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교육감선거, 아이들의 입장에서 투표하자
우리나라 국민들의 교육에 대한 관심과 열망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 관심과 열망에 비례해서 우리의 교육 또한 으뜸이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데 우리의 교육환경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참으로 모순이 아닐 수 없다.
‘높은 교육열, 열악한 교육환경’의 모순을 빚어낸 원인은 무엇일까? 최근 실시된 교육감선거들을 살펴보면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소수의 학교운영위원이 교육감을 뽑던 간선제의 폐단을 없애고 학부모를 비롯한 보다 폭 넓은 여론을 담아 교육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2006년 말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이 제정되어 주민직선제에 의한 교육감선거가 부산을 비롯하여 여러 다른 시·도에서 치러졌는데 20% 안팎의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 이는 우리 어른들이 내 아이만 생각하는 이기주의에 빠져있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내 아이의 성적이 1, 2점 오르내리는 것에는 일희일비하면서도 내 아이와 이웃의 아이들이 자라나고 있는 주변 교육환경의 개선에 대해서 눈 감고, 귀 닫고, 입을 다물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7월 23일 실시되는 전라북도교육감선거에 대해서도 투표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전북도민 상당수가 주민 직선으로 교육감을 뽑는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는데다 알고 있더라도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 도지사선거만큼 중요한 선거가 아니라고 여기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 교육행정을 관장하는 교육감선출이 주민 생활에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럼 우리의 지난 학창시절을 잠시 떠올려 보자.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 무거운 책가방을 메고 학교와 학원을 오가던 일, 학교 안팎에서 벌어지던 폭력 앞에 힘들어 하던 일, 적성과 재능에는 관계없이 오직 입시성적으로 우열을 가리는 학교와 사회로부터 벗어나고 싶던 일,......’ 빛바랜 추억으로 남아 있는 이런 일들이 지금 우리의 아이들에게도 똑같이 되풀이되고 있는데도 교육감선거가 우리의 생활과 직결되어 있지 않은 선거라 할 수 있는가?
아이들은 어른들이 키우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자란다. 하지만 빛이 없는 곳에서 곧게 자라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가정과 학교, 사회는 우리 아이들이 적성과 재능을 살려 하고 싶은 일들을 맘껏 하면서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빛과 물과 흙이 되어야 한다. 7월 23일 우리 모두 아이들을 위한 빛과 물과 흙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투표에 참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