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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칼럼-서림춘추

조덕연칼럼- 입춘

서림신문 기자 입력 2021.02.08 11:48 수정 2021.02.08 11:48

조덕연칼럼- 입춘
 
↑↑ 조 덕 연 서림신문 논설위원
ⓒ 부안서림신문 
봄을 알리는 소리 입춘. 입춘은 24절기중 첫 번째 절기다. 24절기는 옛날에 태양의 위치에 따라 계절을 구분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태양의 중심에서 15도 간격으로 나누어 24개의 절기로 나타낸 것을 말한다. 24절기는 흔히 음력중심으로 알고 있지만 그중심은 양력에 있음도 우리는 알아야한다. 24절기는 농경사회에서 반드시 필요한 농가 월력이다. 우리는 흔히 실제 체감하는 날씨와 24절기에 나타나는 기온이 다름을 알수 있는데 이는 중국의 주나라(기원전 1046-256) 황하지역 날씨를 기준으로 하였기에 위치가 다르고 또한 많은 시간이 흐르며 환경의 변화에 그 원인이 있음을 알아야한다. 우리의 고유 명절인 설, 한식, 단오, 추석 그리고 연중 가장 무더운 초복, 중복, 말복은 절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입춘은 2월초 즉 음력설 전후이기에 새롭게 시작되는 한해 세시 풍속에 따라 그 역할 또한 큼을 알 수 있다. 입춘날 아침에는 대문이나 문지방에 8자(八) 모형으로 ‘입춘대길’ ‘건양다경’ 등의 입춘첩을 붙였다. 입춘을 맞아 큰복이 있음을 소망함이요, 집안에는 양의기운이 일어나 경사스런 일이 많을 것이라는 바람이요 소망인 것이다. 입춘첩은 궁중에서 설날에 문신들이 지어올린 새해를 축하하는 시문가운데 뛰어난 것을 뽑아 대궐의 기둥에 붙였던데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져 있다. 내가 어렸을 때 우리 동네에는 서당이 있었다. 한자 는 1970년~72년 한자 폐지와 한글 전용 정책 시행으로 이 시대 중, 고등학생 이었거나 그 이후 세대들은 대부분 한자로 이름조차도 쓸줄 모르는 경우가 있는 세대들이다. 나는 초등학교 다니기 이전부터 서당에 다녔던 것이 어렴풋 기억에 남아있다. 내가그때 배웠던 것은 천자문과 추구집(推句集)으로 연날리기, 자치기, 제기차기, 팽이치기등 놀이에는 취미를 붙일 여유가 없었다. 어느날 연날리는 친구와 함께 서당을 땡땡이 친날 나는 그 대가를 혹독하게 치른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천자문은 1구 4자로 250구 모두 천자로된 고시문(古詩文)이다. 하룻밤 사이에 이글을 만들고 머리가 하얗게 세었다고 백수문(白首文)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알려진 천자문은 명필 한호(한석봉)의 글씨로 1583년(선조16년, 율곡 10만양병설)서울에서 간행된 석봉천자문이다. 천자문은 우리의 선조때부터 우리에게 한문을 일깨우는데 가장 도움이 되었던 책이다. 천고일월명(天高日月明) 지후초목생(地厚草木生)(하늘이 높음에 해와 달이 밝고, 땅 이 두터움에 풀과 나무가 자란다)으로 시작되는 추구집은 지난날 학동들이 서당에서 배우던시절 천자문 사자소학 등 기초를 읽힌 다음 기초를 견실히 가다듬기 위해 문자구성법을 이해하는데 주요한 교과문이었다. 우리의 조상들이 애송한 글귀를 정선하여 뽑은 다섯 글자로된 아름다운 오행시다. 초등학교 3학년때로 기억된다. 서당 훈장님의 숙제가 입춘첩을 써 붙이는 거였다. 하얀 백노지 전지를 8등분하여 그위에 입춘대길, 건양다경, 당상부모천년수(부모는 천년의 장수를 누리고), 실하자손만세영(자손은 만대에 영화를 누리라), 개문만복래, 소지황금출……. 우리집은 물론 이웃집까지 추구집의 명구를 써 붙인다. 부끄럼 모르는 몰염치함 그때의 천진성이 나에게 자신을 가지게한 계기였는지도 모른다. 정월의 처음 뱀날, 뱀이 집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뱀방아를 써 붙인다. 백사, 청사, 홍사, 흑사, 이삼만 등 글씨를 손가락 두 개 합친 크기정도의 종이에 써서 해가뜨기 전에 붙여야 효험이 좋다하여 새벽녘에 주춧돌, 기둥 밑둥지, 장독, 담장밑에 거꾸로 뱀방아를 붙였다. 이삼만은 정읍출생 조선후기(1770년-1845년) 서예가로 뱀을 몹시 싫어하여 보는데로 잡아 죽였다. 뱀이 그 이름만 들어도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는다하여 붙이는 뱀방아다. 정읍 일대에서만 나타나는 특이한 뱀방아라 할 수 있다. 밤잠설치며 밤새도록 써서 온동네 거의다 붙였으나 그 정성과 무관하게 붙여진 뱀방아는 종이와 풀이 하루를 견디지 못하고 떨어져 나딩굴었다. 어렴풋 기억나는 어렸을적 기억. 금년또한 지난 3일 입춘을 맞았다. 2021 신축년 어려운시기 모두가 호시우보(虎視牛步) 정신으로 멀리보고 뚜벅 뚜벅 걸어 뜻한바 성취하시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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