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래만복’아닌 ‘종사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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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석 기
부안서림신문 대표 |
ⓒ 디지털 부안일보 |
억지(?)로 만들어 낸 부안군의 사자성어 ‘부래만복(扶來滿福)’이 부안군민 모두를 무식꾼으로 만들어 버리고 있다.
부안군 민선 6기가 주창하는 ‘부안에 오면 만복을 받는다’는 뜻으로 만들었다는 ‘부래만복’이란 억지 사자성어가 올 들어 온통 부안을 뒤덮고 있다.
부안군이 발행하는 각종 안내 전단지는 물론 각종 행사 현수막을 비롯해 행사장의 축사에서까지 ‘부래만복’은 빠지질 않는다.
이러함에 따라 부안군민들도 ‘부래만복’이란 사자성어가 오래전부터 있었던 것처럼 당연시 받아들이고 있다.
‘부래만복’은 ‘부안(扶安)’의 첫 자인 ‘부’자를 써서 ‘부래만복’이라 만들은 듯싶다.
하지만 사자성어란 한자어 네 글자의 조합이 이루어져야 함은 말할 것도 없지만 네 글자의 한자어만 보아도 쉽게 해석이 되어야 하는데 ‘부래만복’은 아무리 한자어에 밝은 사람도 이해하기 어려운 사자성어인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부안’의 첫 자인 ‘부’자는 ‘도울 부’ 또는 ‘붙들 부’자 등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억지로 해석을 하자면 ‘돕고 오면 만복을 받는다’ 또는 ‘오는걸 붙들면 만복을 받는다’는 뜻으로, 한자어만 보자면 ‘부안에 오면 만복을 받는다’는 설명과는 엉뚱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가벼운 생각으로, 즉흥적으로 만들었을 게 분명하다.
‘부래만복’은 부안에 살고있는 우리 부안군민과 부안에 고향은 둔 향우들은 잘 알고 있는데 반해 부안을 벗어난 인근지역 사람들은 도무지 무슨 뜻인지 모른다는 투다.
유명한 암행어사 박문수가 우리고장 부안을 ‘생거부안(生居扶安)’이란 하지 않고 ‘생거부복(生居扶福)’이라 했으면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살아서는 부안이 좋고 복 받는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인근 지역 또는 타 지역 사람들은 “‘부래만복’이 무슨 뜻이냐?”고 묻는다.
“부안에 오면 만복을 받는다는 뜻이다”고 설명하면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부안엔 한문을 아는 사람이 한사람도 없느냐?”며 비아냥섞인 웃음을 지어 보인다.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 이름을 짓는데도 여러 번 생각해보고 짓는 것인데 부안을 대표하는 사자성어를 만들면서 외지인이 들었을 때 이해불가의 사자성어를 만들어 낸다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분명 ‘부래만복’의 뜻은 부안 땅에 살고 있는 부안사람보다도 외지인들에게 부안에 오도록 유도하는 뜻인데도 말이다.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물론 무식을 비꼬기 위해 만들어진 일화 일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사람에게 ‘W∙C’란 화장실로 통했다.
한국 사람이 미국 공항에 내려 화장실에 급하게 볼 일이 생겨 대기하고 있던 택시기사에게 더듬거리는 영어로 “‘W∙C’가 어디 있느냐?”고 물었단다.
택시 기사는 한국 사람을 태우고 오랜 시간 달려서 워싱톤시티(W∙C)에 내려줬다는 웃지못할 재미난 이야기가 있다.
‘W∙C’란 우리나라에서만 ‘화장실’로 통하고 있는 억지로 만들어진 영어 표기이다.
일부 지각있는 부안군민들은 일찍이 ‘부래만복’에 대해 적절하지 않다는 이야기들을 해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굳이 사자성어를 만들려면 차리리 ‘부안만복’이나 ‘만복부안’이 더 알기쉽고 외지인들도 이해하기 쉬웠을 거라는 아쉬움을 토로한다.
일부 군민들은 아예 노골적으로 ‘부래만복’을 들어 민선 6기를 비아냥댄다.
“정말로 부안에 오면 만복을 받을 수 있는 것이냐?”며 “현재 살고있는 사람도 만복은커녕 오복도 못 받고 있다”면서 “‘부래만복’이 아니라 ‘종사만복’이 더 어울리는 말 아니겠느냐”는 이야기다.
‘종사만복’?, 아무리 이해하려해도 한문이 짧아 ‘종사만복’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설명인즉 “김종규 사단에 들어가면 만복을 받는다”는 뜻이란다.
물론 ‘부래만복’을 빗대어 웃자고 하는 이야기이겠지만 뒷맛이 썩 개운치는 않다.
만복을 누리며 살수있는 자랑스러운 우리고장 부안!
‘부래만복’, 우리만 뜻을 이해하고 살기에는 너무 아깝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