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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 기 태
부안군의회의원 |
ⓒ 디지털 부안일보 |
21세기를 문화의 세기라고 한다. 더구나 오늘날과 같은 지방화 시대에 경쟁력은 그 지방의 고유문화라 할 수 있다. 그 지방의 경쟁력의 척도는 주어진 고유문화를 발굴 각색하여 다른 지방과 어떻게 차별화하여 상품화 하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사소한 것 일 지라도 적극 발굴하여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등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어 그 지방만의 독특한 향토문화로 발전시켜 관광 상품화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특히 저명한 문화예술인을 자기 고장에 유치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들여 생활공간과 작업실을 무상 제공하는 등 지역문화예술을 발전시키고 이들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제 부안군도 우리만의 독특한 빛깔의 지역 문화예술을 보존 발전시키기 위해서 문화예술인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향토문화를 보존하고 적극 발굴해야 할 때이다.
우리고장은 예로부터 이매창을 비롯하여 현대적 시문학의 거장 신석정 선생 등 걸출한 문화예술인들과 이름 없는 훌륭한 도예가들이 활동한 예술의 향기가 짙은 고장이다.
이들의 예술세계를 재조명하기 위한 학술연구와 생가복원 및 문학관 건립, 청자전시관 건립 등 많은 예산을 들여 이를 관광 상품화 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비해 달마도로 유명한 고 소공 이명우 선생은 우리고장이 낳은 걸출한 예술인임에도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하고 잊혀져가고 있어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선생은 일찍이 금산사에서 출가하여 내소사 주지를 끝으로 재가불자로 살면서 일생을 달마도와 불화를 그리며 삶을 살다 간 부안의 대표적인 불교 문화예술인이다.
선생의 달마도는 서울과 중국 및 일본에서 전시 할 때마다 호평을 받아 우리지역보다 타지역 및 국제적으로 그 명성이 높아 많은 사람들이 선생의 작품을 소장한 것을 큰 행운으로 여기고 있다.
특히 20여 년간 손수 가꾸어온 행안면 역리 옥여마을에 위치한 전향원은 선생이 평생 수집한 기기묘묘한 각종 형상의 수석과 고서화 등을 소장 전시하고 있다.
전향원의 크고 작은 소나무와 화초들은 묵향과 함께 선생의 체취를 느끼게 하여 평소 선생을 흠모했던 예술인뿐만 아니라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이런 소공 선생의 사상과 예술혼이 살아 숨쉬고 있는 고택인 전향원이 부안 제2농공단지조성사업지에 편입되면서 선생의 숨결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어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주민의 일자리를 마련하고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농공단지를 조성하여 공장을 유치하는 일도 중요하다. 그러나 향토문화예술을 계승 발전하는 것이 공장 몇 개를 유치하는 것보다 더 큰 경제적 가치가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다행히 지각 있는 지역인사들과 문화 예술인들을 중심으로 선생의 고택인 전향원을 부안 제2농공단지 부지에서 제외시켜 줄 것을 요구하는 탄원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부안군은 전향원을 제2농공단지 부지에서 제외하고 2005년도에 제정한 부안군 향토문화재 보호조례에 의해서 향토문화재로 보호 관리하여 문화 인프라가 부족한 부안읍의 문화공간으로 신석정문학관, 매창공원, 석정공원 등과 연계한 문화관광벨트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한 명의 성공한 예술인을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적게는 수십 년에서 많게는 수백 년이 걸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예술인의 혼을 지키지 못한다면 지역문화 발전은 요원하다고 할 것이다.
지금 우리가 공장 몇 개를 유치하기 위해 문화예술을 가벼이 여겨 이러한 훌륭한 문화예술자원을 훼손한다면 많은 예산을 들여 신석정 문학관을 만들고 생가를 복원하는 것처럼 10년 아니 20년 후에 많은 혈세를 들여 소공 선생의 고택을 복원해야하는 잘못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
문화예술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많은 기다림 속에서 세월이 겹겹이 쌓여야 훌륭한 문화예술이 창조되어 진다. 이러한 세월이 한순간에 허무하게 무너지는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