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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칼럼-서림춘추

송성섭칼럼- 잊어야할 사람들

서림신문 기자 입력 2009.05.15 16:44 수정 2009.05.15 04:48

 
↑↑ 송 성 섭 서림신문 주필
ⓒ 디지털 부안일보 
얼마 전 감기에 걸려 보름여 동안을 괴롭게 몸저 누웠다. 아직도 잔기침이 나고 몸이 개운치가 않다. 젊어서는 감기라도 앓아 며칠만이라도 누워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해 보았던 때가 있었으나 감기는커녕 잔병치레 한번 하지 않고 살아왔다. 이제 늙어 쇠잔하고 지병까지 있어 면역력이 약해져 하찮은 고뿔에도 기력이 쉽게 회복되지 않으니 생전 처음 감기약을 먹으며 서글퍼지기까지 하였다. 사람은 늙고 병들어 죽음에 이르는 것이 당연하지만 한 사회가 병들고 썩어간다면 나라의 꼴이 어떻게 될지 생각만 하여도 끔직한 일이다. 봄이 와도 춥고 들려오는 소식마다 우울하고 참담하다. 무너지는 담벼락을 가슴으로 떠안는 심정이고 끝없는 절망에 빠지게 한다. “반칙과 특권없는 사회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도 이제보니 허구와 위선이었던가. 자신과 집안도 다스리지 못한 사람들이 국가경영을 하고 치국을 논하였으니 사회가 썩고 나라가 중병에 이르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노릇이 아닌가. 나라를 조롱거리고 만들고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권력을 팔고 이용하는 정치꾼들 두룸으로 엮어 도(盜)선생 항렬에 줄을 세워야 하는 사람들이다. 남의 집 담만 넘는것이 도둑놈이 아니다. 그들은 역사의 한쪽에 찬란한(?) 기록을 남기게 될 것이다. 몇 십억의 부정한 검은 돈이 생계형 범죄라 운운하며 궁색한 변명으로 편을 드는 세상이니 그 여교수 정신상태가 의심스럽다. 고위 공직자가 꿀꺽하니까 말단 공무원도 복지지원금(생계보조금) 몇 십억을 꿀꺽하였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불법 사행성 게임장을 눈 감아 주고 변칙 성매매 업소에서 돈을 받고 성 접대까지 받았다는 경찰관이 있었다니 할말이 없다. 하기야 청와대 직원까지 육(肉) 대접을 받는 판국이니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부정과 비리가 판을 치는 부끄러운 세상이며 부끄러움을 모르는 세상이다. 교육계는 일제고사 성적을 조작하고 정치판을 기웃거리는 교수들이 허다하고 노동자들의 피와 땀을 착취하여 부를 누리고 그 돈으로 권력을 매수하고 청탁하는 기업인, 미치고 넋 나간 기업가가 아닌 바에야 제돈 아까운줄 모르랴만,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벌었으니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뿌리는 것이다. 돈이면 귀신도 부린다 했던가. 연예계는 여자 연기자에게 술시중에 성접대까지 요구하는 미친 세상이 되었으니 이 땅이 두렵고 무섭기만 하다. 무엇이 우리를 슬프게 하는가. 가진 자를 시샘하는 것도 권력이 부러운 것도 아니다. 다만 이 시대를 사는 우리가 이 땅에 사는 우리가 치욕이며 한스러울 따름이다. 서민들에게는 내집 마련의 꿈이 소원이다. 십년 이십년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어야 하고 허리띠를 졸라 매야 한다. 물가는 뜀뛰기를 하고 유가가 오르지 않으면 경제가 불황이란다. 인생은 짧고 내집 마련은 길다. 중소도시의 웬만한 아파트 한 채도 사고 남을 시계를 선물 받아 손목에 감고 사는 사람도 있는데 세월이 허망하고 서럽다. 칵 죽고 싶은 심정이야 굴뚝같지만 토끼 같은 새끼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자꾸 밟힌다. 이 땅의 우리네 사는 현실이다. 정부 수립 60여년 역사의 흐름속에 잊어야 할 사람들이 있고 기억해야 할 사람들이 있다. 통치를 빌미로 물욕에 눈에 어두워 국민을 팔아먹은 사람들이 있다. 악마에게 자기 영혼을 팔아버린 자보다 더 추악한 용서 받지 못할 자들이 있다. 누가 그랬던가? 내 무덤에 침을 뱉으라고, 그 철면피한 얼굴에 침을 뱉고 싶다. 국민소득이 선진국 수준에 이른다 한들 정직한 정치가 정직한 공무원 정직한 국민이 없는 도덕성이 무너진 사회는 부끄러운 나라이다. 국민에게 존경 받고 우리들 마음 깊은 곳에 영원히 기억될 수 있는 그런 통치자는 이 땅에 없는 것인가. 불운한 국가 불행한 국민이다. 수치와 치욕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을 우리 손으로 뽑았다. 지금도 영향력이 있다고 자만하며 지역색을 버리지 못하고 불쑥불쑥 현실 정치에 관여 하는 그들의 언행이 가관이고 역겹다. 당신들을 잊어야 할 사람들이고 잊은 사람들이다. 대명천지 부끄러움을 안다면 삿갓이라도 덮어쓰고 하늘을 가려라. 오늘, 취업의 길이 멀어 한숨을 쉬며 안타까워하는 맥없는 젊은이들을 대할 면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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