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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칼럼-서림춘추

송성섭 칼럼-눈치

서림신문 기자 입력 2020.12.23 11:39 수정 2020.12.23 11:39

송성섭 칼럼-눈치
 
↑↑ 송 성 섭 서림신문 주필
ⓒ 부안서림신문 
사전적 의미의 눈치는 ‘남의 마음이나 태도를 쉽게 알아낼수 있는 기미’라 적고 있다. ‘흙속에 저바람속에’ 저자 이어령 씨는 눈치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눈치는 센스다. 그것은 단순히 센스로는 설명할수 없다. 눈치는 언제나 약자가 강자의 마음을 살피는 기미이며 원리 원칙과 논리가 통하지 않는 부조리한 사회에서는 없어선 아니될 지혜’라고 하였다. 세상은 절대 공평할 수가 없다. 가진자와 권좌에 앉아있는 자들이 우리의 윗선에 있기 때문에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와 은수저 흙수저가 있고 그들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처지이다. 우리 속담에 ‘눈치가 빠르면 절간에 가서도 젓갈을 얻어먹는다’는 말이 있듯 눈치는 세상 살아가는 방편이기도 하고 출세의 지름길이기도 한다. 우스갯말로 눈치가 9단이다 라는 말들을 한다. 유도나 태권도가 아닌 다음에야 눈치가 무슨 급이있고 단이 있으랴만 그만큼 눈치가 빠르면 부조리한 사회에서 대처를 잘하고 직장에서는 상사의 눈치를 잘알아 처신한다는 이야기가 되겠다. 나는 불행 중 다행인지는 모르나 직장생활을 별로 오래 하지도 안했고 자연인으로 살아왔기에 눈치를 볼일도 눈치를 할 일도 없었다. 옛날 우리 마을에 한 사내가 살았는데 주위의 사정이나 눈치를 보지않고 특히 먹을것이 있으면 자기 뱃속만을 채우는 사내가 있었다. 사람들이 ‘자네는 눈치를 좀 알소’라고 말하면 ‘눈치가 뭣이여?’ 하며 능청을 부렸다. 하기야 옛말에 ‘눈칫밥도 세그릇에 한그릇은 살(영양)로 간다’ 하였으니 허허 웃을 수밖에. 그렇게 눈치코치 모르는것도 한심하지만 세상을 외줄 타기하듯 상사의 눈치를 잘 살피고 입속의 혀처럼 날렵하게 굴어 출세하는 사람도 있다. 눈치를 잘 살피는 것은 자칫 아부와 비슷하지만 세상인심은 그럼 사람을 좋아한다. 눈치를 알아채지 못하는것도 한심하지만 나는 눈치에 어둡고 둔한 편이어서 사는 방편이 답답한 형편이다. 이어령 씨가 말했듯 눈치는 약자가 강자의 기미를 엿보는 논리적이지 않는 부조리한 사회의 한 단면이지만 눈치를 살피지 않을수 없는 것이 우리 일상의 일이 되었다. 세상의 인심이라는 것이 눈치를 잘 살펴 자기에게 살갑게 구는 사람에게 쏠리게 마련이며 상사의 심기를 눈치 채지 못하고 원칙만을 고수 한다면 그는 대열에서 이탈하는 낙오자의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한해의 끝자락에서 눈치를 보지 않는 세상, 눈치가 없는 세상을 생각해 본다. 공평한 세상이 없듯 아마도 눈치를 보지 않을 세상은 없을 듯하다. 자고나면 우리는 눈치를 살펴야 하고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 살고 있다. 눈치, 그 말에 나는 모멸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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