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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칼럼-서림춘추

최진규칼럼-슬기로운 명절보내기

서림신문 기자 입력 2024.02.08 12:26 수정 2024.02.08 12:26

최진규칼럼-슬기로운 명절보내기
 
ⓒ 부안서림신문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곱고 고운 댕기도 내가 들이고 새로 사온 신발도 내가 신어요” 곧 민족 대명절 설날이 다가온다. 동요의 한 구절처럼 설날은 우리에게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모처럼 가족, 친지, 지인들과의 만남으로 부푼 기대감을 준다. 어린시절 대도시로 취업나간 형이나 누나가 설날 선물로 신발이며 장난감을 사왔다는 친구가 부러운 시절도 있었고 세뱃돈을 받으러 친구들과 온 동네에 세배를 다니던 철부지 시절도 있었다. 이렇듯 우리에게 명절은 저마다 아름다운 추억이 담겨 있다. 하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명절은 아름다운 추억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명절로 인하여 세대 갈등이나 고부갈등 같은 가정문제 또한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전통적인 관습과 현대적인 사회생활이 공존하고 빠른 산업화로 고도성장을 한 현대에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더욱더 그렇다. 핵가족 혹은 1인 가구로 살아가던 사람들이 명절을 맞아 자주 경험하지 못하는 대가족의 일원으로 며칠이지만 변화된 생활을 하면서 일어나는 육체적, 심리적인 각종 문제로 인하여 명절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평소 자주 만나지 못한 사람들이 가족, 친척이라는 이름하에 다양한 상황을 경험하게 되고 생소한 상황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것이다. 이는 과거 주부들에게 나타나는 명절증후군과는 사뭇 다르다 이제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전 세대층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다. 오랜만에 설렘을 가지고 만나야 할 가족이나 친척이 심적, 육체적 부담이 되어서는 안 된다. 올 설명절은 이렇게 한번 보내보자. 명절 후 각종 갈등으로 인하여 이혼하거나 심각한 가정불화가 매스컴을 통해서 보도되는 일이 이제는 의례적으로 되어 버렸다. 슬기로운 명절을 보내기 위해서는 그동안 명절의 숨은 공신이었던 주부들의 가사노동을 함께 분담해 보자. 명절 음식준비, 차례상 보기, 산더미 같은 설거지 등 주부들에게 편중된 가사를 가족 전체가 고루 분담하여 스트레스와 고충이 없는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서로가 노력하는 것이 행복한 명절기간을 보내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주부들이 겪는 명절 증후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남편의 역할이며 내 자식이 귀한 만큼 내 며느리 사위도 귀한 자식이라는 시부모님의 마음가짐 또한 매우 중요하다. 최근에는 명절 기간 가족 전체가 여행을 가서 그곳에서 간단하게 차례를 모시고 가족 간 화목과 우애를 돈독히 하는 시간을 갖거나 며느리에게 명절 특별휴가를 주는게 시부모님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한다. 오랜만에 만나는 사이인 만큼 가족 간의 예의를 지키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내가 싫어하는 대화 주제는 상대방 역시 싫어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며 민감한 부분에 대해서는 가능하면 언급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취업, 학업, 결혼, 2세 문제 등 젊은 세대들에게 민감한 사항은 언급을 줄이고 좋은 날, 좋은 사람들과 좋은 말만 하는 것이 상황에 가장 어울리는 대처가 아닌지 싶다. 지난 몇 년간 국내경기 침체와 가계경제 부담 증가로 인하여 설명절 선물이나 세뱃돈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선물의 크기보다는 작지만 정성스레 준비한 사람의 마음을 더 고맙게 생각하는 미덕과 적정한 세뱃돈 지급으로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가 부담없이 편하게 주고받는 게 가장 큰 배려가 아닌지 싶다. 아무쪼록 이번 설명절은 담장 너머로 웃음소리가 정겹게 들리는 설명절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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