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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오피니언 칼럼-서림춘추

해수욕장 안전요원운영 ‘실전’에 능한가

정경희 기자 입력 2025.07.07 16:19 수정 2025.07.10 16:22

"이 정도 쯤이야"란 안전불감증

정경희/CBC부안방송 편성국장
정경희/CBC부안방송 편성국장
사고는 언제 시작되는가? 대부분 이 정도 쯤이야라는 순간 시작된다.

그 짧은 판단이 생명을 앗아가고, 평범한 일상을 영영 바꾸어 놓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사회 곳곳에는 안전에 대한 무감각, 일명 '안전불감증'이 만연해 있다. 무대응, 안일함, 방치. 그것이 쌓이고 반복될 때, 우리는 참혹한 사고의 뉴스를 접하게 된다.

지난 4일 부안군내 5개 해수욕장이 일제히 개장했다. 부안군은 해수욕장 내 단 한 건의 인명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100여 명의 안전요원을 현장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분명, 피서객의 안전을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하지만 현장을 들여다보면, 그 준비와 운영이 그리 든든하지만은 않다.

현장에서 드러나는 부안군 안전요원 운영의 준비 부족과 관리 허점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구조요원은 결코 아마추어여서는 안 된다. 수상구조는 실전이다. 생명을 다루는 일은 대충이 허용되지 않는다. 실전에서 한 번의 실수는 곧 한 사람의 목숨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해수욕장에 배치된 안전요원들은 여전히 훈련 진행중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수영 중인 해수욕객을 지켜보고, 안전선 밖으로 나가는 것을 막으며, 사고 발생 시 신속하게 구조에 나서야 할 수상오토바이(구조용 제트보트)가 개장 이틀후에야 도착해 먼바다에서 시험운행하는가하면, 이제서야 안전요원들에게 수상오토바이 운전에 대한 요령을 알려주는 모습도 목격된다.

더욱이 일부 해수욕장에서는 수상오토바이를 경험 부족자가 운전하는 경우가 있어 우려를 낳는다. 수상오토바이는 자동차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 물 위에서의 순간적인 판단과 조작 실수는 큰 인명사고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일부 해수욕장에서는 현장에 배치된 경험 많은 안전요원들이 신입 요원들에게 수상오토바이 운전법을 간헐적으로 가르치는 모습도 포착됐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대목이다. 현장은 연습장이 아니다. 해수욕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구조 상황은 연습이 아닌, 곧바로 실전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물론 모든 해수욕장이 그런 것은 아니다. 어떤 해수욕장에서는 수상오토바이를 피서객 가까이 배치해 긴급 상황에 즉시 대응할 준비를 갖추고 있고, 안전요원들이 해변 곳곳에서 매의 눈으로 피서객들을 지켜보며 최선을 다하는 곳도 있다.

현장은 연습장이 아니다는 말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생명을 지키는 절박한 원칙이어야 한다. 구조요원은 현장에 발을 딛는 순간부터 프로여야 한다. 작은 실수 하나가 한 사람의 숨을 멎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부안군은 해수욕장 안전요원을 모집해 현장 특별교육없이 기본교육만으로 개장과 함께 즉시 투입하고있는 문제점을 드러내고있다.

해수욕장의 안전요원은, 해수욕객의 안전을 도모하고 위급한 상황에 생명을 살리는 역할을 담당하는만큼 철저한 현장 교육과 훈련이 필요한데도 부안군은 이를 가볍게 보고 있는듯 하다.

뿐만아니라 철저하게 무장된 안전요원 모집보다는 모집당일까지만 인명구조자격을 취득하면 무경험자라도 안전요원으로서 활동이 가능토록 하는것도 문제다. 자격증은 출발일 뿐이다. 반복된 현장훈련과 위기 대응 능력 없이는 구조요원이 아니다. 자동차를 갓 배운 초보 운전자에게 대형버스를 몰게 한다면 우리는 분노할 것이다.

최소한 개장전 15일 아니면 일주인만이라도 현장에서 집중 구조훈련을 마친후 투입되는 시스템은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예산이 문제일 수 있다. 수상오토바이 임대료, 수당, 교육비용 등은 결코 작지 않다. 그러나 물어보자. 예산이 과연 사람의 생명보다 더 중요한가?

한 사람의 생명은 통계가 아니다. 누군가의 아들이고, 딸이며, 부모다. 그리고 그 생명을 지키는 일은 단 한 번의 실수조차 허용되지 않는 가장 엄중한 임무다.

우리 모두는 이 정도 쯤이야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그 순간이 바로 안전이 시작되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안전은 행정의 책임이자 시민의 권리이며, 생명을 존중하는 사회의 최소한의 약속이다.

준비되지 않은 구조는 구조가 아니라, 또 다른 위험일 뿐이다. 생명을 지키는 일에는 예외도, 타협도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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