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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칼럼-서림춘추

조덕연칼럼-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서림신문 기자 입력 2008.10.28 11:59 수정 2008.10.28 12:01

↑↑ 조덕연 부안읍장
ⓒ 디지털 부안일보
내가 최근에 본 영화중 감명을 받은 영화의 제목이다. 우연치 않은 기회에 접한 이 영화는 장애인과의 사랑을 그린 영화다. 평소 일본영화를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다루는 소재나 주변의 배경이 조잡한 느낌이 들어서 싫고 무엇보다 일본영화를 거부하는 것은 등장인물이 모두가 밉상이라서 괜히 기분 나쁠일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영화의 시작은 심야의 마작게임방에서 시작된다. 남자주인공 츠네오는 마작 게임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이다. 그곳의 가장 큰 화제는 밤마다 유모차를 끌고 산책하는 노파의 이야기다. 10년간을 거르지 않고 유모차를 끌고 오가니 유모차에 실려 있는 물건에 관심이 집중된다. 돈이 실려 있을 것이다. 아니다. 마약을 운반하고 있을 것이다. 어떤 손님은 노파의 아이가 일찍 죽어 죽은 미이라가 실려 있을 것이라는 서로 다른 예측을 하며 언제든 유모차를 덮쳐서 마약이나 돈을 빼앗아야겠다는 이야기로 발전한다. 어느 날 새벽 츠네오는 언덕길을 달려 내려오는 유모차와 마주치는데 그 안에는 놀랍게도 한 소녀가 있었다. 할머니는 두 다리를 쓰지 못하는 손녀를 유모차에 태우고 사람이 없는 밤길을 이용하여 산책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의 이름은 조제였다. 츠네오는 음식 솜씨가 좋고 방안 구석에서 주어온 책들을 읽는 것이 유일한 삶이었던 조제와 만나면서 두 사람은 조금씩 조금씩 서로에게 가까워지며 사랑을 시작한다. 그러나 할머니는 거절한다. 여린 손녀 조제가 받을 상처가 두려워 두 사람의 만남을 끊어 놓는다. 그러나 끊이지 않는 사랑은 할머니가 떠나고 혼자 사는 조제를 츠네오가 찾으면서 이어진다. 그리고 영원히 그리울 사랑을 엮어간다. 화사한 옷차림에 동물원을 찾은 두 사람 조제가 사납게 표호하는 호랑이를 보며 츠네오에게 말한다.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호랑이를 함께 보고 싶었단다. 평생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지 않으면 호랑이 따위는 보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오늘 호랑이를 함께 볼 수 있는 이 순간이 생애최고의 영광이란다. 그들은 사랑의 여행을 떠난다. 잊히지 않는 그 겨울 바다로, 아름다운 바닷가 조제는 난생처음 보는 백사장을 츠네오의 등에 업혀 걷고 있다. 장난도 쳐보고 투정도 부려보고 사랑 함으로서 행복한 두 남녀의 사랑하는 장면은 보는 이를 더욱 감동시킨다. “두 눈을 감아봐, 뭐가 보여?” “그냥 캄캄하기 만 해” “그게 너를 만나기전 내가 살고 잇던 곳이야” “그게 어딘데?” “깊고 깊은 바닷속 난 거기서 헤엄쳐 나왔어” “왜?” “너랑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을 하려구” 조제가 가장 무서워하는 세상이 호랑이라면 조제가 가장 소망하는 세상은 바다다. 조제는 물고기를 닮았으며 조제가 그동안 살던 세상은 바다처럼 막막한 것이었다. 조제는 주인공 츠네오가 사랑하는 여인이다 그러나 이 영화가 단순한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벗어난 것은 조제가 지체 장애인이기 때문이다. 급하지 않고 잔잔하고 섬세하게 사랑을 그려낸 120분 동안 가슴에 와닿는 느낌이 뭉클하다. “언젠가 그를 사랑하지 않는 날이 올 거야. 그리고 언젠가는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겠지, 그때 우리는 다시 고독해지고 그래, 그냥 흘러간 세월이 있었을 뿐이야.” 전동차를 몰고 행복한 모습으로 도로를 달리는 조제의 모습에는 생기가 넘쳐 보인다. 이별의 해피엔딩은 더 예쁜 사랑이야기로 기억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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