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반도가 한중교류의 중심지였다는 주장이 제기돼 높은 관심이 일고 있다.
호남학연구원이 지난 12일 부안문화원과 함께 호남학강좌의 일환으로 개최한 ‘향토사가에게 듣는 호남학이야기’ 강좌에서 전주대 송화섭 교수는 이 같이 주장했다.
부안 지방의 민속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여러 논문을 발표했던 송 교수는 ‘변산반도의 관음신앙과 한중교류’라는 주제로 “내소사를 중심으로 한 부안지방의 관음신앙이 중국 불교 4대 성지 중 하나인 절강성 보타도에 전래됐다” 며 “이는 변산반도가 한중교류의 중심지였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송 교수는 또한 “ 반산반도에는 관음도량 및 관음연기설화, 백의관음보살당신도 등 관음신앙의 성지로 보이며 세계문화유산의 가치를 갖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면서 “변산반도의 해양제사유적과 해양신앙유적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데 서로서로 팔짱을 끼고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날 강좌에서는 부안지역의 역사·문화에 대한 향토사학자와 전문 연구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도 나왔다.
군산대 곽장근 교수는 ‘고고학으로 본 죽막동과 가야포’를 주제로 백제의 고토인 부안에 ‘가야포’라고 불리었던 궁안리 일대의 지명에 관심을 갖고 고고학적 측면에서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곽 교수는 “동진강 하구의 가야포는 가야의 거점포구로 추정된다. 대가야를 비롯한 영남 내륙지역과 전북 동부지역에 기반을 둔 가야계 소국이 남제 등 중국과 국제교류 할 때 주로 이용했던 국제교역항”이라며 “계화면 궁안리·용화동 일대에서는 밀집파상문이 시문된 가야토기편이 수습됐는데 이를 볼 때 이 일대에 가야포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부안군청 문화재전문위원인 김종운 박사도 ‘부안 청자의 새로운 이해’라는 발표문을 통해 부안의 청자가 강진의 영향 아래 발전해 왔다는 기존 연구내용에 반박했다.
김 박사는 “부안은 줄포만을 중심으로 고창과 함께 하나의 생활권을 이룬 곳”이라며 “청자의 발달 역시 고창의 초기 청자 바탕아래 발전해온 것으로 강진을 뛰어 넘는 청자 생산지”라고 부안 청자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했다.
부안출신인 전주 역사박물관 이동희 관장은 ‘반계 유형원과 부안’을 주제로 반계 선생이 부안에서 우거하며 ‘반계수록’ 등을 저술하며 실학사상을 집대성한 삶을 부안과 연계해 발표했다.
한편 호남학연구원은 2006년부터 영암을 시작으로 진도, 곡성, 보성, 함평, 구례, 해남, 전주, 남원, 화순, 순창, 정읍 등에서 강좌를 개최했으며 이를 통해 호남의 역사와 문화 연구에 활력을 불어넣어 지역 문화의 창달에 기여하고 있다. 또 향토사와 지방사 연구를 선도하는 연구기관으로서의 호남학연구원의 위상을 확고히 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