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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기/서림신문 대표 |
ⓒ 디지털 부안일보 |
요즘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 도로를 운행하다보면 자동차들이 꼬리를 물고 저속으로 달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초 고유가 시대를 맞이해 경제속도로만 달리겠다는 운전자의 심사가 역력해 보인다.
앞서 달리는 차량의 잦은 브레이크 점등도 쉽게 볼 수가 없다.
굉음을 내며 쏜살같이 추월해 달리는 차량을 보면 운전자의 얼굴이 궁금해 질 정도다.
어떤 운전자는 저속 운행을 일삼다보니 운전하는 습관이 바뀌고 성격마저 차분해진다고 쓴 웃음을 짓는다.
몇 년 전만해도 상상초차 할 수 없었던 휘발유와 경유 값이 리터당 2000원대에 육박해 똑같아졌거나 오히려 경유 값이 더 높아진 이때 너도나도 에너지 절약에 앞 다투어 솔선하게 되고 있는 것이다.
아예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를 차고에 놓아두고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도보로 업무를 보고 있다.
정부도 더 이상 두고만 볼 수 없었던지 15일부터 전국 모든 공공 기관과 산하기관, 시·도교육청과 초·중·고에 까지 홀짝제인 2부제를 실시하고 있다.
에너지 절약이 심각한 지경에 이른 것이다.
부안군도 정부의 초고유가 대응 에너지절약 대책에 발맞추어 홀짝제 시행은 물론 가로등 격등제, 야간근무자 사무실 스탠드 사용 등 불편을 감수하면서 에너지 절약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온 나라가 에너지 절약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이같은 때에 지난 6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치러진 통합민주당 전당대회에 대의원 자격을 가진 부안군내 일부 지도자급 인사들이 대절버스를 이용하지 않고 관용차량 등을 이용해 개별 참여한 사실이 뒤늦게 입과 입을 통해 전해지면서 군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민주당 전당대회에 참석해야 하는 부안군내 대의원은 50여명, 이날 참석한 대의원은 김춘진의원을 비롯하여 41명.
민주당은 고유가 시대 장거리 개별 참석이 마땅치 않다고 생각했던지 대절버스를 마련했다.
그러나 50인승 대절버스를 이용한 대의원은 고작 27명에 그쳤다.
초 고유가 시대를 비웃기라도 하듯 민주당 대의원인 군수와 의장, 그리고 대다수 군의원들이 관용차 또는 자가용을 이용해 개별 참석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해는 간다.
군수와 의장 그리고 군의원 같은 격이 높으신(?) 분들이 어떻게 일반 대의원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전주도 아닌 서울까지 갈수 있겠는가.
또 “처녀가 임신을 해도 그만한 이유가 있고, 공동묘지에 이유없는 무덤이 없다”는 말이 있듯 높으신 분들이 관용차 또는 자가용을 이용해 개별참여 한데는 그만한 이유들이 다 있을게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가 허리띠가 아닌 자동차 운행거리를 줄이자고 아우성들 아닌가. 신호 대기 중에도 시동을 끄자고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판이다.
굳이 에너지 절약이 아니더라도 오히려 이런때를 기회삼아 다수가 이용하는 대절버스에서 시간에 구애 받지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군민들과 얼굴을 맞대고 폭넓은 민의를 수렴할 수 있는 좋은 기회 아니던가. 일거양득인 셈이다.
그런데도 평일도 아닌 공휴일에, 기름 한 방울 나오지 않는 우리나라의 초 고유가 시대에, 그것도 부안군 공무원이 운전하는 관용차가 부안군 행사도 아닌 정당의 전당대회에 운행 되었다는데는 군민들의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지금도 이러할 지경이니 저유가 시대에는 어떠했을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사상 초유의 고유가 시대의 에너지 절약은 자신의 호주머니를 털어 에너지를 채워야 하는 서민들이나 하급직 공무원만의 몫은 아니다.
오히려 이들을 이끌어 가는 수장 또는 지도자급 인사들, 국민의 혈세로 에너지를 채워 사용하는 이들 인사들이 솔선해 모범을 보여야 하는 것이다.
이같은 모범적인 행동이 앞서 이루어질 때 군민들은 이들을 신뢰할 수 있는 것이다. 말 따로 행동 따로인것도 모자라 생각까지 따로라면 군민들은 누구를 믿고 따르며 부안군 최대 과제인 화합을 이루어 나가겠는가.
관용차는 물로 가는가?
관용차는 국민의 피를 넣어 달린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