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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특별기고

허한영기고-‘내 고향집 가세’

서림신문 기자 입력 2011.09.08 09:56 수정 2011.09.08 09:48

↑↑ 허 한 영 부안군청 의회사무과
ⓒ 디지털 부안일보
매년 어김없이 찾아오는 명절이건만 명절의 의미가 옛날만 못하고 고향에서 느끼는 친근함이랄지 아늑함 또한 갈수록 멀어져 가고 있다는 것을 시골이 고향인 사람이라면 누구든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이는 부모님을 비롯한 고향 친지들의 부재와 고향의 풍경과 풍속이 옛날과 같이 않은 데서 비롯한 것이리라. 다가오는 추석을 맞이하여 1987년도에 발표된 명절이면 생각나는 고향에 관한 노래를 소개할까 한다. 이 노래가 나온 24여년 전만 해도 50대 이상은 어렸을 때 함께 했던 시골의 풍경이 제법 남아 있었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많이 다르지 않겠는가. ‘내 고향집 가세’라는 노래는 우리고향의 정서와 노랫말과 그리고 전통 악기(장구, 꽹과리, 태평소, 풍경소리)등으로 잘 어우러진 고향의 냄새가 나는 노래라고 생각한다. 더러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이 노래를 만든 정태춘의 고향 평택은 우리지역과 너무나도 흡사한 서해바다와 접해있고 개간한 논도 있는 벼농사 위주의 시골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사람이 만든 노래 중에는 이 노래를 포함하여 실 향가, 저 들에 불을 놓아, 서해에서, 얘기 1, 2, 나그네, 장서방네 노을, 윙윙윙, 얘고 도솔천아 등에서의 느낌은 우리 고향의 모습을 정교하게 그린 정물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에 빠뜨린다. 여기에 나오는 생생한 묘사는 실제 체험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더욱 감동을 준다. 뒤뜰의 해바라기, 담 너머 논둑길 황소마차, 난쟁이 채송화, 스레트 지붕, 담 그늘의 호랭이 꽃, 개흙 마당, 툇마루 아래 개, 괘종 시계, 장독대 큰 항아리, 흙담에 매달린 햇마늘, 울타리 대롱대롱 수세미, 판장문 앞의 무궁화, 꽃밭의 실잠자리, 텃밭의 오이 가지, 밭고랑 어머니, 퀴퀴한 헛간의 호미, 수제비, 쑥불, 맷방석, 새빨간 봉숭아 물, 새마을 모자, 보리밭, 문둥이, 상엿집 등 조금도 낯설지 않은 단어들이다. 우리 어렸을 적의 사람 사는 모습을 떠 올리게 하는 잊을 수 없는 고향의 풍경과 일상에서 필요한 물건들이다. 올 추석은 정겨운 노랫말을 음미하면서 마실길도 둘러보고 고향을 많이 사랑해 주었으면 좋겠다. 인터넷 네이버에 ‘내고향집 가세’를 치면 들을 수 있는 이 노래는 가사를 읽는 것만으로도 감동적인것은 물론 시적인 가사를 노래로 들으면 훨씬 맛이 더한다. 올 추석은 이 노래와 함께 60~70년대 고향을 모습을 떠 올리는 특별한 명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직접 작사 작곡해 노래까지 부른 정태춘의 ‘내 고향집 가세’ 가사를 소개한다. 내 고향 집 뒷뜰의 해바라기 울타리에 기대어 자고 / 담 너머 논둑길로 황소마차 덜컹거리며 지나가고 / 음, 무너진 장독대 틈 사이로 / 음, 난장이 채송화 피우려 / 음, 푸석한 스레트 지붕위로 햇살이 비쳐 오겠지 / 에헤야, 아침이 올게야 에헤야, 내 고향집 가세 내 고향 집 담 그늘의 호랭이 꽃 기세 등등하게 피어나고 / 따가운 햇살에 개흙 마당 먼지만 폴 폴 나고 / 음, 툇마루 아래 개도 잠이 들고 / 음, 뚝딱거리는 괘종 시계만 / 음, 천천히 천천히 돌아갈게야, 텅 빈 집도 아득하게 / 에헤야, 가물어도 좋아라 에헤야, 내 고향 집 가세 내 고향 집 장독대의 큰 항아리 거기 술에 담던 들국화 / 흙담에 매달린 햇마늘 몇 접 어느 자식을 주랴고 / 음, 실한 놈들은 다 싸 보내고 / 음, 무지랭이만 겨우 남아도 / 음, 쓰러지는 울타리 대롱 대롱 매달린 저 수세미나 잘 익으면 / 에헤야, 어머니 계신 곳 에헤야, 내 고향 집 가세 마루 끝 판장문 앞의 무궁화 지는 햇살에 더욱 소담하고 / 원추리 꽃밭의 실잠자리 저녁 바람에 날개 하늘 거리고 / 음, 텃밭의 꼬부라진 오이 가지 / 음, 밭고랑 일어서는 어머니 / 지금 퀴퀴한 헛간에 호미 던지고 어머니는 손을 씻으실게야 / 에헤야, 수제비도 좋아라 에헤야, 내 고향 집 가세 내고향집 마당에 쑥 불 피우고 맷방석에 이웃들이 앉아 / 도시로 떠난 사람들 얘기하며 하늘의 별들을 볼게야 / 음, 처자들 새하얀 손톱마다 / 음, 새빨간 봉숭아 물을 들이고 / 음, 새마을 모자로 모기 쫓으며 꼬박 꼬박 졸기도 할게야 / 에헤야, 그 별빛도 그리워 에헤야, 내 고향 집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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