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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칼럼-서림춘추

송성섭칼럼- 이 계절이 더욱 쓸쓸한 것은…

서림신문 기자 입력 2008.12.03 15:21 수정 2008.12.03 03:25

 
↑↑ 송성섭 (서림신문 주필)
ⓒ 디지털 부안일보 
소슬한 바람결에 구르는 낙엽을 보며 불면의 밤이 찾아온다. 세상은 덜커덩 거리며 잘도 굴러 간다. 경제가 곤두박질치고 살기가 어려워도 계절은 바뀌고 세월은 간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암울한 세상에서 삶을 포기 할수 없는 가난한 시련이 고달프기만 하다. 먹고 입는 것도 줄여야 하는 고통을 참아야 하고 궁핍한 살림살이가 더 이상 줄일것도 없는데 ‘기다려라’ ‘참아라’하며 무지갯빛 헛바람만 넣고 있다. “생일날 잘먹자고 이레 굶으니 죽는다”는 격으로 아사지경에 놓인 서러운 인생이 있고 금붙이도 달러 한푼도 가져 본적이 없는 고달픈 인생이 있다. 살기가 팍팍하여 서러움이 쌓이면 한이 되고 한이 쌓이면 증오가 되며 증오가 쌓이면 분노가 된다. 우리 사회는 허가난 도둑이 있고 사기꾼이 있다. 천문학적 비자금을 조성한 기업인의 그 비자금 일부가 정치권에 흘러들어갔다 해도 소리만 요란할뿐 흐지부지 구렁이 담 넘어 가는 꼴이다. 설혹 벌을 받는다 해도 면죄부의 길은 얼마든지 있다. 법리에 밝지 못한 아둔한 백성의 귀에도 이제는 제법 익숙한 판결 결과가 우리를 감동(?)케 한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조항은 법전 한쪽을 차지해야 하고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는 것은 시쳇말로 개 풀 뜯어 먹는 소리이다. 법의 잣대가 지위나 재산에 따라 다르고 사람과 사람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있는 한 사법부는 국민의 신뢰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은 자명한 일이 아니겠는가. 권력과 금력의 언저리에도 가지 못한 많은 사람들의 절망과 한숨이 가슴을 치는 한심한 세상에서 바르게 산다는 것은 ‘바보들의 행진’이라고 생각 하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될것이며 살맛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농민들의 가슴을 통분하게 하고 허탈하게 만든 쌀 직불금 문제도 당연히 예견된 사안이 아니었던가. 이 땅에는 지주계급이 형성 되고 농부들은 소작인 신세나 머슴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어느 한곳이 썩고 병들지 않은 곳이 없으니 절망과 암흑의 이 시대에 슬기롭게 수술을 집도할 사람은 누구이겠는가. 공직자나 가진자들이 농토를 투기의 대상으로 삼고 한술 더떠 농민으로 둔갑하여 농민의 심장을 헤집고 피를 빨아 먹는 무리들이 이 하늘 아래 이 땅위에 살고 있다는 것이 한스러울 따름이다. 농부들은 땅에 씨앗을 심지 못하고 가슴에 한의 씨앗을 심고 억장으로 무너지는 가슴을 안고 황량한 산천에서 피울음을 삼켜야 한다. 좁은 땅덩이에서 가진자들이 이땅을 다 차지하는 세상에 우리같은 사람은 죽어 내 몸뚱어리 하나 묻힐 땅 한평 없으니 바람처럼 왔다 가는 세상 바람따라 강물에나 뼈 한줌 날려 보내리라. 공직자는 무엇인가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한 책임을 진다”고 헌법 조항에 명시 되어 있다. 제 본분을 다하기도 어려운 처지에 쌀 직불금이나 넘보고 그들 사회가 부정과 비리의 온상이 되어 온것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정치꾼 기업가 공직자 졸부들 그네들만의 잔치에서 우리는 천덕꾸러기가 되고 ‘상갓집 개 신세’가 되어 이리 차이고 저리 차이는 구박과 멸시를 받으면 살아왔다. 달리기 경주에서 백보 이백보 앞에서 뛰는 놈과 출발점에서 뛰는 놈의 승패는 불을 보듯 뻔한 것이며 그들은 자자손손 월계관을 쓰고 황금의 갑옷을 두르겠지만 균등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자는 평생 경쟁에서 밀리고 뒤쳐져 가난의 멍에를 메고 살아가야 하는 세상이다. 불평등한 사회 정직과 성실이 오히려 바보같은 세상에서 한탕의 기회를 외면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세상은 어지러이 돌아가고 꿈을 잃어버린 빈껍데기로 빈곤과 자학의 늪에서 헤어날 길이 없다. 돈 없고 힘없어 못난것은 풀같은 백성인데 그 가슴에 대못을 박고 원통한 가슴을 난도질 하는 세상에서 한번쯤 하늘을 날고픈 생각이 누군들 없으랴. 돈 앞에 영혼을 팔아서라도 구차한 생활을 청산 하고 싶은 욕구가 하루에도 몇 번이며 무엇이 이처럼 우리의 영혼을 타락시키고 말았는가. 세상은 온통 먹구름이다 기대할 것도 바랄것도 없는 척박한 땅에서 탄식이 하늘에 울리고 죽은자까지 일어서야할 세상이다. 가을이 깊어 겨울이 왔다. 이 계절에 더욱 쓸쓸한 것은 따스한 봄이 멀리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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