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디지털 부안일보 |
|
맑디맑은 하늘이 빨갛게 물들어가고 철썩이는 파도소리, 온몸에 부딪히는 바람에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이 몸을 맡겼다.
검은색 건반과 흰색 건반이 쉴새없이 꾸며내는 쇼팽과 베토벤 등의 클래식 명곡들이 자연으로 빚어진 보물들과 조화를 이뤄냈다.
자연과 조화를 이뤄내며 뿜어져 나오는 선율은 비록 소박하게 꾸며진 무대지만 화려한 전문 클래식 콘서트홀을 능가하기에 충분하다.
지난 21일 음악의 거장, 세계가 인정하는 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가 부안 위도해수욕장 야외무대에서 ‘섬마을 콘서트’를 가졌다.
백건우의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은 평소 문화혜택에 소외됐던 위도 섬마을 주민들을 위로하고 화합과 희망을 꿈꿀 수 있도록 안내했다.
콘서트가 펼쳐지는 위도해수욕장에는 섬마을 주민과 관광객 등 총 700여명이 객석을 채우고도 남았다.
쇼팽의 ‘뱃노래’와 리스트의 ‘물위를 걷는 성 프랑소아’, 드뷔시의 ‘기쁨의 섬’, 베토벤의 ‘피아노소나타’ 등 정통 클래식이 백건우의 손에서 흘러나오는 동안 주민들의 행복한 표정 속에 외딴 섬 위도는 감동의 물결로 넘쳐났다.
백건우가 마지막 곡 연주를 마친 뒤 일어나 무대 중앙에서 관객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 발걸음을 무대 밖으로 옮겼으나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주민과 관광객들의 힘찬 박수와 환호는 백씨의 발길을 다시 무대 위로 돌리게 했다.
앙코르 연주곡을 끝으로 무대를 떠나는 백건우의 뒷모습에 아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했으나 콘서트 후 백합탕과 꽃게찜, 부침개 등 풍성한 음식과 함께한 뒤풀이로 아쉬움을 달래는 모습이었다.
백건우의 콘서트에는 아내인 영화배우 윤정희가 함께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위도 주민 정선화(30)씨는 “우리 위도 주민들을 위해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꾸며낸 콘서트를 감상할 수 있게 해줘 관계자 여러분께 정말 감사하다”며 “건반 위에서 만들어진 아름다운 선율에 더 없는 감동을 받았고 특히 주민들이 느꼈던 지난 아픈 과거를 치유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한 감동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