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의회 예산결산위원회(이하 예결위)의 2024 추경예산안 심사가 끝나고 2025 예산안 심사와 2025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심사가 12일까지 한창이다.
며칠동안 주저앉아 예결위의 부안군 국,관,과,소의 내년도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 심사를 보고 또 듣고 있노라면 재미가 쏠쏠하다.
그도 그럴것이 두리뭉실 얼렁뚱땅 넘기려는 부안군과 그걸 잡아내려는 예결위 의원들과의 팽팽한 기 싸움(?)이 볼만하기 때문이다.
일부 의원들은 어느땐 잘 잡아내기도 하지만 어느 땐 '알고도 넘어가는 건지, 몰라서 넘어가는 건지' 의아해질 때도 있다.
하여튼, 예결위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통해 부안군 국,관,과,소의 예산계획안을 살펴보면 3살먹은 아이가 보아도 웃음이 나올만한 허점투성이 예산이 곳곳에 숨겨져 있거나 감추어져 있는 것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부안군 국,관,과,소의 예산안이 공무원들의 펜끝에서 1~2억은 떡 주무르듯 쉽게 세워지거나 추가되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예결위로부터 '깍이면 말고 세워주면 다행이다'는 식의 예산도 부지기수다.
하지만 이같은 예산들이 대부분 원안대로 세워진다는데 문제가 있다.
물론 꼭 필요한데 세워진다면야 누가 뭐라 하겠는가.
예를들어 2023년도 도비 2억 포함 11억이었던 마실축제 예산이 2024년도 마실축제에서는 15억원으로 4억이 늘어났었다. 타 실과소별로 축제를 위해 분산되어 배정된 예산까지 합하면 25억원은 족히 넘을 듯싶은 4일간의 축제 예산이다.
2024년도 4억의 예산이 늘어난 이유는, 마실축제가 열리는 해뜰마루에 축제때마다 이용할 수 있는 고정시설을 설치한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축제가 끝나고 보니 고정시설물이 없다. 예산만 오른 셈이다.
그런데도 내년 축제에는 2억이 더 추가된 17억(도비지원 2억 예상액 포함)의 예산안이 올라왔으니 예결위의 심사를 지켜볼 일이다.
이같은 예산은 마실축제 뿐만이 아니다.
부안군민도 모르고 부안군의회 의원들마저도 듣지도 보지도 못한 부안군 유도실업팀 창단 5억원이 내년도 예산에 올라와 있다.
또 ‘사람’이 먼저가 아닌 ‘개’가 먼저인 예산도 있다. 연탄한장 여유롭게 구할수 없는 형편으로 추운 겨울을 보내는 홀몸노인이 있는가 하면, ‘개’를 위해 2억 5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반려견 쉼터 조성에 대한 예산도 올라와 있다.
이 또한 ‘승인되면 좋고 안되면 말고’다
물론 모든 예산을 복지예산에만 투입할 수는 없지만, 예산을 세우는 자의 사고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공무원들의 펜 끝에서 두리뭉실 떡 주무르듯 쉽게 세워지는 1~2억의 예산인데도, 군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복지예산에 대해서는 1000~2000만원에 대해서도 인색하거나 예결위 역시 까락까락 따지고 든다는 것이다.
예결위의 예산안 심사를 보고 있자니 회자하는 이야기 하나가 생각난다.
허름한 노인이 계란을 팔고있는 작은 구멍가게에 한눈에 보아도 돈이 많아보이는 어떤 부인이 계란을 사러왔다.
노인이 1개당 300원이라고 말하자 이 부인은 기어이 계란값을 깍아 10개에 2,500원에 달란다.
오늘 계란을 한개도 팔지못한 노인은 어쩔수없이 "그럼 그 값에 가져가라"며 적은 이문을 남기고 마지못해 계란을 팔았다.
계란을 들고 '깎아서 싸게 잘 샀다'는 듯 번쩍이는 고급 승용차에 오른 그 부인은 친구와 함께 고급 식당에 가서 친구에게 먹고 싶은것을 주문하라고 하고는 함께 식사를 했다.
음식값을 계산하러 가서는 96,000원이라고 하자 이 부인은 10만원을 주면서 “거스름돈은 그냥 놔두라”고 인심을 쓴다.
식당 주인에게는 인심을 쓰며 꽤 정상적이고 후한 것처럼 보이지만 빈궁한 계란장사 노인의 처지에서 본다면 어처구니없는 한 장면이다.
요점은, 왜 우리는 가난한 사람을 대상으로 할때는 큰 권한이 있는 것처럼 인색하게 굴면서 우리의 관대함을 필요로 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관대하고 후함을 보이는 것일까?
지역유지들로 구성된 단체나 이들이 원하는 행사와 시설물에는 수천, 수억, 수십억의 예산을 세우고 또 그것에 대해 쉽게 승인하면서도, 정작 몇만원이 생활에 큰 보탬이 되고 또 소중하게 여기는 힘없는 사람들의 복지예산에는 부안군이나 부안군의회가 인색하게 구는건 왜일까?
공무원의 펜 끝에서 '안되면 말고'식으로 세워진 수억원의 예산을 두고 한 의원이 묻는다.
"이거 멍텅구리 예산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