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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칼럼-서림춘추

박상훈칼럼-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돼지 삼형제

서림신문 기자 입력 2009.01.20 11:59 수정 2009.01.20 12:05

↑↑ 박상훈 알파벳어린이집 원장
ⓒ 디지털 부안일보
기축년 새해에는 좀 더 많은 책을 읽으리라 다짐하며 서점에 들렀다. 책을 고르다 보니 엉뚱한 제목의 책 한권이 내 눈과 발목을 잡았다.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 돼지 삼형제’란 제목의 책이었다.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는 누구나 잘 알고 있지. 아니면 적어도 알고 있다고 생각할 걸? 하지만 내가 너희들에게 비밀을 하나 알려줄게. 사실은 아직 아무도 진짜 이야기는 몰라. 왜냐하면 늑대 입장에서 하는 이야기는 아무도 들은 적이 없거든”으로 이야기는 시작이 된다 “난 늑대이고 내 이름은 알렉산더 울프야. 나는 도대체 모르겠어. 커다랗고 고약한 늑대 이야기가 어떻게 처음 생겨났는지. 하지만 모든게 거짓말이야. 아마 우리가 먹는 음식 때문에 그런 얘기가 생긴 것 같아. 하지만 우리 늑대가 돼지 같이 귀엽고 조그만 동물을 먹는 건 우리 잘 못이 아니야. 원래 하나님이 그렇게 만드셨거든. 치킨 버거를 먹는다 해서 너희를 고약한 사람이라고 한다면 그게 말이 되니?”라고 오히려 반문한다. 맞다. 늑대는 육식동물이니까 인정하고, 좋아! 네 이야기 한번 쭉 들어보기로 하자. “난 할머니 생일 케이크를 만들다보니 설탕이 떨어져서 심한 감기가 걸린 체 아기돼지 삼형제집에 차례대로 가서 설탕을 얻으러 다니다가 요란한 재채기로 인해 지푸라기로 만든 집과 나뭇가지로 만든 집을 모두 부셔버렸지. 그로 인해 아기돼지 두형제가 놀라서 죽었지. 그런데 너희 같으면 바로 눈앞에 햄과 맛있는 족발 돼지머리 소시지가 있는데 그냥 지나치겠남? 그리고 음식은 밖에 오래 두면 상하잖아 그래서 맛있게 먹어주었지. 오해하지마. 난 절대 죽이지 않았어. 자기들이 놀라서 죽은걸 난 그걸 먹었을 뿐이거든. 쓰레기가 될 것을 내가 치워주었으니 나한테 고마워해야 하는거 아닌감? 설탕을 못 구한 체 마지막 셋째 아기돼지 집에 갔어. 벽돌로 된 튼튼한 집이었어. 노크를 하고 설탕을 구하려 했지. 그런데 다짜고짜 나한테 “형제를 죽인 원수 꺼져버려” 하는거야. 너희 같으면 욕하는데 화 안날 늑대 어디 있어? 화가 나서 집을 부셔버리려 했는데 그때 경찰이 들이 닥쳐서 날 잡아가지 뭐야. 신문기자들은 내가 돼지 두 마리를 먹어버린걸 알고는 심한 감기에 걸린 늑대가 설탕을 얻으려다 요란한 재채기로 인해 부서진 집과 죽은 아기돼지형제 이야기는 독자의 흥미를 끌지 못 할 거라고 생각했지. 그래서 고약한 배고픈 늑대가 코를 벌름거리며 입김을 세게 불어 집을 부수고 아기돼지형제를 잡아먹었다라고 이야기를 꾸며 낸 거야. 이렇게 된 거야 이게 바로 진짜 이야기지. 나는 억울해. 흑~흑~” 우리가 알고 있는 아기돼지 삼형제의 기존 틀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내용에 그저 웃음이 절로 나왔다. 아기돼지삼형제가 바라보는 입장이 아닌 늑대의 입장으로 본 이 이야기의 발상의 전환이 참으로 신선하고 새롭게 내 가슴속에 다가왔다. 나에게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있어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것 같았다. 가끔 아이들하고 생활하다 보면 엉뚱한 생각과 질문, 행동을 하는 아이들을 볼 수 있다. 획일화되고 정형화된 교육에서의 그 엉뚱한 질문과 대답 행동은 잘 못된 것일 수도 있지만, 생각과 사고를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마냥 틀린 대답만이 아니다. 아니 오히려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답이 나온다. 사실 창의성이란 평범하고 착한 모범생에게서 나오는 게 아니다. 엉뚱한 사고와 질문을 하는 사람들로부터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한 학생이나 사고를 존중해주는 풍토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획일화된 교육풍토에서는 창의성이 나오지 않는다. 창의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창의성 발상의 전환은 아이들만이 아닌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것일 지도 모른다. 2009 기축년에는 우리 모두 고정된 생활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모든 것에 변화를 준다면 창의성을 위한 발상의 전환이 될 것이다. 제목을 바꿔보기로 해본다면 ‘늑대가 들려주는 돼지고기 3인분(?)’이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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