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늦게 찾아와 죄송합니다”
40여년전, 행안면 계시 마을에서 형제들과 배를 곯으며 어렵게 살던 10대 소년이, 환갑이 되었는데도 고향마을 주민들의 고마움을 잊지않고 선물꾸러미를 들고 방문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올해 환갑으로, 어린시절 많은 형제와 어렵게 계시마을에서 살았던 A씨.
넉넉지 못했던 A씨 부모와 형제들에게는 늘 마을 주민들의 드러나지 않은 돌봄이 있었던 모양이다.
끼니 거르기를 밥 먹듯 했던 A씨 형제들에게 마을 주민들은 따뜻한 밥을 챙겨주기도 하고, 넉넉하지 못했던 주민들마저도 쌀을 퍼다 주는 등 도움이 끊이지 않았다.
A씨가 10대를 벗어나면서 이 마을을 떠난 가족들은 곳곳에서 열심히 가정을 꾸리며 이젠 어느정도 살만하게 됐단다.
고향을 떠나 살면서도 하루도 고향 어르신들의 고마움을 잊지않고 살았다는 A씨는 최근 사골 한 트럭을 싣고 이 마을을 찾았다.
A씨 가족에게 고마움을 준 마을 어른들은 대부분 고인이 되었지만, A씨는 마을 주민들은 물론 타 동네로 이주한 옛 어른들의 자녀들까지 일일이 찾아다니며 사골박스를 전하고 어린시절 고마움을 전했다.
A씨와 함께 옛 어른들의 자녀들을 찾아다닌 A씨의 선배 김종우(행안면 정금마을 이장) 씨는 “모두가 고마움을 잊고사는 각박한 세상이 되었는데도 A씨는 어린시절의 고마움을 잊지않고 20여 가구를 돌며 사골선물박스를 전달해 감동을 주었다”며 “사골선물보다 더 좋은 것은 A씨 형제들이 모두 성공하여 잘살고 있다는 소식이다”고 감동을 전했다.
이어 김종우씨는 “아직도 이같은 친구가 있다는데 오히려 고마움을 느끼며 아직도 살만한 세상이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