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윤특별기고-부안 님의뽕 축제를 보고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5일간 여름 휴가철 부안댐에서 열린 님의뽕축제.
이름부터 흔하지 않은, 그래서 호기심이 가는 축제이며 작은축제 이지만 전국적으로 잘 알려진 축제이다.
직업이 직업인만큼 축제 이름부터 호기심을 불러 일으켜 조용히 1박2일의 일정으로 님의뽕 축제장을 다녀왔다.
어느 축제이든 축제를 개최하는 목적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 이미지 홍보 효과가 있다. 성공하는 축제의 특징은 축제가 지역의 산업을 견인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면 무주의 반딧불이축제가 성공하면서 무주라는 지역이 전국의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반딧불이를 통해서 축제 참가 유무에 관계없이 사람들이 머릿속에는 청정지역 무주라는 이미지가 심어진다.
함평 나비축제의 경우도 나비라는 이미지를 통해 함평이 청정지역이고 나비가 펄럭이는 나비의 고장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된다. 함평 나비축제가 성공하면서 함평에서 생산되는 쌀을 비롯해 모든 농산물이 비싸게 팔린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비가 청정지역 곤충이 아닌데도 말이다.
여름 휴가기간에 부안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천혜의 관광자원과 어우러진 부안참뽕을 인식시키고 브랜드를 선점하기 위해 부안 님의뽕축제를 개최한다는게 축제를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다.
‘부안참뽕’이라는 브랜드는 2005년 부안군청에서 사양산업인 양잠산업을 기능성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선정하여 ‘신활력 부안 오디(뽕) 특화사업’을 진행하면서 만들어진 브랜드다.
이 ‘부안참뽕’을 널리 알리기 위해 한 민간회사의 자부담으로 님의뽕축제가 2009년부터 시작되었고 18개 업체 40여종의 식품 및 제품들의 전시 판매를 시작으로 올해 8회째를 맞이하고 있다.
님의뽕축제는 부안댐 아래 아담한 공원에서 열리며, 장소의 특성상 가족단위 방문객이 가장 많다. 따라서 축제의 콘텐츠들이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이지 않은 건전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가족들의 유대관계가 돈독해지고 축제장을 찾은 가족단위 참가자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누에, 누에꼬치 전시는 물론이고 뽕주, 뽕주스, 천연 뽕비누, 오디솜사탕, 오디쨈, 상지차 시음 등이 각종 체험과 함께 마련되어 있다.
또한 얼음 속 뽕 미니어처 찾기, 뽕주스 빨리마시기, 뽕제품 이름 부르기, 봉제품 가격 맞추기, 뽕바르고 댄스 등 주제를 반영한 제품, 전시, 프로그램등 콘텐츠로 구성되어 있다.
공연이나 무대이벤트 행사, 거리부스는 축제의 주제에 맞으면서도 재미있는 프로그램들이 많았다.
무대 체험 이벤트에 참여한 방문객에게 “어디사는 누구냐?, 누구랑 왔느냐?”는 인터뷰를 해보면 타 지역에 살다가 휴가차 고향인 부안에 왔다가 축제장에 들른 사람들이 많았다. 피서지로 부안댐을 왔다가 님의뽕 축제에 참가한 사람도 많지만 님의뽕 축제 때문에 부안댐에 방문한 사람들도 많았다. 올해 처음 방문하는 사람보다 두 번 이상 재방문 하는 관광객들이 많았다. 그것은 장소와 축제에 대한 만족도가 높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축제의 부스에 참가한 사람들과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은 매년 부스참가자 들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8년째 참가한 업체들이 많다는 것이다. 부스에 참가한 업체들은 모두가 부안군민 이었고 하나같이 매출에 연연해하지 않는다. 온 가족이 함께 부스를 운영하고 있는 모습도 눈에 많이 띄었다. 그들은 단순히 수익을 위해 부스에 참가한 것이 아니라 축제를 함께 만들어 가기 위해 이 축제에 함께 하고 있다는 자부심과 애정이 아주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축제를 운영하고 있는 주최 측이나 스텝들이 친절하고 안내도 잘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방문객들은 축제의 구경꾼이 아니고 주인공이 되어서 참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이 축제를 자기들을 위해서 준비했다는 것을 느끼고 있는 듯 축제 진행자들에게 호감을 갖고 참여와 협조를 잘 하고 있었다.
축제장을 찾아오는 도로에는 안내시설과 축제를 알리는 홍보용 현수막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축제장 근처에 오지 않아도 격포, 변산, 모항등 인근 관광지에 가는 외지 관광객들에게 홍보효과가 아주 많다. 예산이 허락된다면 좀 더 홍보에 투자를 하면 좋을 것 같다. 예를 들어 포스터와 현수막을 부안의 모든 관광지에 부착한다면 홍보효과가 훨씬 클 것이다.
축제 내의 물건들은 비싸지도 않은 적당한 가격들이었고, 화장실, 편의시설이 좋았다. 주차장도 대단히 넓고 잘 조성되어서 불편함이 없고, 물놀이를 할 수 있는 분수와 냇가는 무더위를 날리며 축제에 매력을 더해주었다.
다양한 참여 형 무대이벤트, 공연, 적절한 경품등이 좋은 반응을 보였던 것 같다. 축제장을 찾은 방문객들은 물놀이도 즐기고 축제도 즐기고 1석2조의 만족함을 느낀다.
더욱이 가족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내라고 무대행사나 공연을 계속 진행 하지 않고 적절하게 시간적인 여유를 주었다가 진행하는 운영의 묘가 돋보인다.
돗자리나 텐트를 치고 즐기고 있는 방문객들에게 찾아가 뽕제품을 시식 시키는 등 방문객들에게 다가가서 소통하는 프로그램도 좋을 듯하다. 뽕축제의 사진을 SNS에 올리고 인증하면 선물을 주는 프로그램도 좋고, 부안참뽕 마스코트 캐릭터를 풀어놓아 아이들이 캐릭터와 사진 찍을 기회도 주고, 축제를 대표하는 포토존을 만들어 방문객들이 자발적으로 홍보하게 만드는 방법도 좋겠다.
축제의 콘텐츠에 아이디어를 하나 제안 하고 싶다면, 살아있는 누에를 먹는 이색체험에 도전하는 프로그램을 제안한다. 축제에서 가장 강력한 이미지를 줄 것이다.
먹을거리는 축제의 매력을 높이는데 아주 커다란 요소이다. 방문객들이 삼겹살등 먹을 것을 준비해서 오지만 축제장에 오면 축제에 맞는 축제음식들을 시식해보고 싶은 욕구가 기본적으로 있다. 그러나 먹거리 부스가 너무 부실해 보였다. 양과 가짓수가 너무 적다는 의견들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먹거리를 훨신 더 많이 보안해서 지역경제 발전에 도움도 되고 축제장을 찾은 방문객들의 만족도를 높여야 하겠다.
경제효과를 살펴보면 부스에 참여한 사람들은 직접적인 효과도 있겠지만 인근 주변상가에 영향을 줬는지는 의문스럽다.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보면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측면에서 보면 축제 공간이 부안댐에서 부안 읍내로 옮겨 보면 어떨까 하고 조심스럽게 제안해 본다. 부안읍내에도 방문객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읍내에서 축제가 열리면 아무래도 지역경제 활성화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한번쯤 시도해봄도 좋을 듯하다.
8회째 진행되는 부안 님의뽕 축제를 통해 방문객들은 부안의 오디, 뽕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형식적으로 보여 지는 축제가 아닌 몸으로 체험하고 직접 참여하는 부안축제로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부안 님의뽕 축제’ 지금까지도 많은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부안의 오디, 누에, 뽕 산업을 견인하는 축제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문화관광축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