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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칼럼-서림춘추

조덕연칼럼-여행중에 있었던일

서림신문 기자 입력 2012.12.26 21:58 수정 2012.12.26 09:58

 
↑↑ 조 덕 연 서림신문 논설위원
ⓒ 디지털 부안일보 
막내딸이 시집을 갔다. 십수년을 떨어져 지내다 시집을 갔기에 별다른 느낌이나 서운함은 없다. 오랫동안 떨어져 있었고 더구나 나이 서른이 넘도록 혼자 있다는것이 걱정이 된 터라 모든 것이 기쁨일줄 알았는데 막상 시집을 보내고나니 같이한 세월이 생활중에 문득 문득 묻어나고 허전해 옴은 어인 심사일까? 아내의 마음은 더할것이다. 오랜만에 여행을 계획한다. 발품을 팔아 관광을하는 여행보다는 휴양하는 여행이 좋을까 싶어 미국의 해외 영토인 괌(GUAM)을 선택하여 가이드 없는 4박5일 여행이 시작된다. 첫날은 섬 전체를 살펴보는 괌 투어로 시작한다. 힘의 논리에 의해 스페인 에서 미국으로 그리고 일본을 거쳐 다시 미국으로 지배권이 바뀌는 슬픈 역사를 가진 약소민족의 삶의 터전, 길이가 50㎞에 지나지않는 작은 산호의 섬, 해발 406m 의 람람산이 제일높고 열대 정글이 아름다운 곳, 관광 안내 표지가 한글로 표기된곳도 많고 상가의 간판 또한 정겨운 우리글이 자주 눈에 들어오는 걸로 보아 괌은 우리에겐 낯선 거리가 아니다. 여행 둘째날은 선택 관광으로 썸머 크루즈를 택하여 넘실대는 파도를 가르며 돌고래를 찾아 떠난다. 수십 마리의 돌고래 떼가 우리를 즐겁게 맞이한다. 조련한 것도 아닐텐데 수년간 먹이로 길들여 진듯 뱃머리 에서 경쟁이라도 하듯 쇼를 하고 있는 모습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선상에 준비한 참치회와 맥주가 제 맛이다. 원주민인 선장이 서툰 우리말로 “소주있어” 하며 참이슬 한병을 내놓으니 재미를 더한 흡족한 시간이되어 머릿속에 가득한 잡념을 내려놓는다.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자유를 마음껏 만끽하다보니 바라던 꿈을 이루어 낸듯 마음이 설렌다. 거리엔 차가 달리고 있으나 사람이 우선임을 느낄수 있다. 급하지않은 여유로운 운전이기에 평화로워 보인다. 그늘 밑에서 바다를 보며 즐긴다. 셋째날은 투몬 북쪽 건비치의 위쪽에 자리하고 있는 사랑의 절벽을 관광한다. 슬픈 사랑의 전설을 간직한 이곳은 숲에서 깎아지른 듯한 수십미터의 절벽과 해변의 절경이 펼쳐진다. 아름다운 한 차모로 여인 에게는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다. 부모에 의해 권력을 가진 스페인 장교와 강제 결혼 하게 된다. 부모의 완강한 반대로 사랑을 이루지 못한 두 연인은 몰래 섬을 빠져 나가다가 쫒기게 되자 이 절벽에 이르러 함께 머리를 묵고 바다로 몸을 던졌다는 슬픈 사랑의 이야기를 테마로 일본인 들이 관광 상품화 한듯 안내하는 간판이 모두 일본어로 되어있다. 마지막 날은 바다도 거닐고 수영도 하고 준비해간 책도 몇 단락 넘기고 쉬고 있을때 전화벨이 울린다. 둘째날 선택하여 다녀온 관광비용을 받으러 갈테니 준비하란다. 우리는 그 비용을 관광 하는날 배에서 내리며 계산하고 왔음을 말하는데 그는 믿지를 않는다. 수년간을 함께해온 그 애들이 돈을 받고도 말 안할일이 없다며 내가 거짓말 하고 있다 단정해 버리니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거짖꾼 으로 몰아가는 그와 큰소리가 오가다. 결론은 그 선장과 삼자대면키로 하고 전화를 끝는다. 낭패다 말이 통하지 않는 사회에와서 그들이 아니라면 나는 거짓말하는 사람이 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저녁을 생새우와 킹크립 그리고 백포도주 까지 곁들이며 여행 마지막 을 즐기고 있을 무렵 로비에서 선주와 선장이 기다리고 있다는 연락이 온다. 어차피 포기한 것 조금 기다리게 하고 식사를 마칠 무렵 그들이 식당에와서 미안하다 사과한다. 선장의 집에 일이있어 돈을 받았음을 미쳐 선주에게 말하지 못함에서 빚어진 잘못을 용서 해달라 청한다. 인간이 사는곳은 어느곳이나 믿음이 있는 사회라 는걸 느끼게 하는 순간이다. 잠시라도 그들을 미워하고 멸시하려 했던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즐거운 여행 마무리가 좋아 좋은 추억으로 남을 듯 싶다. 눈을 감으면 투명한 바다가 보이는 낭만의 섬 그곳이 그리워질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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