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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석 기
부안서림신문 대표 |
ⓒ 디지털 부안일보 |
정부차원의 시군통합이 가시화 되면서 새만금을 중심으로 한 우리고장 부안과 군산, 김제를 하나의 자치단체로 묶으려는 움직임이 서서히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에 해당 자치단체들은 실익을 따지고 타 해당자치단체들의 활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실상 군민들은 관심밖인 듯싶다.
지난해 말, 군산과 김제, 부안의 통합과 관련해 관심있는 이 지역 주민들이 김제 모처에서 지역마다의 생각을 터놓고 이야기해보자며 자리를 함께한 적이 있다.
군산지역의 참가자들은 시민단체 대표와 대학교수 등 10여명이 자리를 함께했고, 김제지역 역시 농민회를 비롯한 종교계 시민단체 대표자 7명이 참석했으며 우리 부안은 마땅한 참석자를 찾지못해 필자가 대표(?)로 달랑 혼자서 참석하게 됐다.
이 자리는 관변단체가 아닌 순수 민간들의 모임으로, 허심탄회하게 지역 주민들의 생각을 털어놓는 자리가 됐다.
군산주민들은 ‘무조건 군산을 중심으로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김제 주민들은 ‘통합에 앞서 새만금지역 수계를 통한 군산 ,김제, 부안의 분할구획조정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시간여 동안 차분한 분위기 속에 난상토론이 이어진 이 자리에서 혼자 참석하게 된 필자는 가능한 말을 아끼고 입을 다문 채 경청하는데 열중했다.
자칫 섣부른 나의 이야기가 부안군민 전체의 이야기인 듯 비춰 질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자리였다.
“그래도 부안 주민으로 나온만큼 한마디 정도는 해야되는 것 아니냐”는 타 지역 주민들의 종용(?)에 ‘순전 나 개인적인 생각이다’라고 강조한 필자는 무조건 반대를 주장했다.
이어 필자는 ‘지금의 상황을 살펴보면 새만금 구획조정과 3개시군 통합과 관련해 군산은 전투적인 반면 김제는 젖 달라고 우는 어린아이 꼴이며, 우리 부안은 이도저도 아닌 관망하는 무관심을 보이고 있는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실 그랬다.
지난해만 해도 군산과 김제는 통합과 관련해 주민들의 모임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자주 열리고 있었던 반면 우리 부안은 이렇다 할 자리가 없었던게 사실이다.
무관심이나 방관이 아니라 ‘우리몫은 누가 뭐래도 우리 몫이다’는 자신감이 있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어쨌든, 이럴 땐 모두가 큰 감을 내앞에 놓으려는 생각뿐인 게다. 이를 두고 ‘이기주의’라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내가 태어나고 내가 살다 내가 죽을 고향의 존재가치와 영역에 무게를 더 두는 것은 어쩌면 사람이라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어디 그뿐인가, 실력으로 밀리면 몰라도 쪽수로 밀리는 것은 못참는 것이 우리나라 국민임을 우리는 역사에서 수없이 보아왔다.
필자는 3개시군 통폐합시 쪽수로 밀려 내 고향 부안의 오랜 역사와 자존심이 희석되지 않을까 그것이 두려운 게다.
지금도 정치 경제 사회에서 쉽게 볼수있듯, 힘에 논리는 지역경제에도, 우리가 숨쉬고 살아가는데도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 어릴적 ‘내맘 내고집 내땅’ 이라는 말이있다.
모든 일을 이유 불문하고 힘으로 밀어부쳐 성사시키는 ‘안하무인’을 두고 힘없는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다.
강원도에 오징어로 유명한 ‘주문진’ 이라는 유명한 포구가 있다.
웬만큼 나이든 사람이면 주문진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러나 요즘 젊은 사람들과 학생들은 주문진이란 지명조차 생소해 한다.
주문진은 본래 강원도 명주군 주문진읍 이었다.
1995년 1월 1일 명주군이 강릉시로 편입되면서 명주군이란 지명은 아예 없어지고 주문진읍은 강릉시 주문진읍으로 바뀌었다.
자치단체로서 명주군의 지역경제에 단단히 한몫을 해냈던 주문진읍은 강릉이란 거대한 힘에 밀려 겨우 서자 노릇밖에 할수없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강릉은 돋보이고 있는 반면 주문진은 잊혀져가는 동네로 전락하며 문정성시를 이루었던 주문진 항마저 찬바람만 불고있다.
주문진의 이 같은 퇴락이 꼭 강릉시와 통폐합에 따른 이유에서만 그러하겠는가 만은 이 또한 영향이 없다고 볼수는 없을게다.
새만금을 중심으로 한 3개시군 통합 역시 우리 부안이 군산과 김제에 쪽수로 밀리는 것은 굳이 이야기 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고 ‘어쩔수없는 일이다’며 체념하고 먼산 불구경하듯 내버려 둘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우리도 군민들의 관심을 불러모아 굳이 ‘통합반대’가 아니더라도 큰 감을 우리앞에 놓을수 있는 중지를 모아 전장에 나갈 준비를 해야 되지 않겠는가.
내 몫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것, 사람이 태어나서부터 하는 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