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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연칼럼-내가하면 된다

서림신문 기자 입력 2016.11.09 21:16 수정 2016.11.09 09:21

조덕연칼럼-내가하면 된다
 
↑↑ 조 덕 연 서림신문 논설위원
ⓒ 디지털 부안일보 
아침일찍 아내가 잠을 깨운다. 간밤에 늦게까지 일을 하다보니 잠이 설쳐 새벽녘에야 잠든 단잠인데 무엇이 급한지 호들갑을 떨며 깨우는 것이다. 내용인즉 간밤에 화장실 불을 켜놓고 잠들어 저녁내 불이 켜져 있었으니 얼마나 낭비가 컸겠느냐는 원망의 소리다. 나는 일어나 웃으면서 “끄면되지!”. 내말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당신말만 구시렁대기에 습관은 어쩔수 없는 것이구나 생각하며 다시 잠을 청한다. 아내의 이야기는 주의하지 않고 습관이 되면 안됨으로 주의하라는 말일께다. 그러나 평시 말솜씨가 호감이 가지 않는 성격이라 그러려니 하고 넘어간다. 어느날 오후 집마당에 서서 몸을 풀고 있을 즈음 앞집에서 밥이 타는 냄새가 난다. 때가 밥을 지을때는 아닌데 이상하다는 느낌으로 잠시 응시하고 있는데 10분이 지나도 변화가 없다. 오히려 타는 냄새가 더 난다. 할수 없이 그집에 가서 차임벨을 누르니 주인이 나온다. 방안에서 TV를 시청하고 있었다고 한다. 급히 들어가 보니 뒤에 있는 주방에서 타는 냄새가 난다. 그제야 알아차린 주인은 전화기부터 든다. 나는 빨리 들어가서 가스렌지 불을끄고 상황을 살피니 누룽지를 끓이려고 올려놓은 솥에서 불이 달아 솟 안이 타들어가고 있다. 집안을 환기시키며 주인이 들고 있는 전화기를 잡고 내려놓는다. 어디에 전화하는 거냐 물으니 소방서도 아닌 아내에게 꾸중과 탓을 하려고 전화를 들었다 한다. 탓해야 무엇하랴, 어차피 저질러진 일, 불을 끄면 된다라고 이야기하니 그게 아니란다. 놔두면 습관이 되니 버릇을 고쳐야 한다고 고집을 부린다. 그것이 말을해서 고쳐지는 것이 아니다. 어쩌다 실수했으니 모르는 척 지나가면 된다. 지금 해야 할 일은 방안을 환기시키고 그을린 솥은 닦아내어 깨끗하게 하는 것이 그 사람의 일이다. 그사람 말대로 버릇이 들어졌다면 그 또한 탓해서는 않된다. 왜냐하면 이미 그 습관이 굳어져서 고칠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간단하다. “불을 끄면 된다”. 어느날 집안에 사람들이 모였다. 둘만사는 집안에 여럿이 모이니 오순도순 다감하여 보기가 좋다. 저녁때가 되어 밥상을 차리는데 아내혼자 분주하다. 남편은 뭐하느냐면 수저를 놓고 보조하며 나중에 함께 치우면 된다. 밥상에 수저놓는 사람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같이 놓으면 되는 것이다. 식사가 끝나고 숭늉을 올리는데 남편이라고 기다리기만 하는 것이 정작 편하다면 그렇게 하면 된다. 그러나 그것이 정작 편할수 있을까? 의문이 간다. 어느 가정의 이야기에 의하면 아내가 떠다주지 않으면 물을 마시지 않고 기다린다 한다. 그러면 놔두면 된다. 왜냐하면 필요한 사람이 떠다 먹으면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나도 모르게 습관이 되어 버린것들이 많다. 가부장적인 선대들의 잘못된 인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수는 1870만 가구에 인구는 5000만에 이르렀다. 그중 1인 가구가 510만 가구로 전체가구의 27%를 웃돌고 있고, 두사람이 사는 가구는 500만 가구를 상회하고 있어 그 비율 또한 27%에 근접하고 있다. 비율로 본다면 전체 가구의 절반이 넘는 숫자(54%)가 한사람 또는 부부가 사는 가족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세대원들은 한때 어려운 생활환경속에서 근검절약하여 지금의 기반 잡힌 생활을 한 사람들이다. 대부분은 중년을 훌쩍 넘긴 고령에 이르는 사람들로 그 어려운 환경을 극복한 사람들이기에 ‘홀로되기 이전에’ 더욱 잘하고 지내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다. 곁에서 아들딸이 지켜보고 두 사람이 행복한 생활을 한다면 주변의 모든이가 즐거워하고 더불어 사는 사회에 평화가 공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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