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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석 기
부안서림신문 대표 |
ⓒ 디지털 부안일보 |
부안군이 우리고장 ‘부안’을 좀더 널리 알리기 위해 대표축제 준비가 한창이다. 축제운영위원회가 구성이되고, 좀더 나은 축제를 만들어 내기위해 한국관광공사와의 연구용역 체결과 함께 착수보고회를 가진데 이어 1박2일 동안의 워크숍을 마련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이는 인근지역의 대표축제로 인한 명성을 부러워하고 안타까워하는 다수 군민들과 부안 지도층 인사(?)들의 “우리고장 부안이 대표축제 하나 없어서야 되겠느냐?”는, 부안군에 대한 핀잔섞인 주문에서 시작되지 않았나 싶다.
이에 필자는 ‘꼭 대표축제가 필요한 것인가’ 묻고싶다.
대표축제란, 그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인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표축제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진다. 하나는 그 고장에서 수백년 아니면, 수십년동안 전통적으로 내려온 문화행사가 대표축제로 승화된 것이며, 또 하나는 지방자치가 시작되면서 자치단체장들의 성과물로 만들어진 축제를 들수있다.
최근 우리고장을 중심으로 인근 지역의 이름난 대표축제들을 살펴보면 김제지평선축제와 무주반딧불축제, 함평나비축제를 들수있다. 이들 축제는 대여섯 가지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지방자치가 시작되면서 만들어 졌다는 것과, 자연관광지나 볼거리가 없어 평소엔 관광객들을 찾아볼수 없는 지역이고, 내놓을만한 먹거리나 특산품이 없어 어느 지역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상품(지평선, 반딧불, 나비 등)을 주제로 삼고있으며, 한 자치단체장이 3선을 역임해 12년 가까이 축제를 이끌어 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전국적으로 축제들을 살펴보아도 이 같은 공통점은 크게 다르지 않다.
쉽게 말해 궁여지책으로 지역을 알리고 사람을 끌어 모으기 위해, 김제지평선축제의 경우 15억여원 등 10억원 이상의 예산을 들여 억지로 만들어진 축제들이란 이야기다.
또, 한 자치단체장이 재선 또는 3선이 되어 장기적으로 행정을 이끌어 오면서 10년 이상의 전통을 만들어 갈수 있었던 축제로, 바통을 물려받은 차기 자치단체장이 싫으나 좋으나, 미우나 고우나 축제를 이어갈 수밖에 없도록 확고한 전통을 세워놓았기 때문에 대표축제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이다.
어찌보면, 산 들 바다의 천혜적인 관광지를 갖추고 있는데다, 오히려 없는것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먹거리와 특산품이 고루 갖추어져 있고, 게다가 새만금 개통으로 수많은 관광객들이 계절에 관계없이 밀려오는 우리고장 부안의 입장에서 볼때 이들 지역과의 입장이 크게 다른것이다.
전국적으로 살펴볼때, 가장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지역이 1순위가 서울이며 2~4 순위를 제주도와 강릉 부산 등이 나눠갖고 있을게다.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드는 이들 지역의 대부분이 대표축제가 없는게 특징이다. 반면 방문하는 관광객들에 대한 서비스와 다시 찾도록 만드는 전략에 더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배가 불러서가 아니라, 대표축제를 만들어 나가는데 수많은 예산과 행정력이 투입될게 불을보듯 뻔 한데다 사계절 관광객이 몰려드는 이들 지역은 1년 365일중 3~5일 동안 열리는 축제가 투자대비 효과란 그리 크지 않으며, 자치단체장의 성과물에 그치고 자칫 동네축제로 전락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우리 부안도 이들 지역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다.
게다가 산과 들, 바다가 고루 갖추어져있고 먹거리와 특산품이 풍부한 우리고장 부안은 축제 주제선정에도 어려움이 많은게 사실이다. ‘바다’에 중점을 두면 ‘들’과 ‘문화’가 섭섭해 하고, ‘들’에 중점을 두면 ‘바다’와 ‘문화’가 섭섭해 한다. ‘오디’에 중점을 두면 ‘젓갈’과 ‘생선회’가 서운타 한다. 따라서 종합축제 형식을 빌리자니 특색이 없다한다. 너무 많아서 대표축제하기가 어려운 지역이 우리 부안인 것이다.
우리고장 부안도 행정중심의 대표축제를 만들기 보다는 오히려 사계절 연중 어느때나 부안을 찾은 관광객들이 체험하고, 맛보고, 즐길수 있는, 작고 소박하며 지역주민들이 직접 만들어 가는 특색있는 축제의 고장으로 만들어 나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겨울엔 겨울바다 축제와 해넘이축제, 설숭어축제를 비롯한 봄, 여름, 가을엔 유채꽃축제, 동진감자축제, 줄포수박축제, 뽕축제, 곰소젓갈축제, 격포노을축제, 전어축제, 당산축제, 연날리기축제, 내변산축제, 마실길축제, 수성당제사축제, 위도띠뱃놀이축제, 모항갯벌축제, 매창축제 등등. 부안을 찾고자 하는 관광객들이 계절에 관계없이 어느때고 부안관광과 함께 부안의 문화와 특산품을 만날 수 있는 작은축제의 고장으로 만들어 가는것은 어떠하겠는가.
‘부안’하면 언제나 함께할수 있는 ‘작은축제의 고장’으로 이름을 날리는 것도 괜찮을 성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