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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칼럼-서림춘추

조덕연칼럼-지기추상

서림신문 기자 입력 2011.01.05 19:06 수정 2011.01.05 07:07

 
↑↑ 조 덕 연 서림신문 객원논설위원
ⓒ 디지털 부안일보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持己秋霜 ) 내가 이문구를 접한때는 지금부터 35년 전이다. 처음 공무원을 시작했던 사무실 벽에 걸린 액자에 고품스럽게 담긴 휘호의 내용이었다. 당시 상사의 설명에 의하면 민원인을 응대할때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대하고 자신의 몸가짐은 가을에 내리는 서릿발처럼 냉철하게 가지라는 훈계였다. 공무원은 오로지 부정이나 부패에 휘말리지 말고 자신보다는 국민을 위하여 존재해야 한다는 말씀이 지금도 귓전에 맴돈다. 위 명언은 중국 명나라때 홍자성이 지은 삼교일치(불교, 유교, 도교)의 통속적인 처세 철학서인 채근담에 나오는 말이다. 채근담은 우리나라 에서도 1915년 한용운이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저술하여 세상을 살아가는 법도에 대한 지혜와 마음의 사색을 전해주고 우리가 일상 생활속에서 만나게되는 여러가지 상황에 대한 마음가짐과 몸가짐에 대한 충고와 안내를 담아 국민교육에 기여한바가 컸다. “남에게는 관대하되 자신에게는 엄격하라” 몇 번이고 되새겨 봐도 가슴에 와닿는 명언중의 명언인 듯싶다. 얼마 전 나는 그동안 즐겨 마셔왔던 술과 담배를 끊기로 마음먹는다. 내가 술을 입에 댄것은 중학교 1학년 때이다. 이른 새벽 아버지와 함께 못자리에 물을 품으러 갈때면 어머니께서는 고리두레 안에 술병과 술대접 그리고 안주로 고추장을 담아 주셨다. 논에 가는길에 마을 어귀 주막집 에서 막걸리 반병을 담아들고 못자리에 물을 품고나면 똘에서 붕어를 건저 안주삼아 아버지는 두잔 나는 한잔, 해장에 술을 아버지 따라 마셨으니 술을 입에 댄 시기는 50년이 되고 주막에 들려 사서 마시기 시작한때는 40년이 넘었으니 나의 술은 역사가 있는 술이다. 마실만큼 마셨으니 이제는 끊어야할 때라 생각해서 결심한 것이다. 금주를 결심한 3일이 지나니 금단 현상이 일어나 견디기가 힘이든다. 목이 타고 잠이 오질 않는다. 물을 청하나 물맛이 없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내기 위해 일지를 쓴다. 일주일이 지나니 견딜만하다. 매일 아침 등산을 한다. 땀을 흘리고 산에서 내려오면 꼭 생각 나는것이 담배 한 대다. 내가 담배를 시작한 것이 운동을 열심히 하고 난후 즐기는 맛 때문이었다. 일주일 보름이 지나니 목에서 가래가 나오더니 한달이 지나니 정상으로 돌아온다. 두달이 지나니 얼굴에서 주독과 니코틴이 빠진 모습이 나타나며 아침에 허기짐이 느껴온다. 항상 채워져만 있었던 몸안이 깨끗하게 청소된 듯 하여 기쁘다. 100일이 지나니 해냈구나 하는 생각이든다. 술과 담배를 끊었다는 소문이 나니, “어디 아프냐?”는 질문이 제일 먼저다. 어떤 친구는 “몸이 몹시 않좋아 보인다” 하고 어떤 친구는 “병원에는 가보았느냐” 하는가하면 어떤 이는 “얼마나 더 살려고 그러느냐. 마실 때 마시고 갈때가라”한다. 그런가 하면 어떤 분은 “참 존경스럽다” 하신다. 그 덕담이 귀에 솔깃 고맙게 다가온다. 어느날 오늘만은 한번 마셔 보기로한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후 술 담배에서 자유롭고 싶다는 어설픈 변명을 하며 가끔씩 마셔보고 피워본다. 역시 이것은 아니다. 마시지않고 피우지 않으면 좋은것을 참지 못하고 나는 나에게 관대함을 베풀고 있는것이다.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누구나 비만과 술 담배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만병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나 금연 금주는 자신에게 관대하면 그 순간 끝이다. 지기추상 자신에게 언제나 엄격 해야 함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건강한 일상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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