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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 하 늘
부안여고 1년 |
ⓒ 디지털 부안일보 |
숲을 알면 더 깊이 사랑하게 된다는 모토로 시작된 3박 4일 동안 숲과의 동고동락. 저는 마법처럼 숲과 사랑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지금 숲에 대한 나의 애정은 한여름의 강렬한 태양보다도 더 뜨겁고 눈부십니다.
저는 지난 7월 26일부터 29일까지 유한킴벌리와 국립산림연구소의 주최로 강원도 양양의 어성전 계곡에서 진행된 그린캠프에 참가하였습니다. 이 캠프는 장차 시대를 이끌어갈 여고생들에게 자연환경의 소중함을 보다 생생하게 느끼게 해줌으로써 미래의 환경 리더를 키우기 위해 기획되었는데, 저는 평소에 생명공학에 관심이 많던 터라 이 캠프에 대한 기대가 컸었습니다.
드디어 숲체험학교에 입학하는 날, 낯선 환경과 낯선 친구들에 대한 그동안의 염려는 한 순간에 사라졌습니다. 티 없이 맑은 하늘을 보고,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폴카댄스를 통해 서로의 손을 맞잡으며 우리는 단숨에 오랜 친구가 되어버렸던 것입니다. 숲 속에서 만나는 상쾌한 아침, 우리는 조를 나누어 각자 산책과 명상, 필라테스를 하였습니다. 항상 컴컴한 이불 속에서 묵직한 어깨를 두드리며 맞이하는 아침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기분이 좋았습니다.
본격적인 숲에 대한 공부는 둘째 날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물과 OO'라는 제목으로 다양한 교육을 받았는데 강의실에서 일방적으로 듣는 수업이 아니라 ‘필드스터디’라고 하여 현장으로 나와 직접 만져보고 맡아보는 공부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숲과 수업’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하천과의 교감을 통해 숲 속 물의 마법같은 생명력을 느끼고 물속으로 들어가 살펴보며 바위 밑에 사는 생물들의 삶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각자 준비해온 강물들을 분석하면서 우리 주변의 물들이 얼마나 오염이 되었나 직접 확인하며 우리의 그릇된 생활 태도를 깊이 반성할 수 있었습니다.
‘숲 다양성’ 시간에는 국립산림연구소의 김선희 박사와과 함께 숲 속 나무들의 다양성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길가에서도 학교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었던 나무들이지만 실제로 항상 바쁜 삶을 살아가느라 잠시 나무들을 돌아볼만한 여유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수업을 통해 저는 나무들의 신비함에 매료되었고, 주위의 나무들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숲과 토양’ 시간에는 진정 온몸으로 자연과 교감을 하였습니다. 직접 나뭇잎이 낙엽으로 변해가는 과정들을 눈으로 확인하고 찾아보고 만져보며 향긋한 흙냄새를 맡을 수 있어 기뻤습니다. 그 밖에도 숲의 숨결을 느끼고 풍부한 창의력으로 숲을 표현하는 시간 등 하나하나 값진 시간들뿐이었습니다.
셋째 날에는 숲을 주제로 한 UCC를 그린캠프의 즐거웠던 추억들과 숲에 대한 사랑을 가득 담아 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밤에 진행된 숲 속 영화제에서는 우리 모둠원들 모두의 열띤 노력으로 1등상을 받아 서로 얼싸안고 감격을 맛보았답니다. 이렇듯 지난 3박 4일 동안의 숲은 저에게는 더 큰 학교였습니다. 지식뿐만이 아니라 숲과의 교감, 맑은 공기 속에서의 휴식, 소중한 사람들과의 추억들을 만들어준 다정한 선생님이었지만 때로는 자연을 경시했던 우리들을 반성하게 하고 일깨워주는 무서운 선생님이기도 했습니다.
숲은 생명이고 희망입니다. 이번 그린캠프 참여를 통해 정말 큰 가르침을 얻었습니다. 항상 우리를 따스하게 보듬었던 숲, 그 숲을 경시하는 사람들에게 숲의 위대함과 소중함을 전해줘야겠다는 저의 다짐은 더욱 강해졌습니다. 마음은 벌써 누구보다도 숲을 더욱 뜨겁게 사랑하고 있습니다. 더욱 푸른 꿈을 가지고 빛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할 후손들을 위해, 저는 더욱 앞장서서 숲에 대한 사랑을 실천해 나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