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칼럼-‘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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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안서림신문 |
요즘들어 지방선거의 선거운동 열기가 최고조에 다다랐다.
정당별 유명인의 후보 지원유세가 부안읍 터미널 사거리를 뜨겁게 달구고, 동네 어귀에 벽보가 붙고, 선거공보가 가가호호 배달되고, 군수 후보들의 TV토론회가 시작되면서 그 열기가 13일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터덜터덜 걸음을 옮기고 선거운동보다는 스마트폰에 눈을 더 두고 있던 선거운동원들의 발걸음도 이젠 그 어느 때보다 바빠졌고 스마트폰에 빠져있는 운동원도 볼수 없다.
유권자들의 고충은 아랑곳 하지않는 후보홍보차량의 음량도 갈수록 높아지고 후보들의 허리 숙임에서 간절함이 느껴지는 걸로 보아 후보 모두가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다급해진 모양이다.
느긋한 건 우리 유권자들뿐이다.
덩달아 선거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이미 점찍어 놓은 듯 차분하게 자기 할 일에 열중하고 있는 듯 보여 한층 높아진 유권자의 선거의식 수준 아닌가 싶다.
아니, 어쩌면 조용히 후보들의 면면을, 투표장에 갈때까지 잘 살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젠 우리 유권자들도 좀 바빠져야 할때가 온 듯싶다.
배달되어 온 선거 공보물도 짬이 날때마다 꼼꼼히 살펴보고, 군수 후보 토론회도 귀를 열고 지켜보며 우리 부안발전을 위임할수 있는 적임자가 누구인가 두번 세번 생각해 볼 때다.
목수가 집을 지을 때 가장 먼저 하는일이 목재를 고르는 일이다.
튼튼하고 오래살 집을 짓는데는 규격 등 쓰임새에 알맞은 목재를 고르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목수는 목재를 보면 안다. 기둥으로 쓰일 나무인지, 아니면 서까래로 쓰일 나무인지.
기둥으로 쓰일만한 목재를 서까래로 쓰거나 서까래에 쓰일 목재를 기둥으로 쓴다면 어찌될까?
지방선거가 얼마남지 않았다.
사람은 각각이 쓰임새가 다름에도 일부 후보들은, 서까래도 아닌 목탄 난로에나 쓰일법한데도 기둥이 되겠다고 설쳐대는 꼴이 유권자의 혀를 차게도 한다.
이를 탓하기에 앞서 이젠 유권자가 목수가 되어 지방자치라는 집을 지을 목재를 잘 골라야 할 때다.
영국의 시인이자 비평가인 ‘토머스 엘리엇’은 “모든 사람은 매사에 이것이든 저것이든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만 된다”고 말했다.
선거 역시 내가 선택하고 남이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하고 내가 ‘책임’을 져야 하는 일이라서 신중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평소 우리는 어떤 일을 선택하면서 누군가 “그일 책임질수 있어?”라고 물으면 그때서야 머뭇거려지는 것을 볼수 있다.
그만큼 ‘책임’이란 중요한 것이다. 선거에도 ‘책임’이 있다.
유권자가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선입견이나 잣대를 내려놓고 부안발전의 입장에서만 살펴보면 책임질수 있는 답이 나온다.
선거는 남의 일이 아니라 내가 책임져야하는 내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