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택 특별기고-포괄간호서비스 도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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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메르스 사태를 거울삼아 의료행정과 의료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과 개선이 필요하다. 이 중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추진하는 포괄간호서비스는 우리의 의료문화를 개선하는 효과적인 방안으로 전면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포괄간호서비스는 간병이 필요한 환자에 대해 간병인을 고용하거나 가족이 간병할 필요 없이 전문적 간호지식을 지니고 있는 병원의 간호인력이 종합적인 간병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이다.
간병인 제도는 한국과 대만에서만 실시되는 제도로 보호자나 간병인이 환자 곁에 상주하면서 환자를 돌보는 것이다. 좁은 병실에 전문적 간호지식이 없는 간병인이 환자의 간병을 담당하다보니 간병의 질이 떨어질 뿐 아니라 개인위생 및 병실 환경에도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친다. 또한 비용 면에서도 개인병원 기준 1일 7~8만원이 소요되어 대다수 환자들에게 경제적, 정신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비해 포괄간호서비스는 전문적 간호지식을 지닌 간호사에 의한 의료기관 내 간병서비스이다. 때문에 환자와의 심리적 일체감 형성이 용이하고, 인력 확대 배치로 24시간 팀 단위 간호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며, 전문성이 보장되어 책임감 있는 간호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간병비가 건강보험에 적용되면 현행 입원료에 하루 4,100~7,400원 정도만 추가되어 의료비 부담도 매우 감소되는 이점이 있다.
이미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3년 7월부터 13개 병원에서 포괄간호서비스 시범사업을 실시했으며, 2014년도에는 28개 병원에서, 그리고 2015년 5월 현재 31개 병원에서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올해에는 간호인력 구인난을 고려해, 강제적용이 아닌 병동 단위 자율참여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며, 2015~2017년 까지는 지방 중소병원과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2018년부터 전체 병원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와 같은 포괄간호서비스의 도입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무엇보다도 충분한 간호인력의 확대가 요구된다. 우리나라는 간호사 1인당 20명의 환자를 돌보는데 비해 미국이나 호주는 1인당 4~5명, 일본 7명으로 환자 수에 비해 간호인력이 상대적으로 많다. 때문에 간호인력의 효율적 공급을 위한 간호대학 정원 증원이나 시간제 근무 활성화 등의 정책이 개발되어야 한다.
옛말에 ‘긴 병에 효자없다’란 말이 있다. 간병의 육체적 심리적 고통을 압축한 표현이다. 유교문화의 영향으로 효(孝) 사상이 가족 구성원의 윤리적 가치로 존중되어 가족 간병과 잦은 병문안이 효(孝)와 예(禮)의 표현으로 간주되어 온 우리들의 의료문화도 이제는 개선되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핵가족화와 맞벌이 가정, 1인 가족의 확대와 평균 수명 증가 등은 의료정책 및 간병문화에도 합리성과 효과성, 전문성의 가치가 적용되어지기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 변화 속에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추진하는 포괄간호서비스는 매우 시의적절한 정책이라 생각된다. 차제에 국민들의 의료만족도와 삶의 질을 높이는 유용한 포괄간호서비스가 확대 적용되어 선진 의료문화 국가로 나아가기를 기대해 본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부안고창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