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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칼럼-서림춘추

송성섭칼럼- 그날이 온다면

서림신문 기자 입력 2009.02.05 13:36 수정 2009.02.05 01:43

 
ⓒ 디지털 부안일보 
메마른 가지에 물이 오르기 시작하니 봄이 머지않았나 보다. 겨울은 어느 해보다 춥고 가난한 계절이었다. 봄이 찾아 올 것 같지 않은 동토에도 겨울이 가면 봄이 온다는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지는 못하는 것 같다. 암울하고 척박한 세상에서도 생존의 의미를 찾아야 하는 고달픈 삶이 우리의 인생살이다. 온 누리에 따스한 햇살이 퍼지고 만물이 소생하는 찬란한 봄이 온다 해도 조금도 나아질 기미기 보이지 않는 가난한 우리네 살림이 서럽기만 하다. 있는 자는 있는 자대로 없는 자는 없는 자대로 편을 가르듯 서서 증오의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섬뜩한 세상이 되었다. 세월에 속고 사는 것이 인생이라지만 곤궁한 처지는 사람의 심성까지 피폐시키는 무서운 독소가 된다. 누구를 탓할 수도 탓해보아도 자신의 무능을 자위할 수밖에 없는 세상이지만 나라 살림을 조금만 잘하는 정치가 있었다면 이 땅에는 아직은 희망의 빛이 남아 있고 오늘의 고통을 감내하기가 한결 수월하지 않았을까. 빈부의 격차는 하늘과 땅만큼 벌어지고 서로를 헐뜯고 미워하는 마음의 골이 너무 깊었으니 삭막하고 어두운 세상이 되어버렸다. 입에 담기조차 부끄럽고 말하기조차 역겨운 사실이지만 해머와 전기톱이 등장하는 국회가 되어 세계적 조롱거리와 망신을 사고, 소통의 정치를 한다던 말은 허구가 되고 ‘네탓’의 정치판이 되고 말았으니 스스로 부끄러운 줄을 아는 자는 한강수에 몸을 씻으라. 설령 국민소득이 4만불을 넘는다 해도 정치꾼은 저능아 수준이고 국민정서는 타락하고 빈곤한데 경제대국 물질의 비대만으로 선진국인들 상식이 통하지 않고 도덕률이 땅에 떨어진 이 시대 이 땅에서 얼마나 큰 의미가 있고 얼마나 큰 행복이 얻어지겠는가. 부정과 비리가 판을 치는 나라 국회폭력 사태로 조롱거리가 되는 나라. 부끄러움을 모르는 나라에서 우리가 살고 있다. 사람이 태어나는 것은 자기 의지와 전혀 무관한 일이지만 나는 이 땅에 태어난 것이 살고 있는 것이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 과연 이 땅에 태어남을 소중하게 여기고 조국이 자랑스럽다 말할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사람이 일평생을 살면서 좋은 날도 있고 힘든 날도 있으며 고통의 날도 있기 마련이지만 이 치욕의 세월을 어찌 할 것이며 우리는 이 시대가 왜 슬퍼지는가. 있고 없는 것은 사람의 능력이라 치자. 국가 경영의 잘못으로 고통받는 것도 우리들의 팔자소관이라 한다면 너무나 억울한 일이 아니겠는가. 물질의 풍요가 행복의 척도가 아니듯 빈한하다고 하여 불행의 척도가 아니다. 다만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절망에 이르는 병이 되고 마는 것이다. 해방후 민주공화국이라는 나라가 언제 한번 제대로 국민이 주인되는 때가 있었던가. 차이고 밟히고 시달리면서 한 많은 세월을 살아왔다. 위정자 그들은 무엇을 하였던가. 사리사욕에 눈이 멀고 권력에 맛들여 구미대로 정치를 하고 하늘에 닿는 백성의 울음소리에 귀를 막는 정치꾼들이 아니었던가. 생각하면 우리 스스로가 동조자요, 방관자였다. 이제는 모든 것을 말할 수 있는 국민이 되어야 하고 모든 것을 행동 할 수 있는 국민이 되어야 한다. 국회의원도 절반쯤 줄이고 지자체 의원도 줄어야 한다. 숫자가 많다고 일을 잘하는 것도 성과를 올리는 것도 아니다. 국민세금으로 밥그릇을 채우고 신선놀음에 외유나 하고 패거리 정치나 하는 국회의원 그들부터 구고조정에 들어가야 한다. 반도 그것도 허리가 잘린 좁은 땅에서 국민대비 국회·지자체의원수가 너무나 많다. 양보다 질이 중요한 것이며 국가와 국민을 사랑하는 열정과 소신과 철학이 있고 청렴한 인물이 이 땅을 가꾸어야 한다. 우리에게는 얼마나 많은 세월이 지나야 바로서는 나라가 되고 불신의 벽을 넘어 복된 땅이 되려는가. 그날이 온다면 오늘의 시련을 우리는 달게 참고 기다리련만……. 엄동설한의 칼바람도 점차 누그러지고 머지않아 이 강산에 꽃피고 새가 노래하는 봄같지 않은 봄의 길목에서 고통과 슬픔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으려니. 밤마다 피울음 우는 소쩍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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