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묵기고-생애 첫 아웃턴십!! 청소년에게 직업교육기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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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과학자, 경찰관, 선생님, 간호사…. 필자가 어렸을 적에 생각하던 아이들의 직업들이다. 시대가 바뀌면서 최근엔 게임프로그래머, 캐릭터 디자이너 등 직업의 세계도 다양해졌다. 바뀌는 속도가 워낙 빨라 이런 분야에 밝은 아이들조차 생경하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그러니 아날로그에 멈춘 기성세대들에겐 여간 마뜩한 일이 아닐 것이다. 경제사회 현상이 다양해지면서 청소년들이 스스로 직업을 찾기란 여간 쉽지 않다.
과거에 대학생들이 직업을 찾는 시기였다면 최근엔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직업에 대한 고민이 새로운 화두가 되고 있다. 최근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이 어려운 청년실업 여파가 청소년에게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취업이 잘되는지 여부가 진로 선택의 주요 관점이 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의 '청소년 통계조사'에서 15세~24세 청소년이 가장 고민하는 문제는 ’2002년에는 ‘공부(39.8%)’와 ‘외모·건강(19.7%)’이었으나 ’2014년에는 부동의 1위 ‘공부(39.2%)’에 이어 ‘직업(25.7%)’이 다음으로 꼽혔다. 청년실업이 심각해지면서 직장에 대한 염려가 학생층에게도 중요한 걱정거리로 등장한 것이다. 직업선택 요인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적성·흥미(34.2%)’, ‘수입(27.0%)’, ‘안정성(21.3%)’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청소년들이 본인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결정하고 싶으나, 다양한 직업군을 접하고 직업별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는 진로학습 환경이 부족한 것을 이유로 들 수 있다. 즉 청소년이 스스로 자신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거나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방향성을 탐색하거나, 변화하는 직업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아일랜드는 전환 학년제(Transition Year, TY)를 운영하는 유럽의 대표적인 나라다. 중학교를 마친 고교과정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고안한 프로그램인데, 학생들은 1년간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특히 직장 체험학습을 통해 장래의 진로에 대한 고민과 직업기술 및 능력을 획득하는 기회를 얻게 된다.
학생들은 평균 15일 동안의 직업체험을 하고 있으며, 모든 학교에서 최소 5일정도의 직업체험을 정규 커리큘럼에 배치해 학생들의 사회적응 능력을 높인다고 한다.
통계청에서는 그 동안 초등학생, 중학생을 대상으로 어린이통계교실을 열어 어렵게 생각하는 통계에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오고 있다. 또한 매년 통계활용대회를 개최해 학생들을 자료수집이나 분석 과정에 참여시킴으로써 통계에 대한 관심과 문제해결 능력을 길러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과정이 청소년들이 통계를 접할 수 있는 기회는 되었지만 통계청 공무원이란 직업에 대해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아 아쉬움이 있었다는 생각이 있었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호남지방통계청 정읍사무소에서는 호남중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청소년 아웃턴십(Outernship) 직업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고작 중학생에게 무슨 직업교육이냐 할지 몰라도 학교교육도 궁극적으로는 사회생활, 특히 자신의 능력을 살리고 국가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 좋은 직업을 찾는 과정이라는 판단에서다.
Outership은 Internship과 의미가 다르다. 인턴십(Internship)은 개인의 역량과 회사의 필요에 초점을 맞춰 취업을 하기 위해 거치는 과정이지만, 아웃턴십(Outernship)은 진학·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청소년에게 사회에서 직장이 존재하는 이유와 가치, 직업의 중요성과 의미를 직접 찾아내도록 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직업선택의 과정과 필요성, 직업이 가지는 사회적 가치, 또 그것이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가치 등을 경청하는 청소년들의 눈빛은 기성세대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진지하다.
우리지역 청소년들이 진로탐색을 통해 학교 밖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회현상을 이해하고 직업에 대한 사고능력을 높여 그들이 바라는 꿈을 향해 정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정정묵/호남지방통계청 정읍사무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