. 자칫 잘못하면 삵괭이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꼴이 될 것이다. 범은 용맹스럽고 지혜롭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범같은 용맹보다는 용기있는 사람을 좋아한다. 용기는 만용이나 허세가 아닌 냉철한 판단력에서 오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용기있는 사람이 많을 때 바로 서는 것이며 불의에 항거하는 것도 용기있는 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지도자 또한 결정할 때 결정하는 용기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지난겨울은 모진 한파와 폭설로 가난한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더욱 얼어붙게 하였다. 입춘도 지났으니 머지않아 춘풍이 불고 꽃피고 새가 노래하는 봄이 천지에 가득하면 만물이 소생하듯 우리들 희망도 싹이 트고 저마다 따뜻한 가슴으로 사람사는 세상 되기를 기원해 본다. 이 땅의 모든 사람들아 경인년. 백호처럼 힘차게 출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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