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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덕 연
서림신문 논설위원 |
ⓒ 디지털 부안일보 | |
동이트는 새벽 평상시 같으면 아침운동 시간이다.
아내와 나는 오디를 따러 나선다. 친구의 뽕밭에 오디따는 일손이 모자란다는 얘기를 듣고 무작정 달려가는 것이다. 비닐하우스 안에서 오디가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걸 보니 정말 잘왔다는 생각이든다. 오디따는 인부는 70세가 넘는 할머니 여섯분이 뒤늦게 이르른다. 남자는 나하나이기에 그들이 일하기에 편하도록 우리 부부는 그들과 다른 하우스에서 작업을 한다. “어제 우리 아들 며느리가 와서 우리집 영감은 20만원 나에게는 33만원을 주고 갔어” 한 할머니가 아들 며느리의 자랑을 늘어놓는다.
“우리 며느리는 수박이랑 참외 그리고 파프리카를 많이 사와서 여럿이 나누어 먹고 있어” 다른 할머니의 며느리 자랑 이다. 한 할머니는 큰소리로 “자식자랑 하려면 돈 내고해” 심사가 불편한듯 하지만 곧바로 자식 자랑으로 이어진다.
하우스 안에서는 서로 겨루기라도 하는듯 자식자랑이 끊이지않고 이어지고 있다. 생후 두달된 아이가 응가 하겠다고 신호를 보낸다고 한 할머니가 자랑을하니 듣고있던 할머니 지나가는 소가 웃겠다고 핀잔을 주나 그 할머니 정말이라고 우긴다. 이렇듯 자식에 며느리에 손주 자랑 하는 재미로 그들은 고된 일손을 고된 줄 모르고 즐기며 하고 있는 것이다.
종일토록 자식 자랑하는 그들이 아름다워 보이는것은 서로를 시기하지 않고 가식이든 실제이든 박수를 보내주고 있기 때문이다.
자식 키우다 보면 속썩이는 놈 왜 없겠는가. 그들은 잘못된 자식들의 흠집은 덮어 두고 잘하는 자식 칭찬하는데 추임세를 보내고 있으니 그들이 함께하는 삶이 행복해 보인다.
아내와 자식 자랑하는 사람을 흔히 팔불출 이라고 한다,
어머니 뱃속에서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8개월 만에 나왔다는 뜻이다. 팔불출은 미성숙 상태로 나와서 머리도 부족하고 어수룩한 사람, 한마디로 덜 떨어진 사람을 지칭해서 이르는 말이다.
자식 자랑은 본래 하지않는것이 좋은것은 듣는 사람을 언짢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식 자랑은 바보들이나 하는 짓이라 여기면서도 자꾸 자랑하고 싶음은 어인 심사일까?
자식자랑이 그들에게는 위안이 되고 또한 기쁨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리라.
찜통더위의 하우스안에서 하루 열시간 가까이 오디를 따는 그들이 피곤함을 모르고 즐기고 있는 원천은 자식 자랑하는 기쁨에서 오는 듯하다.
한시도 조용할시간 없이 왁자지껄 웃음꽃 피우는 그 작업 현장의 소리가 지금도 귓전에 맴돈다. 항상 그렇게 삶을 즐기며 평화롭 게 사는 그들의 행복 지수는 우리가 보고있는 기대 이상으로 높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오디가 흉년 이란다.
품종을 개량하고, 재배기술을 연구하고, 인체에 지장이 없는 무해농약을 쳐가며 일년을 노력했는데, 그 수확이 떨어지니 뽕나무를 정성스럽게 가꾸던 사람들의 실망은 크다.
내년을 기약하며 희망을 갖으려고 노력하는 그들에게 따스한 위로의 한마디로 힘을 북돋아 더블어사는 훈훈한 사회 함께 만들어 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