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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이석기 칼럼

이석기 칼럼- 스승의 날의 선생님과 사모님

서림신문 기자 입력 2008.07.23 15:51 수정 2008.07.23 12:33

↑↑ 이석기/서림신문 대표
ⓒ 디지털 부안일보
오늘날 가장 많이 쓰이는 호칭이나 지칭은 선생님과 사모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너도나도 걸핏하면 선생님이요, 사모님이라고 부른다. 교직에 몸담고 있는 선생님들이나 그 부인인 사모님들이 들으면 무안한 정도로 너무 흔한 말이 되어버렸다. 사실, 선생이라는 호칭은 고려시대에는 과거에 급제한 선비에게 붙여주던 것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요즘엔 우리는 상대방을 잘 모르면 무조건 선생님의 경칭을 붙여버린다. 이같은 경칭 사용에 필자 또한 예외는 아니다. 마누라라는 호칭도 조선시대에는 마마와 같은 극존칭이었다고 하니 사모님만 가지고 시비를 걸 특별한 이유는 없다. 사모님은 스승의 부인이란 뜻을 가진 높임말이다. 사모님은, 스승의 부인은 스승이 될 만큼 윗 어미라는 뜻을 갖기에 그만한 인품과 언행을 갖춰야하는 보이지 않는 압박감이 있었다. 사모님은 사모님다워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 이 말이 너무 난무하다 보니 스승의 부인이란 의미보다 그저 여성을 높이는 말로 사용되어 오고 있다. 그러다 보니 국립국어연구원에서도 윗사람의 아내는 사모님이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냥 사용되는 현실을 인정한 것이다. 심지어 아랫사람의 부인에게까지 호칭이나 지칭으로써 사모님이라고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건 좀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 보통 여성들은 아줌마 보다는 사모님이라고 듣고 싶어한다. 사모님이란 말이 자신을 높여주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어떤 여성들은 오히려 사모님보다는 여사님이란 말을 더 좋아한다고 한다. 사모님은 남편의 힘으로 높여 불리지만 여사님은 여자 자신의 힘으로 불리는 호칭이라 사모님보다 여사님이라는 호칭을 더 선호한다는 것이다. 하기야 따지고 보면 지금의 호칭 중 본래의 어원대로 사용되는 것이 얼마나 되겠는가. 남편을 오빠라고 하는가 하면 선배라고 부르는 신혼의 부인들도 적지 않은 요즘 세상 아닌가. 이처럼 편하면 그만이라지만 듣기에 거북스러울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경칭의 의미를 가진 선생님과 사모님이 우리 생활 곳곳에서 나타나다보니 어쩐지 선생님들의 지위가 한없이 낮아진 듯하여 씁쓸하긴 하지만 스승의 날을 맞이해 우리 주위에 정말 선생님다운 선생님이 얼마나 되며 부인에게 사모님이란 경칭을 떳떳하게 듣도록 할만한 선생님이 얼마나 되는지도 궁금하지 않을수 없다. 물론 일부 몇몇 선생들의 잘못으로 우리나라 전체 선생님들이 매도되는 안타까움이 없진 않지만 진정 교육자로서의 참된 선생님이 많을수록 나라가 굳건해 진다는 건 필자의 생각만은 아닐게다. 선생님을 부르는 호칭이 최근에는 다섯 가지로 나누어진다는 비아냥거림이 있다. 선생님에는 스승님과 사부님, 그리고 선생님, 선생, 선생X으로 나누어진다는 게 요즘 학부모들 사이에 비아냥거림으로 회자되는 이야기 이고 보면 선생님들도 한번쯤은 자신이 어느 자리에 서 있는가를 되돌아보는 스승의 날이 되었음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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