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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특별기고

최은숙기고-나는 오늘도 행복합니다

서림신문 기자 입력 2012.12.25 21:02 수정 2012.12.25 09:02

↑↑ 최 은 숙 운호지역아동센터장
ⓒ 디지털 부안일보
진서면 운호지역에는 반경 약 8㎞안에 학교 외에 아무런 교육시설이 없습니다. 또한 이 지역은 한부모, 조부모 가정의 아동들이 많고 보호자가 생활형편이 어려워 밤늦게까지 식당설거지나 막노동, 농사, 김공장 등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운호교회에서는 12년전 운호지역아동센터의 인가를 얻기 전부터 아동센터 개소와 더불어 아이들의 야간보호를 도맡아 하고 있었습니다. 12년전, 아동센터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무조건 방과 후 방치된 아동들을 교회로 불러모아 함께 놀고 공부하는 일을 시작 했습니다. 우연히 방문한 한 공무원의 권유로 아동센터를 알게되어 2005년에 인가를 얻고 부안군 최초의 아동센터가 설립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아이들만 보면 마냥 좋아서, 펄펄 끓는 열정하나로 시작했던 일입니다.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것은 모두 프로그램화 하여 읽혀주고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늦은 밤까지도 프로그램을 다 소화해 내지못해 토요일엔 드럼과 오케스트라교육, 일요일엔 미술교육을 하는 등 365일 문을 열었습니다. 재미를 붙인 아이들은 북새통을 이루었고 “영어로 말해라”, “한자를 외워라”, “EBS를 시청해라” 꽁무니를 쫓아다니는 우리의 이야기를 잘도 따라 주었습니다. 덕분에 학원 문턱한번 밟지 못하고 자란 된장 냄새나는 토종 촌놈들이 서울대에도 가고 중앙대, 숙명여대, 전북대, 군산대에도 보란듯이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눈물나게 고마운 아이들입니다. 눈물나게 고마운 우리의 자식들입니다. 센터 관계자 모두 흥이 절로나 기뻐 춤을 추고, 아이들은 줄을이어 과부화가 일어날 지경이고, 밤낮으로 아이들과 씨름해야하는 교사들은 지쳐가기 시작했습니다. “이건 아니다” 싶어 올해 공동모금회 야간보호복권기금사업에 손을 내밀었는데 감사하게도 내민 손을 잡아주었습니다. 복권기금사업을 통해 야간 전담교사가 채용됐고, 덕분에 다른 교사들이 숨을 쉬게 되었고, 기타강사, 요리강사, 영어강사, 수학강사가 채용되었습니다. 가정특성상 아이들이 혼자서도 요리할 수 있도록 요리 실습교육도 하고 있습니다. 재료를 다듬고 도우며 협동할 수 있도록 요리를 배우며 얼마나 즐거워하고, 조별로 피자도 만들고 김치전도 부치며 얼마나 행복해 하는지 센터 곳곳이 고소한 냄새로 날마다 잔치분위기였습니다. 늘 기타를 배우고 싶은 친구가 많았는데 경제적인 이유로 그동안 미루다가 복권기금사업에 선정되어 그에따른 지원으로 기타를 구입하고 강사를 초빙하게 되었습니다. 밤늦은 것도 아랑곳 하지않고 기타줄 튕기기에 여념이 없는 아이들을 보면 그 행복을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동네 아주머니들까지 동참하고 있어 명실공히 지역복지에 기여하고 있다는 뿌듯함까지 갖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도레미파…….’도 모르던 아이들이 두달여 지나자 “나의 살던 고향”을 합주를 하게됐고, 이를 도와 피아노로 협주를 해주던 저는 감격의 눈물이 앞을 가리고 가슴이 먹먹하여 한동안 멍하니 아이들만 바라보았습니다. 영어수업은 교재 ‘리딩튜터’를 각자 수준에 맞게 선정하여 즐겁게 공부했고, 수학은 학년별 교재와 더불어 생활속 수학을 가르쳤더니 공부인지 놀이인지 구별도 못하고 자신도 모르게 아이들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복권기금사업덕분에 교육의 품질이 높아지고 아동들의 행복체감온도가 상승하고, 보호자들은 “우리도 아동센터 다니고 싶다”고 농담을 해 오십니다. 저는 오늘도 행복합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이시간이 제일 행복 합니다. 생활형편은 어렵지만 교육에 대한 갈망이 있는 아동 청소년 여러분! 밤늦게까지 행복하고 싶으신 분! 운호지역아동센터로 오세요. 그리고 그동안 많은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에게 지면을 통해서나마 감사하다는 인사를 올립니다.
↑↑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지역 아동들과 청소년들을 위해 꾸준하고 폭넓은 활동을 벌여오므로서 지역주민들로부터 칭송이 자자한 운호지역아동센터(센터장 최은숙)가 올해 공동모금회 야간보호복권기금사업에 선정되어 더더욱 활기를 띠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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