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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석 기
서림신문 대표 |
ⓒ 디지털 부안일보 |
이름부터가 이상하다.
왠지 어감이 이상하다.
저질스런 욕 같기도 하고, 애교스런 욕 같기도 하다. 어디서 어떻게 시작됐는지 아는 사람은 없어도 우리나라 어디서나 통하는 애교 섞인 욕인 것만은 사실이다. 이를 이용하지 않았다고 부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글로는 ‘님의 뽕’이다.
축제기간동안 필자가 만난 많은 사람들이 이를 쉽게 발음하지 않고 애써 어렵게 발음한다.
자칫 발음을 잘못했다간 ‘니미 뽕’이라고 나오기 십상이기 때문일 게다.
어떻든 이름의 효과는 대단했다.
4~5년전, 직원들끼리 뽕축제를 기획하면서 지은 이름이다.
“글로 표현할 때는 ‘님의 뽕’이라고 쓰자”는 한 직원의 말에 모두 박수를 보냈었다.
경제적인 여유는 물론 준비인원 부족 등의 이유로 2010년 여름으로 미루어 오던 축제였다.
인근 시군에서 “뽕이 부안의 것만은 아니다”며 올해부터 뽕나무 식재를 단지화 한다는 소식에 우리는 비상이 걸렸다.
자칫 그동안 부안군이 애써 만들어 놓은 ‘부안 참뽕’의 명성이 ‘고인돌’이나 ‘주꾸미’ ‘전어’처럼 “남의 것이 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로 무조건 축제를 열고보자며 일을 벌였다.
2주 만의 준비 끝에 4일간의 축제를 치러냈다.
“부안군의 불꽃대회와 맞서는 것 아니냐”는 군민들의 염려도 없지 않았으나 이미 불꽃대회의 총책임을 맡고있는 부안군청의 고재욱 문화관광과장과는 협의가 끝난 후다.
‘낮에는 님의 뽕 축제로, 밤에는 불꽃대회로’라는 홍보로 관광객들에게 낮과 밤에 골라 갈수있는 부안의 축제로 홍보하고 만들어 가자는게 고과장과 필자의 생각으로, 개막행사도 뽕 축제는 해가지기전인 오후 7시30분, 불꽃대회는 해가 진 8시30분으로 협의 조정됐다.
모두가 부안을 위하는 목적이 같았기 때문에 이같은 협의가 쉽게 이루어진 것일게다.
‘님의 뽕’ 축제는 상상을 초월하는 ‘대박’의 결실을 맺었다.
처음엔 현수막 몇 장에, 흉내만 내는 작은 축제로 ‘뽕’의 이름을 선점하고 피서철에 부안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부안 뽕’을 각인 시키자는게 최대 목적이었다.
이를 알게된 고양수 부안댐관리단장이 수자원공사 본사까지 찾아다니며 설득한 끝에 1000만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우리는 축제비용으로는 터무니없는 단돈 1000만원으로 10억의 축제를 만들어 가자고 힘을 모았다.
경비를 절감키 위해 7명의 서림신문 직원들이 새벽 4시까지 현수막을 걸로 다니고, 대낮에 진땀을 흘리며 천막을 치고 무대를 만들면서도 힘든 줄을 몰라했다.
신이 난 것이다.
축제를 준비하면서 두 번을 울어야 할 정도로 왜 폭폭함이 없었겠는가마는 그래도 지역을 위한 일에 작은 힘이나마 보탤수 있다는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전국 114개 지역신문 65만부에 ‘님의 뽕’ 축제 광고가 통으로 실렸다. 2억원 상당의 값이다. 누가, 얼마나 신문광고를 보고 뽕축제를 찾아오겠는가마는 부안의 뽕을 전국에 알리는 기회는 선점한 것이다. 우리가 최대효과를 노린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4일동안의 축제기간동안 부안댐은 차량진입 불가 지역으로 변해 버렸다. 급기야 축제 상황실에서는 ‘서림신문 문자뉴스’ 이용자 8000여명에게 ‘축제기간중 군민들의 부안댐 방문을 삼가달라’는 문자를 발송하는 급처방을 내렸다.
축제에 참여하는 뽕제품생산자들도 신이났다.
한 참여자는 “처음에 이처럼 대박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박람회보다 몇배효과가 있는만큼 축제를 6일만 연장하자”는 제안을 해왔다. 물론 무대행사는 종료되지만 생산업체의 전시 판매만이라도 기간을 늘이자는 제안이었다.
아쉽게도 막을 내렸다. 끝장을 보는것보다 이쯤이 좋을것 같았다.
축제가 끝났다.
이제 온통 미안하다는 생각뿐이다.
축제기간중 만났던 수많은 필자와 아는분들께 “바쁘다”는 이유로 지나치듯 인사를 나눴기 때문이다.
용서를 빌며, 내년 7월 30일에는 좀더 발전된 축제로 선뵈어 드릴것을 약속드린다.
아울러 축제를 대박으로 만드는데 협조를 아끼지 않은 뽕상품 생산자들과 부안음악동아리 ‘푸른하늘’회원들, 그리고 부안군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