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현기고-부안군민 여러분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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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부안일보 | |
‘드르륵’~. 경로당 문을 열고 ‘어머님 아버님 안녕하세요? 저 왔어요.’라고 하면 대체로 반응은 두 종류다. ‘아이고! 권 의원 아닌가! 오랜만에 얼굴 보겠네. 반갑고만.’ 다른 반응은 ‘누구시더라 어디서 본 듯한데’ ‘전에 도의원했던 권익현입니다.’해도 모르는 것 같으면 ‘제가 도의원 할 때 이곳 경로당에 에어컨을 놓아준 사람입니다.’하면 그 때 ‘아∼ 알겠구먼, 덕분에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고 있어’하면서, ‘그러니까 오늘부터 대통령 선거가 시작된다지.’ ‘예 맞습니다. 그래서 제가 왔습니다.’ 이렇게 저의 제19대 대통령선거는 시작되었습니다.
선거는 흔히 축제라고 하지만 당사자와 깊이 관여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겉보기와는 사뭇 다르다. 당선자생존(當選者生存), 낙선자도태(落選者淘汰)라는 엄연한 현실이 존재하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이 시작 되는 것이다. 22일간의 숨 막히는 선거운동 결과 문재인 후보의 전라북도 득표율 64.8%는 전국 최고의 지지율로 문재인 후보를 대통령으로 당선 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던 것이다. 그 공로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로 부터 1급 포상을 받은 저는 이 표창의 의미를 도민과 군민께서 주신 상이라 생각하며 모든 공을 부안군민 여러분께 돌리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부안군민 여러분!
요즘 가뭄에도 불구하고 들녘은 막바지 모내기에 혼신의 힘을 다하는 농민들이 있습니다. 물 때문에 힘들어하는 이 분들을 생각하며 하늘을 바라봅니다. ‘농사는 하늘이 짓 는다’라는 속담을 새기며 대지의 갈증을 풀어줄 비가 흠뻑 내렸으면 하고 두 손 모아 기도해봅니다.
200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프랑스 작가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는 ‘한국국민은 촛불집회로 스스로의 의지를 모아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려는 열망’을 표현했다고 하며 유럽에서의 포퓰리즘(대중추수주의)과 한국의 촛불집회에 의한 정권교체를 비교하며 위와 같이 말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인 방식인 침묵과 촛불의 잔잔한 빛으로 나라를 교체해야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세계 정치사에서 정말 중요한 순간 이었다’고 우리국민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지난해 늦가을부터 시작된 국정농단의 탄핵요구 촛불집회부터 올봄의 대선까지의 과정은 합법적이고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훌륭하게 마무리 되어 세계인의 주목과 부러움을 이끌어낸 사건이었습니다. 올봄의 대선을 바라보며 진정한 민주주의를 원하는 국민 스스로가 가물었던 민심에 단비를 내리는 역사적 사건이었음을 돌이켜보며 ‘민심은 천심이다.’는 말을 다시 한 번 새겨봅니다.
사랑하는 부안군민여러분!
30년 전의 6.10민주항쟁이 민주주의의 시발점이라면 촛불집회와 이번 대선은 민주주의의 완성을 이루는 시발점이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부안반핵항쟁도 반핵의 시발점이었다면 새 정부의 고리원전 1호기 영구중단이 반핵완성의 첫 단추를 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대한민국도 부안도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합니다. 그 시작은 바로 한 단계 높은 선진의식으로 시선이 확장되어야 합니다. 세계사에 유래가 없는 역사를 만든 국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의 시선은 과거의 그 것과는 엄연히 다릅니다. 새 정부가 국민적 시선의 눈높이에 이르지 못하면 국민은 실망하고 국민의 눈높이 맞는 또 다른 정부를 찾게 될 것입니다. 새로운 출발은 바로 국민의 눈높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정치인의 시선과 행동 또한 국민의 눈높이만큼 높아져야 할 것입니다.
지난겨울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은 흐트러짐 없는 촛불집회로 정권교체를 이루어 냈습니다. 말없는 많은 국민들의 매서운 채찍이었습니다. 이러한 국민들의 매서운 채찍은 정치를 바꾸어 놓았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정권교체를 한 것이 아니고 국민이 더불어민주당을 통해 정권교체를 하였다는 의미입니다. 이 의미는 농사는 농부가 짓 는게 아니고 하늘이 짓는 것이라는 의미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하늘이 농사를 외면하고 국민이 정치를 외면하면 메마른 땅을 일구는 농부나 국민을 따라야 하는 정치나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하늘이 단비를 내려주는 것이 축복임을 알듯이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것 또한 축복임을 알아야 합니다.
또, 하늘을 봅니다. 민심을 봅니다. 이제 비가 흠뻑 내려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농부는 ‘자기 논에 물 들어가는 소리’가, 부모는 ‘자식이 밥 먹는 소리’가 가장 큰 즐거움이라고 했습니다.
풍요로운 부안을 기원합니다.
부안군민여러분! 참 고맙습니다.!
<전 전라북도의회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