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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칼럼-서림춘추

최진규칼럼-치졸한 복수인가?

서림신문 기자 입력 2023.09.27 11:11 수정 2023.09.27 11:11

최진규칼럼-치졸한 복수인가?
 
↑↑ 최 진 규 서림신문 논설위원
ⓒ 부안서림신문 
지난 8월 많은 문제점을 남기고 파행으로 폐막 되었던 2023 새만금 잼버리대회의 후유증이 계속되고 있다. 이로 인한 시시비비를 가리고자 감사원 감사가 본격화되고 있는 시점에 내년도 새만금관련 SOC(사회간접자본)예산이 대폭 삭감되는 등 전북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잼버리 파행이후 정치권에서는 네탓내탓 공방을 이어오다 지난 29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2024년 정부예산에 새만금사업 관련 예산이 5000억원 이상 삭감되는 사상 유례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와 함께 새만금사업의 기본계획 재수립을 지시하는 등 잼버리 파행이후 정부에 일련의 조치들은 전북도민들이 받아들기에 충격 또한 매머드급으로 다가오고 있다. 1989년 노태우 정부부터 시작된 새만금사업은 그동안 8번의 새 정부를 거치면서 정권의 입맛에 맞게 기본개발계획을 수차례에 걸쳐 변경하였다. 단군이래 최대의 간척사업으로 불렸던 새만금 개발사업이 재검토되어 지금의 기본계획보다 전북의 발전을 더 획기적으로 가져올 수 있는 전망을 제시한다면야 33년 기다렸는데 1년을 더 못 기다릴까? 하지만 우리가 걱정하는 이유는 사업축소나 개발지연으로 인하여 그동안 동북아의 물류허브로 만들고자 했던 전북도의 구상에 차질이 생기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차질을 넘어 그동안 공들여 유치했던 기업들의 투자계획이 유보나 백지화로 이어지는 연쇄적인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새만금이 어떻게 탄생했는가? 선대 때부터 바다일을 천직으로 생각하며 살아온 어업종사자들의 황금어장을 내어주며 부모 세대에는 비록 못 먹고 못 살았지만 내 자식 세대 만큼은 새만금개발로 인하여 획기적인 지역발전으로 알찬 일자리가 생기고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내어준 삶의 터전이 아닌가! 33년이 지난 지금의 새만금 안쪽만 들의 삶은 어떠한가? 청년들은 모두 떠나고 동네에는 아이 울음소리조차 들리지 않으며 이제는 지나다니는 사람들조차 없어 개들도 짖는 방법을 잊어버리고 팔순 노모만 쓸쓸한 마을 어귀를 지키고 있는 황막한 곳으로 변해버렸다. 필자가 대학시절 경제학 강의 때 배웠던 갯벌의 가치는 농지의 30배의 가치를 한다고 하며 제조업의 가치는 농지의 200배의 가치를 한다고 배웠다. 그만큼 간척 개발사업으로 기업이 들어오고 투자가 유치되면 경제 파급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이에 전북도민들이 새만금에 민감한 것은 다른 지역 개발사업에 비해 너무도 사업진척 속도가 더딘 데에 있을 것이다. 정부에 최초의 개발계획은 농지를 개발하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차츰 쌀소비가 줄어들고 기술발전으로 쌀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농지비율은 대폭 줄이고 산업, 관광, 무역용지로 기본계획을 변경하는 과정을 여러번 추진하여 왔다. 과연 언제쯤 개발사업이 마무리될지 기약조차 없는 상황에서 예산삭감을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현재 새만금예산은 관련부처에서 기재부에 건의하고 반영된 예산을 국무회의에서 삭감한 상황이다. 이는 추후 국회본회의 예산심의과정에서 얼마든지 재편성을 할 수 있는 사항인 만큼 예산심의과정에서 새만금 개발사업의 당위성, 타당성, 지역균형개발, 그동안의 정부의 약속 등을 집중적으로 부각하여 되돌려 놓는데 전북 정치권의 역량이 필요할 때이다. 전북도 입장에서는 절박한 상황임을 알고 있지만 릴레이 삭발이나 단식투쟁보다는 이럴 때일수록 기재부나 정부가 납득하고 삭감할 수 없는 논리와 근거를 제시하여 예산확보에 온 힘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새만금 개발사업이 이제는 정쟁이 도구가 되어서는 아니 되며 순리대로 개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늘도 힘겹게 투쟁하고 예산확보에 힘쓰고 있는 전북 출신 정치인에게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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