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주최 제8회 병영문학상 입선작>
불통 지대
송초승달
(현역병․계화면 의복리 출신)
곳은 소리 없는 메아리뿐,
그리움은 그리움으로 허탕치고,
철조망에 비가 온다.
오래 전에 한 작별의 인사로 골짜기는 골짝골짝 깊고
그 이별을 자양분으로 잔뜩 우거진 채 초목은 비무장이다.
그리고는 저그덜 끼리 저그덜 끼리 푸른 이웃이다.
그러나 사막이다.
이 얼굴이 저 얼굴 읽지 못하도록
이 가슴이 저 가슴 더듬지 못하도록
인기척의 뿌리가 모래처럼 메말라버린 곳, 여기는
청족 홍족 두 부족이
서로에게 건너오지 않는 곳,
서로에게 건너가지 않는 곳이다. 그래서
그 위에 내가 서 있는 것이다.
두더지처럼, 이별을 지키는 것이다.
이별이 이별을 지키는 것이다.
모든 비에 젖어서, 철조망은 더욱이 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